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야윈 이순재, 90세에 첫 연기대상 결국 눈물 "공로상 아냐" 후배들도 '울컥'[종합]

이유나 기자

기사입력 2025-01-13 10:42


너무 야윈 이순재, 90세에 첫 연기대상 결국 눈물 "공로상 아냐" 후배…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배우 이순재가 90세에 첫 연기대상을 받는 동시에 최고령 연기 대상 주인공이 되며 눈물을 훌렸다.

11일 방송된 '2024 KBS 연기대상'은 방송인 장성규와 배우 서현, 문상민이 MC를 맡아 진행됐다. '2024 KBS 연기대상'은 지난해 12월 31일 생중계될 예정이었으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취소돼 시상식은 녹화로 대체됐다.

최근 건강 이상으로 알려지며 활동을 중단했던 이순재는 2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전보다 부쩍 야윈 모습. 김용건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오른 이순재는 예전보다 기력이 떨어진 목소리였지만 꼿꼿한 자세로 힘주어 대상 소감을 밝혔다.

이날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의 영예를 안은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까 이런 날도 있다"며 감격했다.

이어 KBS와의 인연을 되돌아보며 "TBC로 건너갔다가 80년도 언론통폐합 후 다시 돌아왔다. KBS와의 인연은 계속됐는데 많이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건 어쩔 수 없다. 적절한 배역이 없으면 출연 못 는 건 당연한 거다. 그러나 '언젠가는 기회가 한 번 오겠지'라고 늘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너무 야윈 이순재, 90세에 첫 연기대상 결국 눈물 "공로상 아냐" 후배…
이순재는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 그동안 대상을 받게 되면 이순신 장군이나 역사적 인물들, 최수종은 네 번씩 받았다. 얼마든지 중복해서 줄 수 있다"며 "미국에 캐서린 헵번 같은 할머니는 30대 때 한 번 타고, 60세 이후에 세 번을 탔다. 우리 같으면 전부 공로상이다. 60세가 됐어도 잘하면 상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라고 따끔한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상은 나 개인의 상이 아니다. 아시다시피 '개소리'에는 수많은 개가 나온다. 그 개들도 한몫 다 했다. 각 파트마다 맡은 역할이 있다. 그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 대상감이라고 생각했던 연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순재는 "'이거야말로 대상이 내 것이지'라고 하는 작품들이 있다. '사랑이 뭐길래'에서 누구 아버지냐. 대발이 아버지는 빼고 엄마를 주더라. 물론 김혜자는 훌륭한 연기자고 상을 타고도 남는다. 후회는 없다"며 "상이란 공정한 상, 탈수록 영예스럽고 보물이 되는 거다. 앞으로 KBS가 '개소리'를 계기로 그런 상으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순재는 "개소리 (촬영하는) 거제까지 4시간 30분이 걸린다. 그걸 20회 이상 왔다 갔다 하면서 찍은 드라마"라며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한 학생들이 있다. 내가 아직까지도 총장님이 배려해서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학생들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다 지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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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 학생들을 제대로 봐 줄 수 없었다는 그는 "학생들한테 미안하다고 하면서 교수 자격이 없다고 했더니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모처럼 드라마 하시는데 잘하세요'라고 해줬다"며 "'염려 마세요'라고 하는데 눈물이 나왔다. 그 학생들을 믿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나온 거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순재의 눈물에 기립 박수를 치던 후배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끝으로 이순재는 시청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며 "평생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이날 이순재는 대상 외에도 '개소리'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모모랜드 출신 연우, 개 아리(소피 역)와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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