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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에드워드 리 "할머니 갈비 미역국 잊지 못한다…요즘엔 오미자에 꽂혀"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5-01-10 11:22


[인터뷰③] 에드워드 리 "할머니 갈비 미역국 잊지 못한다…요즘엔 오미자…
사진제공=위즈덤하우스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흑백요리사' 에드워드 리가 항상 말하는 것이 바로 한국의 맛이다. 그가 우리 음식에 애착을 갖는 것도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할머니 된장찌개에는 최고의 손맛이 들어간다. 깍두기, 장조림은 너무 맛있었다. 어릴 때 돈이 많이 없어서 갈비를 자주 먹을 순 없었지만 특별한 날에는 먹었다. 미역국도 매일 먹었고 죽도 마음이 아주 편해지는 음식이었다. 할머니가 레시피를 적어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손맛으로 했기 때문에 기억을 끄집어 내서 내 요리에 사용했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음식문화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에드워드리는 "우리가 음식을 접근하는 방식은 다 비슷하다. 사는 세상이 다르고 재료가 다를 뿐 먹는 방식은 비슷하다. 어떤 문화나 음식들은 또 다른 것들보다 더 연결되어 있는 것을 느낀다. 미국 남부 음식을 예로 들면 돼지고기가 있고 탄수화물로 콘브레드가 있고 피클이라는 절임채소가 있고 채소 사이드가 있다. 이것을 한꺼번에 먹는데 이게 마치 밥에다 갈비 반찬을 해서 먹는 한식과 비슷하다. 우리는 채소 대신 나물이 있고 피클 대신 김치가 있고 이걸 조합해서 먹는데 그런 것들을 발견하면서 굉장히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오미자에 꽂혀있다. "오미자 하면 보통 오미자차를 많이 떠올릴텐데 나는 그 재료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어떻게 사용되는가를 본다. 그 방식을 존중하면서도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서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겪는다. 오미자를 통해 뭔가 개발해서 내 식당에서 오미자를 이용한 요리를 선보일 수 있다면 좋겠다."

그는 셰프를 꿈꾸는 이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음식은 맛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셰프라면 음식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은 누구나 만들어낼 수 있지만 셰프라면 예술가라면 이야기를 이 음식을 통해서 들려줄 수 있어야한다"고 자신의 요리철학을 설명했다. "그 음식에는 만드는 사람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어야한다. 그래서 셰프는 굉장히 어려운 직업이고 나도 매일 노력하고 있다."

어려운 점도 있다. "셰프는 긴 노동시간이 있어야한다. 성공도 보장되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뒤에서 일하고 개인 시간도 별로 없다. 그래서 개인의 삶이 사라지기도 한다. 시간과 에너지가 일에 너무 많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노력을 이 일에 바치겠다고 결심하는 사람들이 셰프가 되는 것 같다."

꿈을 쫓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점도 이것이다. "이 과정이 참 어렵다. 그런데 이 여정의 끝에 상이 기다리는 것아 아니라 여정 자체가 상이라는 점이다. 고생하면서 하다보면 어떤 상이 있겠지가 아니라 나에게 주어지는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상이다. 이 과정이 참 지루하고 쉽지 않다. 그래서 이 과정 전부를 사랑해야 한다. 접시닦는 것부터 감자 깎는 것까지 빨래를 하고 다리미질을 하는 모든 것들이 아름다운 할일이다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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