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6천억 위약금 못줘, 소송도NO"…뉴진스, 하이브 안전이별 가능할까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모든 게 뉴진스의 마음대로 풀릴 수 있을까.

뉴진스가 28일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뉴진스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9일 자정을 기점으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은 해지된다고 선언했다.

멤버들은 어도어가 뉴진스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렸기 때문에 심각한 고통을 받았고, 이는 중대한 계약해지 사유가 되기 때문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거나 위약금을 물어야 될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함께 하고 싶고, 뉴진스라는 이름도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팬들은 뉴진스의 결정을 전폭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뉴진스 팬 연합인 팀 버니즈는 이날 "뉴진스 멤버들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한다.멤버들이 예전처럼 행복한 환경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음악의 진정한 기쁨을 나누며 아름다운 여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어도어의 입장은 달랐다. 어도어는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을 받기도 전에 충분한 검토 없이 전속계약해지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진행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어도어는 계약을 위반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 어도어와 뉴진스 멤버들 간에 체결된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뉴진스가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할 경우 감당해야 할 위약금은 천문학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전속계약서를 보면 계약 해지당시를 기준으로 직전 2년간 월평균 매출에 계약 잔여기간 개월 수를 곱한 금액을 위약금으로 책정한다. 위약금은 남은 계약기간 동안 소속사가 얻을 기대수익으로 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어도어의 지난해 매출은 1103억원이다. 뉴진스의 잔여계약기간은 5년이다. 따라서 뉴진스의 위약금은 4000억~6000억원 정도가 될 거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그런데 멤버들은 이런 리스크를 안을 이유도, 소송을 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게 가능한 일일까.

법무법인 새올의 이현곤 변호사는 자신의 계정을 통해 "뉴진스 기자회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계약은 해지하되 소송은 하지 않겠다는 부분이다. 전례 없는 방법이다. 가처분 소송을 하면 결론이 날 때까지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소송을 하지 않고 나가도 된다. 이렇게 되면 어도어에서 뉴진스를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하고 뉴진스는 그걸 기다리면 된다. 지금은 뉴진스가 독립하는 걸 아무도 막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뉴진스가 소송 없이 일방적으로 나갈 수 있겠냐고 하는데 그건 잘못된 주장이다. 하이브는 민희진 전 대표에게 일방적으로 주주간계약 해지통보를 했다. 하이브는 이유도 없이 일방적으로 주주계약을 해지한 것이고 뉴진스는 나갈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 계약해지를 한 것"이라고 뉴진스를 지지했다.

해당 유튜브 방송 캡처

그러나 업계의 시선은 다르다. 뉴진스가 어도어의 유일한 아티스트로 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민 전 대표의 공은 아니라는 것이다.

멤버들은 뉴진스로 합류하기 전 하이브 레이블인 쏘스뮤직 소속 연습생이었다. 즉 멤버들의 트레이닝과 관리 등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하이브의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또 애초 어도어가 설립된 건 하이브의 자본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인프라로 뉴진스를 만들고 수백억원의 자금을 들여 앨범을 찍어내고 활동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뉴진스가 데뷔 1년 만에 정산을 받은 건 어도어와의 계산이 끝난 것이지, 하이브에서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 자금까지 포함된 정산은 아니다. 그런데도 하이브가 뉴진스가 원하는대로 계약을 풀어줄 이유는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지금은 뉴진스가 어도어의 유일한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최대한 품고 가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만약 끝까지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소송전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뉴진스는 엄마 찾아 삼만리 여정을 시작했다. 뉴진스가 탈하이브에 성공해 또 한번 '온세뉴'를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백지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