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했던 배우 이순재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용건과 연우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오른 이순재는 전보다 다소 야윈 모습이었지만, 무대 위에서만큼은 꼿꼿한 자세로 차분하게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순재는 "한국 가정 3분의 2는 개하고 사람하고 커플이라 상당히 익숙해진 관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드라마로서는 처음이다"라며 "이번에 소피(아리)는 전적으로 주연을 했다. 이 친구 역량이 없었으면 '개소리'가 짖다 말뻔했다. 내가 짖을뻔했다"며 재치 있는 소감으로 웃음을 안겼다.
|
그러면서 "상이라는 건 좋은 거다. 특히 수상자는 정말 좋은 거다. 그 상이 진정한 상이었을 때 정말 내가 최선을 다한 평가로 받는 상은 가보다. 미국 아카데미 상이 그렇다. 스타라고 해서 상 주는 게 아니다. 당대 최고의 스타인데도 상 못 타는 사람이 많다. 이름도 모르는 배우들, 열심히 한 배우들이 상을 타는 거다. 이게 상인 거다. 이런 상을 받았을 때 평생의 가보가 되고 일생의 영예가 되는 거다. 그런 상을 향해 우리도 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KBS에서 내가 나와 있다. 언론 통폐합 80년도 이후 이 무대에, 대상 후보군에 끼어서 올라온 건 처음이다. 대상이라고 해서 나가보면 한 달 전에는 대상인데 닷새 후에는 공로상이라고 한다. '이거야말로 대상이 내 것이지'라고 하는 작품들이 있다. '사랑이 뭐길래'에서 누구 아버지냐. 대발이 아버지는 빼고 엄마를 주더라. 물론 김혜자는 훌륭한 연기자고 상을 타고도 남는다. 후회는 없다"며 "상이란 공정한 상, 탈수록 영예스럽고 보물이 되는 거다. 앞으로 KBS가 '개소리'를 계기로 그런 상으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MC 장성규는 이순재에게 "실례지만 오늘 대상 원하시냐. 아니면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상에 욕심이 전혀 없으시냐"고 물었다. 이에 이순재는 "처음부터 상 타려고 올라온 게 아니다. 내가 올라온 이유는 똑같은 구성원 가운데 내가 제일 연장자, 90세니까 올라온 것다"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