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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의료대란이 해를 넘기고 장기화되면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등 작품들이 공개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중증외상센터'가 먼저 스타트를 끊는다. 의료파업 등으로 인해 싸늘해진 여론을 돌릴 수 있을까.
주지훈은 '좋은 친구들'을 함께했던 이도윤 감독을 '픽'해 이번 작품을 만들었다. 주인공으로 먼저 확정이 돼있던 주지훈이 이도윤 감독에게 제안을 하면서 '선 캐스팅 후 연출'이 확정된 것. 이 감독은 "첫 영화 이후 10년을 방황했는데 고민이 많아졌다. 그때 취향도 재능이라는 말을 생각했고, 저의 취향을 넓히는 과정을 공부하고 있었다. 그때 주지훈 배우가 연락을 줘서 이 작품 해보자고 하더라. 결이 다를 것 같아서 고민을 하다가 백강혁이란 캐릭터와 주지훈이 가진 결이 비슷해서 같이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연출을 다시 맡게 됐다"고 밝혔다.
이도윤 감독은 주지훈과 백강혁의 공통점에 대해 "키가 크고 잘 생겼다. 재수 없는 지점이 비슷하다. 방향성이 정확한 인물이라 생각했다. 본인이 이 길이 맞다고 판단이 서는 순간 주변에 걸리는 것들은 거침없이 치우고 나아가는 캐릭터다. 캐릭터로서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 될 것이고, 주지훈은 연기로서 그런 것을 보여준다. 보폭이 큰 사람이라는 것이 보였다. 성큼성큼 나간다는 것이 느껴진다. 저를 포함한 관객들이 느낄 수 있는 시원시원함이 그의 넓은 걸음걸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둘의 공통점을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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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학 드라마들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도윤 감독은 "메디컬 드라마라는 용어를 쓰지만, 메디컬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이 차별점인 것 같다. 이 이야기는 일종의 영웅서사라는 느낌이 든다. 백강혁이라는 인물이 사람을 살리는 당연한 일들을 어떻게 해나가느냐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히어로물이라는 방식이 차용이 된 것이다. 그 안에서 액션, 스릴러 등 여러가지를 포용할 수 있는 지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차별점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히 최근까지도 해를 넘긴 의료 공백에 시민들의 불편함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의학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차가운 시선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tvN이 편성을 예고했던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은 지난해를 넘겨 올해까지도 공개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 상황에서 공개되는 '중증외상센터'이기에 이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을 터. 이도윤 감독은 "어려운 질문이지만, 어느 정도 현실과의 관련성을 가지고 있느냐에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품이 땅에 발을 디딘 의사들의 고군분투만을 다루는 이야기라면 고심이었겠지만, 이 작품은 시기라든가 이런 지점이 모호한 작품이다. 2025년 지금은 전국적으로 중증외상센터가 활성화돼있는 시기인데, 저희 작품에서는 정확히 '몇 년도'라고 찍고 넘어가지 않지만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캐릭터성도 만화적인 이야기로 진행된다. 개인적으로 이 이야기를 지금의 현실에 대입하기보다는 조금 더 판타지스러운 히어로물로서 시원한 이야기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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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지훈이 연기한 백강혁이라는 인물이 이국종 교수를 연상하게 한다는 이야기에 주지훈은 "다큐멘터리나 이런 것들을 작품과 상관 없이 많이 접했다. 저희는 의사의 생활을 다큐멘터리적으로 들어간 작품은 아니다. 저도 (원작을) 볼 때는 이국종 교수님이 떠올랐다. 장르는 다르지만 사람을 살리겠다는 헌신적인 마음을 다큐를 통해 보며 감동받은 부분이 있으니 '그런 마음을 품고 연기해야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에 도움이 되기는 했다"고 말했다.
'중증외상센터'는 오는 2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