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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언더커버' 실력자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첫 방송부터 충격의 연속이었다.
커버 인플루언서들의 노래를 냉정하게 평가해 줄 'TOP 리스너'로 정재형, 박정현, 이석훈, 권은비가 등장했고, 1라운드부터 'TOP 리스너' 1명과 커버 인플루언서 1명이 대면하는 '1:1 부스 오디션'이 펼쳐졌다. 'TOP 리스너'는 노래를 듣고 플레이리스트에 '저장' 혹은 '삭제'를 결정, 삭제가 된 커버 인플루언서는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없게 된다.
묘한 압박감 속에서 시작된 오디션. 거기에 '커버 1세대 소울킹' 그렉의 등장은 커버 인플루언서들의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렉은 박진영의 '난 여자가 있는데'를 선곡해 특유의 소울풀한 창법과 현란한 애드리브로 여유롭게 무대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석훈은 "애드리브가 너무 많아 음악에 집중이 안된다"면서 혹평을 남겼다. 고민 끝에 '저장'을 선택한 이석훈은 "다음엔 깔끔하게, 음악의 본질을 들려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1라운드부터 탈락 위기에 봉착했던 그렉은 "진짜 어렵다"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109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1세대 여행 크리에이터 이자 가수 그래쓰가 무대에 등장했다.
그래쓰는 안 다녀본 곳이 없다는 프로 여행러라고. 그는 "제가 커버 영상을 찍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여행을 다니면서 찍고 있다. '상견니' OST가 한창 떴을 때 커버 영상을 찍기 위해 대만까지 1박으로 다녀왔었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스위스 설산 배경이 예쁠 것 같아서 직접 가서 찍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권은비는 "영상을 위해서 여행도 가시면서"라고 질문을 시도했지만, 그래쓰는 갑자기 "카메라가 너무 무겁다. 잠시 내려놔도 되냐"고 권은비의 멘트를 싹뚝 잘랐다.
이어 권은비는 "콘텐츠를 하면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들었던 나라는 어느 곳이냐"고 물었고 그래쓰는 "아이슬란드. 나중에 한번 가보세요. 나만 고생할 순 없지"라고 답했다.
긴장감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 그래스의 태도에 다른 참가자들은 "그냥 밥 먹으면서 얘기하는 느낌이다", "약간 친구한테 얘기하는 느낌"이라고 그래쓰의 위기를 감지했다. 심사위원들 역시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냉랭한 분위기를 보였다.
"누구에게 심사를 받고 싶냐"는 말에 그래쓰는 대뜸 "정재형 심사위원 님 키가 어떻게 되시냐"고 물었다. 정재형은 굳은 표정으로 "개인정보라서 말하지 않겠다"고 했고 그래쓰는 "그래요? 그러면 정재형으로 고르겠다"라고 했다. 이를 본 이석훈은 "저게 근거 있는 자신감이어야 될 텐데"라며 그래쓰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래쓰는 이영지의 'Small girl'을 부른 후 선곡 이유가 "그냥 영어가 너무 좋아가지고"라고 말해 분위기를 순식간에 얼어붙게 했다.
정재형은 무대에 등장할 때부터 의아할 정도로 여유를 부리고, 'TOP 리스너'들을 친구처럼 대하던 그래쓰에게 "태도 점수는 거의 0점에 가깝다. 심사를 받으러 나온 사람의 태도가 아니라 장난 하러 나온 사람 같다. 진실성이 보이지 않는다. 그걸 평가해도 괜찮냐. 노래를 우리가 같이 들어야할 이유를 찾아봤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사실 저는 못 찾았다"고 말하면서 '삭제'를 선택했다.
탈락했지만 큰 웃음을 준 무대도 있었다. '490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이라경은 최초로 '전국 노래자랑'에서 인기상만 5번을 받았던 이력을 자랑했다. 조혜련의 '아나까나'를 선곡한 이라경은 파격적인 반전 댄스로 무대 시작과 동시에 모두를 빵 터지게 만들었다. 'TOP 리스너'들 역시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정재형은 "라경 씨를 담기에는 '언더커버'가 너무 좁다"는 유쾌한 심사평을 남기며 '삭제'를 선택했지만, 마지막까지 웃음을 주고 떠난 이라경에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외에도 '노래하는 장첸' 장성규,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수수수수퍼 루키' 이다희와 서희, 데뷔 문턱까지 갔다가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된 '노래하는 무속인' 최희재, 노래를 따로 배워 본 적이 없다는 '노래하는 와이샤스' 강민석 등이 'TOP 리스너'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다음 라운드 진출의 기회를 얻었다.
또 방송에 앞서 공개된 선공개 영상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빈센트블루의 엄정화 '초대'와, '누적 조회수 40억 뷰' 차다빈의 윤하 '오르트구름' 커버는 기대했던 그대로 'TOP 리스너'들의 극찬을 이끌어내는 무대로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2014년에 '그대가 나를 본다면'으로 데뷔한 10년 차 가수 반하나는 커버 인플루언서들도 인정하는 노래 실력을 갖췄지만, 약점을 드러낸 아쉬운 선곡과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는 혹평을 받으며 탈락했고, 가사 전달이 전혀 되지 않았던 김하나도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리고 방송 말미에는 15년만에 무대에 올라 대중과 만나는 '슈퍼스타K3' 출신 도대윤이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정재형의 심사평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커버 인플루언서들의 표정이 포착돼 도대윤이 어떤 결과를 받았을지 궁금증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2회 방송에서는 클릭을 부르는 썸네일은 물론 여심을 저격하는 비주얼 커버 인플루언서들, 또 속을 뻥 뚫어주는 고음 폭발 실력자들의 무대가 예고돼 본방 사수를 자극했다.
한편 '남'의 노래를 '나'의 노래로 만들기 위한 커버 인플루언서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ENA '언더커버'는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40분 방송된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