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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오컬트부터 호쾌한 액션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들이 지난 한 해 극장가를 풍성하게 채웠다. 특히 올해 청룡영화상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작품들이 최우수작품상 부문 후보에 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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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액션 맛집의 귀환이다. '베테랑2'가 타격감 넘치는 액션과 탄탄해진 스토리로 9년 만에 돌아왔다. '베테랑2'는 1341만 관객을 모은 흥행작 '베테랑'의 속편으로,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전편에 이어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감각적인 연출력을 발휘했다. 황정민의 대체불가 열연과 압도적인 존재감, 새로운 빌런으로 합류한 정해인의 남다른 활약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얻었다. 류승완 감독도 한층 넓고 깊어진 세계관을 담아내며 액션수사범죄극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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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극장가에 흥행 굿판을 제대로 벌였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로, '오컬트 장인' 장재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사바하', '검은 사제들'로 K-오컬트 세계관을 구축해 온 장재현 감독이 연출한 '파묘'는 그가 어린 시절 100년 넘은 무덤의 이장을 지켜본 기억에서부터 시작돼 예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뿐만 아니라, 40년 경력의 풍수사를 연기한 최민식을 비롯해 최고의 실력을 갖춘 장의사로 분한 유해진, 'MZ 무당'으로 완벽히 변신한 김고은과 이도현의 조화로운 앙상블도 작품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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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첫사랑 멜로, '패스트 라이브즈'
애틋한 첫사랑의 설렘을 고스란히 담았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셀린 송 감독의 입봉작이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등 각종 해외 유수 영화제 및 시상식의 선택을 받으며 일찍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유태오와 그레타 리의 멜로 연기도 언급을 빼놓을 수 없다. 어린 시절 헤어진 후 12년 만에 SNS를 통해 재회하는 모습부터 또다시 12년이 지난 후 뉴욕에서 직접 마주하게 되는 모습까지 섬세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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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웃음 타율로 관객들의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핸섬가이즈'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과 상구가 하필이면 귀신 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를 그린 영화로, 남동협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코미디와 호러 두 장르를 다 잡은 독창적인 매력으로 해외 유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쾌거를 누렸다. 마냥 진지한 줄만 알았던 이성민과 이희준의 코미디 연기도 보는 이들에게 신선함을 전달했다. 두 배우는 과거 연극 무대부터 영화 '남산의 부장들' , '마약왕', '로봇, 소리' 등까지 여러 작품에서 연기 호흡을 맞춰온 바 있다. '핸섬가이즈'에서는 티키타카 케미와 안정적인 호흡으로 빈틈없는 재미를 선사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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