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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흑백요리사' 에드워드 리가 항상 말하는 것이 바로 한국의 맛이다. 그가 우리 음식에 애착을 갖는 것도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할머니 된장찌개에는 최고의 손맛이 들어간다. 깍두기, 장조림은 너무 맛있었다. 어릴 때 돈이 많이 없어서 갈비를 자주 먹을 순 없었지만 특별한 날에는 먹었다. 미역국도 매일 먹었고 죽도 마음이 아주 편해지는 음식이었다. 할머니가 레시피를 적어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손맛으로 했기 때문에 기억을 끄집어 내서 내 요리에 사용했다."
그는 요즘 오미자에 꽂혀있다. "오미자 하면 보통 오미자차를 많이 떠올릴텐데 나는 그 재료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어떻게 사용되는가를 본다. 그 방식을 존중하면서도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서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겪는다. 오미자를 통해 뭔가 개발해서 내 식당에서 오미자를 이용한 요리를 선보일 수 있다면 좋겠다."
그는 셰프를 꿈꾸는 이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음식은 맛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셰프라면 음식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은 누구나 만들어낼 수 있지만 셰프라면 예술가라면 이야기를 이 음식을 통해서 들려줄 수 있어야한다"고 자신의 요리철학을 설명했다. "그 음식에는 만드는 사람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어야한다. 그래서 셰프는 굉장히 어려운 직업이고 나도 매일 노력하고 있다."
어려운 점도 있다. "셰프는 긴 노동시간이 있어야한다. 성공도 보장되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뒤에서 일하고 개인 시간도 별로 없다. 그래서 개인의 삶이 사라지기도 한다. 시간과 에너지가 일에 너무 많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노력을 이 일에 바치겠다고 결심하는 사람들이 셰프가 되는 것 같다."
꿈을 쫓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점도 이것이다. "이 과정이 참 어렵다. 그런데 이 여정의 끝에 상이 기다리는 것아 아니라 여정 자체가 상이라는 점이다. 고생하면서 하다보면 어떤 상이 있겠지가 아니라 나에게 주어지는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상이다. 이 과정이 참 지루하고 쉽지 않다. 그래서 이 과정 전부를 사랑해야 한다. 접시닦는 것부터 감자 깎는 것까지 빨래를 하고 다리미질을 하는 모든 것들이 아름다운 할일이다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