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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신현준(57)이 어머니 그 이상이었던 고(故) 김수미와 마지막 추억에 잠겼다.
2023년 개봉작 '살수'(곽정덕 감독)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을 찾은 신현준의 컴백도 눈길을 끈다. 신현준은 '귀신경찰'에서 레전드 경찰이었지만 한 사건으로 나락 가고, 딸과 함께 엄마에게 얹혀살던 중 날벼락을 맞고 하찮은 능력이 생기는 경찰을 연기, 다시 한번 정통 코미디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극 중 김수미와 애드립 100%의 티키타카를 펼친 것은 물론 특별출연한 연예계 오랜 친구이자 앙숙 정준호와 차진 케미스트리로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신현준에게 '귀신경찰'은 더욱 특별한 작품으로 가슴에 남게 됐다. 전작 '맨발의 기봉이'(06, 권수경 감독)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 이어 고 김수미와 세 번째이자 마지막 모자(母子) 연기를 선보인 그는 고인의 마지막 바람을 영화에 눌러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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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머니와 그런 이야기를 계속 주고 받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벼락을 맞고 신체적 능력이 생겼다는 영상을 봤다. 그걸 한동안 계속 봤는데 이 아이템을 가지고 조금 어설프지만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어머니와 같이 만들겠다 다짐한 게 '귀신경찰'이다. 우리 모자가 어느 순간 브랜드가 돼 시청자, 관객이 좋아하는 코드가 있더라. 그 코드를 넘지 않는 선에서 영화를 만든다면 관객도 편안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어머니가 안 계시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홍보를 하고 어머니의 마지막 숙원 작품을 많은 분이 즐기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대하고 있다. 어머니가 말했던 것처럼 마지막 작품이 웃을 수 있는 영화여서 다행이다"고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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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경찰'의 시리즈화까지 계획했다는 신현준은 "어머니가 촬영 중 시리즈에 대해 농담반 진담반 늘 말했다. 돈이 없으면 어머니가 김치라도 팔아서 시리즈로 만들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귀신경찰'은 코드가 단조롭지만 재미있는 요소가 분명하게 있다. 그래서 나 역시 시리즈를 염두했고 '귀신경찰'을 보면 알겠지만 영화 말미 2편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이 나온다. 극 중 어머니가 날 위해 장을 보러 가다 벼락을 맞는 대충의 시나리오도 만들어둔 상태였다. 그런데 이제 어머니가 안 계시니까 마지막 부분을 빼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감독과 고민을 많이 했는데 최종적으로는 건드리지 말자고 했다"고 먹먹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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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일본에서 팬미팅 20주년 스케줄이 약속되어 있었다. 팬미팅을 하러 공항 가는 길에 어머니의 부고 연락을 받았다. 그 길로 바로 차를 돌려 장례식장으로 향했고 비행 일정을 변경해 그날 밤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일본 팬미팅은 티켓이 이미 발매가 된 상황이고 팬들과의 약속도 있기 때문에 안 갈 수 없었다. 슬픈 마음을 뒤로 하고 비행기를 탔는데 다들 나를 위로해주더라. 승무원들도 위로해주고 승객도 나를 많이 걱정해 줬다. 그때 '내가 정말 엄마 아들이 맞구나' 싶었다. 일본에 도착해서도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다"며 "김수미 어머니는 내가 TV 프로그램에 나오면 늘 모니터 해 연락을 주셨다. 항상 좋은 이야기를 해줬는데 지금은 칭찬을 해주는 연락이 딱 끊기니까 너무 이상하더라. 한동안 위로 문자를 너무 많이 받았는데 그것도 정말 힘들더라. 최불암 선생도 내가 걱정돼 연락을 많이 해줬는데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워주려 하신 것 같다"고 울컥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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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