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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사극 배우 출신 박 씨가 모친을 곧 폐업할 요양원에 홀로 두고 연락을 두절한 사실이 드러났다.
요양원장은 "금액이 문제가 아니다. 금액이 문제였으면 1,300만 원이 밀릴 정도까지 우리가 모시고 있지 않았을 거다. 어르신 거처가 문제"라고 전했다.
할머니는 제작진에게 아들 사진을 보여주며 "탤런트"라고 자랑했다. 할머니의 아들은 80년대 초반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박 모 씨로 한때 사극에서 사망 전문 역할로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동료 배우인 이창훈은 "그 당시에 꽤 인지도가 있었다"고 박 씨를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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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의 지인은 "(박 씨가) 사업을 하는데 처음에는 잘됐다. 해물탕을 하는데 아주 유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업이 실패로 끝나면서 거액의 빚만 떠안게 됐다는 박 씨. 지인은 "옛날에 자기가 탤런트였다는 걸 못 내려놓더라. 실질적으로 막노동이나 일용직이라도 가야 되는데 허리가 안 좋았다. 그러다가 '이제 일 하려고 한다'고 하더니 화장품류, 의료기 개발(사업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박 씨가 다녔던 회사 전 직장 동료로부터 그가 홍보이사로 해외 쪽 일을 하다가 그만둔 지 꽤 됐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어머니의 요양비도 제때 보낸 적이 없다는 박 씨. 요양원장은 "제일 마지막에 500만 원 부쳐주고 난 다음에는 계속 미납이다"라고 전했다.
오랫동안 교직 생활을 한 할머니는 연금으로 요양비를 지불할 수도 있었지만, 통장은 박 씨가 갖고 있어서 국가 보호도 못 받는 실정이라고. 요양원장은 "연금도 몇백만 원씩 탄다고 도움을 못 주는 거다. (생계가 어려웠으면 오히려) 모든 요양원에서 받아준다. 기초수급자들은 나라에서 100%가 나오니깐 그냥 와서 통장 개설하고 연금 통장만 이전만 해줘도 갈 데가 있는 거다"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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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는 제작진이 어머니를 다른 곳으로 모셔드리기로 했다고 하자 "어디인지 메시지를 보내달라"며 "일이 이렇게 결과가 나쁘게 나왔지만 어떻게든 내 채무니까 어머님하고 다달이 얼만큼씩이라도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할머니는 아들이 아닌 제작진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보금자리로 떠나게 됐고, 연금 지급받던 통장도 다시 만들기로 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통장 재발급해서 공무원 연금 그쪽으로 들어올 수 있게끔 조치할 예정이고 학대 여부 판정을 한 다음에 경찰에 수사 의뢰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