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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이성계를 나라 팔아먹은 매국노로 배웠다."
탈북맘들이 강의 신청을 한 이유는 자녀들을 위해서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였다. 그들이 북한에서 받은 역사 교육은 남한과 전혀 달랐다. 탈북맘들은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했다는 것을 안 배웠다", "이순신이 위대한 장군이 못된 이유는 위대한 지도자(김 씨 일가)의 영도가 없어서'라고 배웠다"라면서, 전혀 다른 역사를 배운 경험을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조선을 건국한 왕 태조 이성계에 대한 평가가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탈북맘들은 "이성계를 나라 팔아먹은 매국노로 배웠다", "북에선 돼지 고기를 '성계 고기'라 부른다", "조랭이떡의 유래가 '이성계의 목을 비틀고 싶다'는 의미라고 하더라", "누가 나를 배신하면 '이성계 같은 놈'이라고 한다. 이성계가 친일파 이완용과 맞먹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았다"라고 말했다. 전현무는 조선을 조선이라 부르지 않고 '이조 봉건 시기'라고 배웠다는 말에 경악하며, "정말 잘 알려주셔야 할 것 같다"라고 설민석에게 부담을 팍팍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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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를 '반역자' '매국노'로 알아왔던 탈북맘들에게는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 것이었다. 설민석은 함경도 사투리와 전투 상황극까지 동원해 여말선초 역사를 실감나게 표현했고, 탈북맘들은 한시도 눈 뗄 수 없는 설민석의 혁명적(?) 강의에 "북한에서 태어나셨으면 큰일 날 뻔 했다"라고 열광해 웃음을 자아냈다. 당시 민심의 동향과 함께 역사적 상황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설민석의 강의는 탈북맘들에게 역사를 배우는 새로운 재미를 안겼다.
방송 말미, 전현무와 유병재는 각각 앵커와 기자로 변신해 고려 역사를 뉴스 속보로 전했다. 이성계의 낙마 사고와 정도전의 귀양으로 위기를 맞은 조선 건국의 운명이 예고돼 다음주 방송을 궁금하게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