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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어깨가 부서지는 고통부터 침샘에 염증까지 생기며 고군분투한 배우 주지훈(42)이 다시 한번 여름 시장을 정조준했다.
일상의 공간이 악몽의 현장으로, 친근한 존재가 위협의 대상으로 바뀌면서 펼쳐지는 극한의 연쇄 재난 상황을 현실적으로 다룬 '탈출'은 기존 재난 영화들과는 다른 독특한 무드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점점 높아지는 재난 난이도를 통해 긴장감을 증폭시키며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특히 주지훈은 '탈출'에서 인생 잭팟을 노리며 도로 위를 배회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렉카 기사로 파격 변신에 나서 눈길을 끈다.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 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생존자들 사이에서 긴 머리를 휘날리며 영화에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공항대교에 갇힌 안보실 행정관 정원(이선균),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 연구원 양 박사(김희원)와 함께 대립하다 공조하고, 또 공조하다 대립하며 차진 팀플레이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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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박 캐릭터에 대해서 주지훈은 "조박은 타인보다 개인주의적인 캐릭터였다. 허세도 좀 있고 생활력도 있다. 이 친구의 나잇대를 고려했을 때 내가 어릴적 봐왔던 90년대 초반, 그 당시에서 흔히 봤던 주유소에서 일했던 형들이 떠오르더라. 세상과 동화를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아가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김태곤 감독도 처음엔 내 비주얼을 보고 너무 파격적이지 않냐며 걱정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그는 "선입견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선입견을 잘 활용하면 보편적인 것을 수도 있고 반대로 충격을 줄 수 있다. 물론 처음엔 나에 대해 편견이 있으니까 의상팀도 패셔너블한 옷을 가지고 오더라. 그런데 내가 그런 의상을 입으면 캐릭터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조박이 너무 트랜디해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현실적인 의상을 입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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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술을 머금고 불을 뿜으며 군사용 실현견을 막아서는 장면에 대한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주지훈은 "내가 불을 뿜었는데 현장에 도움을 주던 차력사가 내 모습을 보고 놀라더라. 내가 초보라서 그런지 내 생갭다 훨씬 더 긴장을 하며 촬영했던 것 같다. 알코올이 침샘으로 타고 들어가 염증이 생기기도 했다. 물론 CG로 할 수도 있었지만 내가 마임 연기를 잘 못 한다. 원하는 연기가 있는데 가짜로는 절대 못 하겠더라. 어릴 때 차력쇼를 보면서 호기로 따라해 본 적이 있어서 감은 있었다. 그럼에도 위험할 수 있었다.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188cm임에도 트렁크 안에 몸을 구겨 넣어 고군분투한 장면 또한 쉽지 않았다는 주지훈이다. 그는 "현장에서 트렁크에 들어가서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에 너무 놀랐다. 한편으로는 여름 블록버스터를 찍는데 다른 건 다 CG로 만들면서 트렁크 만큼은 CG로 만들지 않는다는 게 이해할 수 없었다"며 "트렁크 안에 들어가 연기하는 게 육체적으로 진짜 힘들었다. 그 장면만 5일간 찍었다. 나도 나지만 강아지 조디에게도 미안했다. 우리가 평소 양반다리를 오래 하면 다리가 저리지 않나? 딱 그런 상태였다. 어깨가 부서지는 줄 알았다. 트렁크 장면은 액션 합이 아니라 그저 내가 감당해야 하는 통증이 실제로 오니 더 힘들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물론 힘들다고 현장에 양해를 구할 수 있지만 모두가 다 힘들고 피로도도 높지 않나? 그 속에서 차마 불평을 못하겠더라. 호기롭게 '내가 해보겠다'며 연기했다.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인데 차마 못한다는 말은 못하겠더라. 정말 체면이 뭔지. 그래도 칸영화제에서 외신기자들이 어떻게 찍었냐 궁금해 하더라. 기술적인 완성도에 대해 궁금증을 가질 때 보람이 있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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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은 "배우마다 스타일이 있지 않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좋은 배우도 있고 다같이 어울려야 파이팅하는 배우들도 있다. 그런 부분에 나와 이선균 형은 잘 맞았다. 우리는 촬영 중간에 각자의 방에 가 있는 편은 아니었다. 계속 이야기하고 촬영이 정해진 시간까지는 계속 대화하면서 호흡을 맞춰나간 것 같다. 실제로 결이 맞는 게 느껴지는 형이었다"며 "다만 선균이 형이 나보다 더 디테일하다. 굉장히 비슷하면서 다른 것 같다. 나는 지켜보는 타입이었고 선균이 형은 굉장히 디테일, 개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나와 직업이 같지만 나와 다른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는데 그게 선균이 형이었다. 같은 배우지만 배우고 관찰했다. 나에게 없는 선균이 형의 부분을 흡수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선균의 유작이 된 '탈주'에 대해 "사실 (일련의 사건 때문에 ) 특별히 남다르게 다가오는 작품은 아니다. 배우로서 모든 영화에 최선을 다한다. 시간을 돌릴 수 없지 않나? 늘 소중하고 그런 마음이다. 선균이 형은 정말 좋은 동료, 좋은 선배, 좋은 배우였고 즐거운 기억을 가지고 있다"며 "나는 열심히 만든 작품이니까 열심히 홍보하며 내 할일을 하고 있다. 우리 영화는 즐거운 부분도 많으니까 그런 부분을 내가 나서서 알리려 노력하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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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