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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KBS2 '불후의 명곡'의 황가람이 극심했던 생활고를 고백함과 동시에 '꿈의 무대'인 '불후의 명곡'에 서게 된 소감을 전했다.
KBS2 '불후의 명곡'은 붙박이 동시간 시청률 1위를 자랑하는 명실상부 최고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 지난 18일(토) 방송된 689회는 '2025 신년 기획 1탄 : 명사특집 김해숙 편' 2부로 정지소, 라포엠, 황가람, 임한별, 정영주가 무대에 올라 자신만의 무대를 펼쳤다.
첫 공에 정지소의 이름이 뽑혔다. 정지소는 드라마 '수상한 그녀'를 통해 김해숙과 함께 부른 바 있는 한명숙의 '노란 셔츠의 사나이'를 선곡했다. 정지소는 살랑살랑 바람이 부는 듯한 도입부에 이어 강력한 목소리를 선보이며 기승전결이 살아있는 흐름이 완성도를 높였다. 수준급의 가창력과 무대 매너를 선보이며 가수라 해도 손색없는 무대를 꾸며냈다.
정지소의 뒤를 이어 라포엠이 수와진의 '파초'로 두 번째 무대에 올랐다. 라포엠은 휴식기에 들어간 박기훈의 부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꽉 찬 3중창 무대를 선보였다. 라포엠은 아카펠라로 하모니를 펼쳐내 황홀경을 자아냈다. 라포엠의 목소리에 김해숙의 연기와 명대사가 스크린에 떠오르며 시너지를 냈다. '아름답게 오늘을 살아야 해'라는 대사가 무대와 어우러져 감동을 줬다.
"라포엠을 되게 좋아한다"라고 수줍게 웃은 김해숙은 "'파초'를 누가 불러주시려나 기대했는데 가슴 떨리면서 들었다. 역시 큰 감동을 주셨다"라며 기뻐했다. 이어 김해숙은 "지소야 미안해"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라포엠이 정지소보다 많은 득표로 승자의 자리에 앉았다.
'불후의 명곡'에 첫 출연하는 황가람은 가수의 꿈을 안고 고향 마산을 떠나 서울에 올라온 뒤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오랫동안 노숙자 생활을 했다"라며 운을 뗀 황가람은 "홍대 놀이터에서 밤 새는 걸 시작해서 벤치에서 자다 보니까 노숙이 시작됐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안 해 본 알바가 없다는 황가람은 모은 돈 몇 백만 원을 가지고 집이 아닌 창고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며 "쓰레기들을 모아서 생활하고, 화장실도 없어 씻지 못하니 옴이 붙어서 털을 다 민 적도 있었다"라면서 "사람이 제대로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보니까 48kg까지 삐쩍 마르기도 했었다"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샀다.
'나는 반딧불'로 무명생활을 떨치게 된 황가람은 "좋은 상황이 생기고 많은 분들이 제 목소리를 들어주셔서 감사하게도 배달 알바는 줄이고 있다"라며 "2011년 제가 데뷔할 때 나온 '불후의 명곡' 무대에 오른다는 게 현실감이 들지 않고 신기하다"라고 두 손을 모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무대에서 황가람은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불렀다. 황가람은 특유의 거칠고 외로운 목소리로 노래의 화자가 됐다. 본연의 매력을 가득 담아 꾸밈없이 펼쳐낸 무대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며 눈물지었다. 황가람의 우여곡절이 보컬에 그대로 묻어나 곡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황가람의 무대에 대해 김해숙은 "굉장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많이 하셨던 분 아닌가. 그래서 이 자리에 서 계신 거 같다 그게 노래에서 느껴졌다. 앞으로 정말 기대 많이 하고 응원하겠다. 좋은 일이 많으실 거 같다"라고 덕담을 전했다. 라포엠이 황가람을 2표 차이로 따돌리고 1승을 추가했다.
임한별이 네 번째 바통을 받아 토이의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김해숙에게 헌정했다. '여전히 아름다운지'는 김해숙이 드라마 속에서 직접 키보드 연주를 한 곡. 임한별은 내내 고음의 향연을 펼쳐내며 듣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계단식으로 쌓아 올리는 고음 보컬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임한별은 '해숙 누님'에게 노래를 바친다고 한 만큼, 로맨틱한 감성을 듬뿍 담아냈다.
김해숙은 임한별을 향해 "부르시는 동안 행복하고 황홀했다. 제가 드라마에서 피아노 쳤던 기억에 밑에서 한번 쳐보게 되더라. 그때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멋진 곡 불러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미소 지었다. 라포엠이 파죽지세로 임한별을 꺾고 또 한 번 1승을 더하며 3연승의 주인공이 됐다.
정영주가 김해숙의 애창곡인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로 마지막 순서를 채웠다. 정영주는 김해숙을 향한 존경의 마음을 듬뿍 담아 무대에 올랐다. 정영주가 경쟁자로 꼽은 라포엠과 성사된 맞대결. 정영주는 배우의 장점을 살려 노래에 진한 감성을 덧입혔다. 출중한 가창력 위에 연기적 감성이 쌓이며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보컬과 감성의 힘 있는 밸런스가 돋보였다.
김해숙은 정영주에 대해 "가슴 깊이 폐부를 찌르는 듯한 저런 힘과 멋진 목소리를 가지고 제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자주 노래를 불러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치열한 대결 끝에, 정영주가 2부 트로피의 주인공 자리를 차지했다. 정영주는 김해숙이 직접 선사하는 트로피를 품에 안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해숙은 이번 특집을 마무리하면서 "이 자리에 있는 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저를 사랑해 주시고 아껴 주시는 후배들 제가 좋아하는 가수분들의 노래와 함께 새해를 맞이하게 되어서 정말 기쁘다. 올 한해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특집은 주인공인 김해숙에 대한 남다른 존경과 애정이 넘치는 출연진들로 라인업이 구성돼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진솔한 분위기가 넘쳤다. 김해숙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정지소를 비롯해 김해숙이 팬을 자처한 라포엠, 김해숙을 평생의 롤 모델로 꼽은 정영주 등의 스토리텔링이 풍성해 감동이 컸다는 평이다. tokki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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