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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대배우' 이순재가 역대 KBS '연기대상'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의미를 더했다. '건강 악화'로 잠시 휴식기를 갖은 이순재는 2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건재함을 과시, 품격 있는 수상 소감으로 모두의 박수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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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 미국의 캐서린 헵번 같은 할머니는 30대 때 한 번 상을 타고, 60세 이후에 세 번을 탔다. 우리 같으면 전부 공로상인데, 미국은 60세가 됐어도 잘하면 상을 준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특유의 솔직하고 당당한 화법으로 시처어자를 사로잡았다.
그는 "그 학생들을 믿고 나름 최선을 다해 오늘의 결과가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감사하다"며 제자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순재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 이후 올해까지 연기 생활 69년 차를 이어올 수 있게 지지해준 시청자와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이순재는 "이 자리까지 와서 격려해준 시청자 여러분과 지금 TV로 보고 계실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고 뭉클한 소회를 전했다.
대한민국 연기 역사의 산증인과 같은 이순재는 '건강 악화'라는 우려를 불식하듯 당당한 모습으로 건재함을 보였다. 원로 배우 이순재는 최고의 영예인 '연기대상' 대상의 트로피를 쥔 순간에도 자신을 높여 세우지 않았다. 촬영을 함께한 수많은 동료와 스태프, 제자들의 도움을 추켜세웠고 또 69년간 변함없이 응원을 보내준 시청자에 "평생 신세를 많이 졌다"고 고개를 숙였다. 연기는 잘할 순 있어도 완성은 아니라고 말해온 이순재의 품격은 바로 이런 '연기 자세'에서 나온 것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순간이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