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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슈퍼 걸그룹들의 노래가 최근 음원 차트를 수놓고 있다. 'super'가 제목이나 킬링파트 구간 가사로 들어간 걸그룹들의 노래가 큰 사랑을 받는 것이다. 그룹 (여자)아이들, 에스파, 엔믹스, 뉴진스, 아일릿(데뷔 순) 등이 'super'가 들어간 노래로 '슈퍼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일 발표된 국내 주요 음악 사이트 멜론, 지니 주간 차트(7월 1일~7일)에서는 1위를 차지, 올해 발매된 곡 중 최장 기간 1위 신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 치우기도 했다. 멜론, 지니 일간 차트에서도 각각 45일, 47일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공개 두 달을 향해가는 시점에도 여전히 식을 줄 모르는 인기로 에스파의 독보적인 음원 파워를 재차 증명한 셈이다.
미국 빌보드도 눈여겨 보는 '슈퍼노바'다. 빌보드가 주목한 '2024년 상반기 K팝 20곡'에도 선정됐으며, 빌보드는 "카리나, 지젤의 날카로운 랩 스타일과 윈터, 닝닝의 최상의 보컬이 조화를 이루며, 멤버 각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선보인 '슈퍼노바'는 에스파만이 소화할 수 있는 곡처럼 느껴진다"고 호평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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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슈퍼 샤이'는 멜론 톱100을 포함해, 지니, 플로, 벅스, 바이브 실시간, 일간, 주간, 월간 차트 등 주요 음원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멜론 일간 차트에서는 50일동안 1위를 차지, 지난해 발표곡 중 최다 기록도 세웠다. '슈퍼 샤이'는 당시 국내 금요일 오후 1시에 발표됐는데, 국내 음원 성적에는 불리한 조건이었음에도 발매 첫 주에 바로 1위를 달성해 놀라움을 샀다. 더불어 오후 1시에 발표한 역대 걸그룹 중에서 최초로 1위도 기록하게 됐다.
금요일 오후 1시 발표는 통상적으로 빌보드를 염두한 포석으로, 그 효과 역시 좋았다. 서양 양대 차트인 미국 빌보드 '핫 100', 영국 오피셜 '톱 100'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것. '슈퍼 샤이'는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100'에서는 66위로 진입, 영국 오피셜 메인 차트인 '톱 100'에서는 59위로 들어섰다. 이어 양국 차트 모두 9주차까지 차트인을 지켜, 롱런 질주를 펼친 바다.
무엇보다 당시는 전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무려 22곡이나 발표한 날이었다. 그럼에도 뉴진스의 '슈퍼 샤이'는 무난하게 빌보드 '핫 100'에 진입했고, 글로벌 스포티파이와 미국 스포티파이에서도 높은 성적을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슈퍼 샤이'는 스포티파이 3억 스트리밍을 돌파, 이는 역대 뉴진스 곡 가운데 최단 기간 기록이다.
최근 발표한 일본 데뷔 싱글 '슈퍼내추럴'은 음반 판매량에서도 날개를 달았다. 11일 기준, '슈퍼내추럴'은 써클차트 6월 앨범 차트 기준 총 102만 1730장(일반반·위버스반 합산)으로 집계돼, 뉴진스는 5연속 밀리언셀러가 됐다.
음원에서도 강세다. 싱글 동명 타이틀곡 '슈퍼내추럴'은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인 벅스 일간 차트에서 9일째 1위(7월 2~10일)를 지키고 있고, 멜론 '톱 100'에서는 최고 순위 5위까지 올라섰다. 또 미국 빌보드 최신 차트(7월 13일 자) '글로벌(미국 제외)' 22위, '글로벌 200' 34위에 올라 2주 연속 차트인했다. 또한 스포티파이 재팬, 애플뮤직 재팬 등 일본 주요 음원 차트에도 이름을 올려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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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1월 말 발매와 동시에 국내외 차트 정상을 차지, '음원 파워'를 자랑했다.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을 비롯, 총 6개의 빌보드 차트에 진입했다. 더불어 미국 아이튠즈 월드 와이드, 톱 100 그리고 유럽 앨범 차트 1위를 포함, 호주, 브라질, 인도네시아, 멕시코, 필리핀, 폴란드, 러시아, 대만, 태국, 터키 등 24개 지역 및 국가에서 정상을 꿰찼다. 또 애플뮤직 톱 앨범 차트에서 한국, 대만, 태국, 터키,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까지 8개 지역 및 국가 1위를 기록한 바다.
팬덤 척도로 불리는 앨범 판매량도 마찬가지다. 일주일간 판매량 154만장을 달성해 자체 최고 기록 경신, K팝 역대 걸그룹 초동 판매량 5위에 올라섰다. 컴백 당시 멤버들의 건강 문제로 컴백 활동에 빨간 불이 켜지기도 했지만, 치료를 받고 안정을 취한 (여자)아이들은 그야 말로 '슈퍼 레이디'답게 돌아와, 가요계를 들썩이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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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믹스는 2022년 2월 싱글 'AD MARE(애드 마레)'를 발표하며,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싱글 타이틀곡 'O.O(오오)'는 엔믹스의 '믹스팝'을 처음 알린, 기념비적인 곡이다. 놀라움에 눈을 크게 뜬 모양을 형상화한 곡명에서, 새로운 장르를 보고 깜짝 놀랄 준비를 하라는 엔믹스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특히 '엔믹스/ 0과 1의 미로가 보여?/ 보고 있지만 말고 팔로'라는 구간을 시작으로 장르가 확 바뀌는데, '믹스팝' 장르의 가장 특징적인 구간으로 이것이 엔믹스의 음악 정체성이다. 여기서 'Baby, you are ma super hero(베이비, 유 아 마 슈퍼 히어로)'로 이어지는 부분은 분위기 반전에 더 힘을 넣어, '믹스팝' 묘미를 더했다.
'오오'는 각종 음원 차트인은 물론, '오오'가 수록된 싱글 '애드 마레'는 초동 판매량(앨범 발매 후 일주일간 판매량) 22만 장을 넘어서며 당시 집계일 기준으로 역대 걸그룹 데뷔 초동 1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오오'는 3옥타브 라(A5)까지 올라가는 애드리브가 있어, 노래 난이도가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멤버들이 음악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뛰어난 라이브를 보여주면서, '오오'는 뒤늦게 각종 SNS와 숏폼 플랫폼을 통해 입소문이 났다. 다시 말해, 멤버들의 실력이 '오오'의 역주행을 이끈 것이다. 진정한 '슈퍼 히어로'다운 실력이 '슈퍼 데뷔'를 만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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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마그네틱'은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면서, 후렴구에 반복되는 '슈퍼 이끌림' 역시 현재 아일릿의 아이덴티티로 통하게 됐다. 아일릿 앞에 수식어가 '슈퍼 이끌림'이 붙는 이유 역시 일맥상통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릴릿은 '슈퍼 리얼 미'와 '마그네틱'으로 빌보드 양대 메인 차트에 모두 올려놓는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운 바다. '마그네틱'은 '핫100'(4월 20일 자)에 K팝 그룹 데뷔곡 최초로 진입했고, '슈퍼 리얼 미'는 '빌보드 200'에 93위(5월 11일 자)에 랭크됐다. 여기에 '글로벌(미국제외)' 21위, '글로벌 200' 32위로 15주 연속 차트인하는 등 글로벌 차트에 장기간 이름을 올리며 굳건한 인기를 과시하는 중이다. 빌보드가 최근 발표한 '평론가 선정 : 2024년 상반기 베스트 K-팝 송'에 포함되기도 했다.
빌보드와 더불어 세계 양대 음악 차트라 불리는 영국 '오피셜 싱글 톱100'에도 '마그네틱'을 올려 K팝 새 역사를 쓴 바다. 또 지난 9일 기준, '마그네틱'은 스포티파이 3억 스트리밍을 돌파하면서, 역대 K팝 걸그룹 데뷔곡 가운데 최단 기록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 국내차트 2분기는 아일릿의 '슈퍼 이끌림' 천하였다. '마그네틱'은 멜론, 벅스, 지니, 네이버 바이브, 플로 일간차트(4월 22일 자) 1위를 차지하며 '퍼펙트 올킬'을 달성한 뒤 써클차트 글로벌 K팝 부문 월간 차트 정상을 두 달(4~5월) 연속 밟았다.
이처럼 공교롭게도 (여자)아이들, 에스파, 엔믹스, 뉴진스, 아일릿 등 최근 제일 인기 있는 걸그룹들이 'super'가 들어간 노래로 호성적을 거둬 시선을 모은다. 우연이 일치로 볼 수 있지만, 이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지는 '걸그룹 천하' 현상을 방증하기도 한다.
한 가요 관계자는 "걸그룹뿐만 아니라 최근 인기 톱 보이그룹들도 '슈퍼'를 많이 이용했다. 세븐틴의 '손오공'의 영어 제목도 '슈퍼'고, NCT 127의 노래 중에도 '슈퍼 휴먼'이 있다. 스트레이 키즈도 타이틀곡은 아니지만 '슈퍼 보드'라는 곡이 있고, 일본 발매 곡이지만 '슈퍼 볼'도 있다. 최근 전역한 방탄소년단 진의 솔로곡은 '슈퍼 참치'였다. 그룹명에 슈퍼가 들어간 팀들도 있는데 슈퍼주니어와 슈퍼엠이 유명하다. 슈퍼라는 뜻이 굉장히, 대단한 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발음 자체도 우리 입에도 잘 달라붙기 때문에 가사에서 잘 쓰는 것 같다. 다만 최근 가요 지형도를 보면 걸그룹이 정복해, 걸그룹들이 유독 더 '슈퍼'를 쓰는 것으로 보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