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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아직 조롱은 이르다.
'경성크리처'는 다소 전개가 느리다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는 모양새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크리처'가 4회 말미나 되어 주인공인 장태상, 윤채옥과 마주하게 되는 점 등은 극의 긴장감을 다소 떨어뜨린다. 그렇지만 이를 무작정 비판할 수 없는 이유는 등장인물들의 서사를 착실하게 풀어내고 있기 때문. 이들의 이야기가 촘촘하게 그려진 덕에 처절하게 무너지고 투쟁하는 모습에도 몰입도가 더해졌다.
옹성병원이라는 좁고 음습한 공간은 '경성크리처'의 긴장감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장치가 됐다. 일본인들의 실험으로 인해 만들어진 크리처는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갖고있고, 여기에 생김새도 압도적으로 다가와 압박감을 조성한다. 이에 주인공들은 이 크리처는 물론, 일본군들과도 사투를 펼쳐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점점 더 빠져들게 만드는 모습들도 탄탄한 서사로 완성돼 재미를 더한다.
한소희는 24일 자신의 개인 계정에 안중근 의사의 사진과 함께 '경성크리처' 스틸컷을 여러 장 게재했고, "경성의 낭만이 아닌, 일제강점기 크리처가 아닌, 인간을 수단화한 실험 속에 태어난 괴물과 맞서는 찬란하고도 어두웠던 그 시절 사람들의 이야기. 서로가 서로를 사랑으로 품어야만 단단해질 수 있었던 그해 봄"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일본 네티즌들은 "테러리스트가 영웅이냐"며 원색적인 비난까지 쏟아내고 있는 것. 그러나 한소희는 "보고싶지만, 일본인으로서 용기가 필요하다. 팬으로서 많이 슬퍼졌다"는 일본인의 댓글에 "슬프지만 사실인걸. 그래도 용기내주어 고마워"라는 소신 발언을 남겼다.
최근 '경성크리처'를 향한 조롱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파트2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한소희가 당당히 전한 메시지처럼, '경성크리처'는 메시지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바. 탄탄히 서사를 쌓아올린 '경성크리처'가 파트2에서 어떤 마무리를 짓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