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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전 세계 영화 팬들이 오매불망 손꼽아 기다린 '미키 17'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올해 영화계 빅 이벤트인 '미키 17' 개봉에 앞서 한국에서 최초 공개된 푸티지는 '역시 봉준호'임을 입증하는 퀄리티와 몰입감, 재미를 보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푸티지 시사에서는 영화 초반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미키 반스(이하 미키) 캐릭터를 설명하는 장면과 인간이었던 미키가 어떻게 익스펜더블이 되었는지 과정을 다룬 내용을 17분 분량의 요약본으로 맛보기에 나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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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봉 감독의 위트도 추가됐다. '기생충' 당시 박사장(이선균)의 저택에 기생하던 근세(박명훈)가 한때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대만 카스테라 장사를 하다 망했다는 설정이 등장하는데, 이번 '미키 17'에서도 익스펜더블이 되기 전 인간 미키가 지구에서 절친 베르토 고메즈(스티븐 연)의 꼬임에 빠져 마카롱 장사를 동업하게 됐다가 사채까지 쓰는 밑바닥 인생을 경험하게 된다. 대만 카스테라 못지않게 한국에서 반짝 유행을 이끈 뚱카롱이 프린팅된 티셔츠를 입고 사채업자에 쫓기는 로버트 패틴슨의 모습이 꽤나 귀엽다. 마카롱과 같은 다쿠아즈 계열의 달달 디저트를 좋아한다는 봉 감독의 취향이 적극 반영된 설정으로 한국 팬들에겐 여러모로 이야깃거리가 나올 만한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원작에도 다뤄진 러브 스토리도 봉 감독의 '미키 17'을 통해 재해석될 전망이다. 봉 감독 필모그래피 중 첫 로맨스로 어떻게 그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은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미키라는 평범하고 힘없는, 불쌍한 청년의 이야기다. 인간 냄새 물신 나는 새로운 SF이며 우리끼리는 '발 냄새 나는 SF'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반복적으로 죽는 직업을 가진 인물인데 그야말로 극한 직업이다. 그동안 우리가 SF에서 봤던 복제 인간과는 다르고 인간을 계속해서 출력하는 비인간적인 이야기다"고 설명한 대로 그려졌다.
예로니모 마샬 역으로 인생 첫 악역에 도전한 마크 러팔로의 변신도 눈길을 끈다. 원작에서는 신체마다 영혼이 하나씩만 있다고 믿는 종교인 나탈리스트로 미키의 모든 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령관이었으나 영화 속에서는 지구에서 연거푸 당선에 실패한 퇴물 정치인으로 새 토착지에서 야망을 펼치는 광적인 독재자로 그려질 예정. 봉 감독은 마크 러팔로의 첫 빌런 도전에 "위험하지만 귀여운 독재자"라며 애정을 담기도 했다.
자못 무겁고 심오한 미래 세계를 다룬 원작 '미키 7'보다 '미키 17'은 좀 더 인간적이고 가까운 미래를 다룬, 가볍고 위트를 더한 상업적인 블록버스터로 즐길 거리를 예고했다. '기생충' 이후 '미키 17'으로 다시 전 세계 #봉하이브(hive·벌집) 신드롬을 일으킬 봉 감독. '기생충'으로 '1인치의 장벽'을 박살 낸 봉 감독의 세계가 '미키 17'을 통해 전 세계 극장가 어떤 파란과 파장을 가져올지 벌써부터 기대를 자아낸다.
한편, '미키 17'은 오는 2월 28일 전 세계 최초 한국 개봉하며 이후 3월 7일 북미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