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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이순재가 90세 나이로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가운데 그가 남긴 수상소감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선사했다.
이날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의 영예를 안은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까 이런 날도 있다"며 감격했다. 이어 KBS와의 인연을 되돌아보며 "TBC로 건너갔다가 80년도 언론통폐합 후 다시 돌아왔다. KBS와의 인연은 계속됐는데 많이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건 어쩔 수 없다. 적절한 배역이 없으면 출연 못 는 건 당연한 거다. 그러나 '언젠가는 기회가 한 번 오겠지'라고 늘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 그동안 대상을 받게 되면 이순신 장군이나 역사적 인물들, 최수종은 네 번씩 받았다. 얼마든지 중복해서 줄 수 있다"며 "미국에 캐서린 헵번 같은 할머니는 30대 때 한 번 타고, 60세 이후에 세 번을 탔다. 우리 같으면 전부 공로상이다. 60세가 됐어도 잘하면 상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라고 따끔한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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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 학생들을 제대로 봐 줄 수 없었다는 그는 "학생들한테 미안하다고 하면서 교수 자격이 없다고 했더니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모처럼 드라마 하시는데 잘하세요'라고 해줬다"며 "'염려 마세요'라고 하는데 눈물이 나왔다. 그 학생들을 믿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나온 거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순재의 눈물에 기립 박수를 치던 후배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끝으로 이순재는 시청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며 "평생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이날 이순재는 대상 외에도 '개소리'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모모랜드 출신 연우, 개 아리(소피 역)와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이순재는 "이번에 소피(아리)는 전적으로 주연을 했다. 이 친구 역량이 없었으면 '개소리'가 짖다 말뻔했다. 내가 짖을뻔했다"며 재치 있는 소감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여기 참여하는 모든 배우들도 이색적인 작품이기 때문에 뭔가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들어왔다. 상 타려고 시작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이색 작품을 어떻게 재밌게 해서 시청자들에게 재밌게 보여줄까라는 시도로서 우리가 힘을 합친 거다. 그래서 이 작품은 주연, 조연이 없다. 한 파트마다 전부 주인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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