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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30일'→'오겜2' 내겐 다 똑같아"…사탄들의 학교에 강하늘의 등장이라(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3-09-25 08:32 | 최종수정 2023-10-10 08:36


[SC인터뷰] "'30일'→'오겜2' 내겐 다 똑같아"…사탄들의 학교에 …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 강하늘(33). 그에게 흑역사란 없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 '30일'(남대중 감독, 영화사 울림 제작)에서 지성과 외모 그리고 찌질함까지 타고난, 나라(정소민)의 X 정열을 연기한 강하늘. 그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30일'의 출연 계기부터 코미디 연기에 대한 자부심까지 모두 털어놨다.

'30일'은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하게 남남이 되기 직전 뜻밖의 사고로 동반 기억상실증에 걸려버린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같았던 첫 만남 이후 심장 터지는 로맨스로 이어졌지만, 어느새 로맨스보다 피 터지는 신경전을 주고받는 사이가 된 커플의 예측 불가 코미디를 유쾌하게 다뤘다.

특히 강하늘은 '30일'을 통해 미담 제조기라는 수식어를 벗어 던지고 참을 수 없는 찌질함을 갖춘 웃음 제조기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스물'(15, 이병헌 감독)부터 '청년경찰'(17, 김주환 감독),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19, 임상춘 극본, 차영훈 연출)까지 연기력을 인정받은 강하늘은 전작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코믹 연기로 가을 극장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 앞서 강하늘은 '스물'에서 첫사랑 상대로 정소민과 한차례 호흡을 맞춘바, '30일'을 통해 8년 만에 재회, 제대로 된 코믹 케미를 과시했다.


[SC인터뷰] "'30일'→'오겜2' 내겐 다 똑같아"…사탄들의 학교에 …
이날 강하늘은 "개인적으로 전작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욕심은 없다. 내 입장에서는 다른 이미지를 선택하는 게 오히려 전략적인 느낌이다. 나는 그런 머리가 없다. 보통 시나리오만 재미있으면 하게 된다. 전작과 캐릭터가 겹친다는 생각이나 신경을 잘 안 쓰려고 한다. 내가 만나게 되는 작품을 온전히 집중하려고 하는데 아직도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며 "내가 개인적으로 믿는 미신 같기도 하지만 한 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대본이 있으면 결과적으로 출연하게 되는 것 같다. 감독의 전작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대본, 시나리오를 읽고 재미있으면 출연을 결정하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흥망을 따졌을 때 안 되더라도 내가 선택한 거니까 후회는 없다"고 자신만의 소신을 전했다.

이어 "이런 말을 하면 불편한 사람도 있겠지만 너무 큰 대박이 안 왔으면 좋겠다. 이변의 중심에 서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나영석 PD의 라이브에 출연했을 때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받았을 때도 내 인생에서 이변이다. 영화도 잘 되면 너무 좋은데 그저 모두가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정도의 스코어로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보통 이변의 중심에 서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다음 이변을 바라는 것 같다. 이변은 사실 많은 운이 따라야 하는 것인데 운이 계속되는 것도 아니고 나는 소소하게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항상 바라는 것은 손익분기점 돌파다"고 고백했다.


[SC인터뷰] "'30일'→'오겜2' 내겐 다 똑같아"…사탄들의 학교에 …
이변을 선호하지 않는 성향과 달리 강하늘은 꺼내는 작품마다 흥행 타율이 높기로 소문난 배우 중 하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 황동혁 갱·연출)에 합류한 강하늘은 "나도 정말 말 하고 싶은데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녀의 저주에 걸린 것처럼 입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그는 "나에게 모든 작품이 이변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30일'이나 '오징어 게임2'나 다르지 않다. 내 말을 듣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들릴지 몰라 이야기하기 조심스럽다. 내게는 모든 작품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당연히 글로벌적으로 대성공하고 대단한 작품이라는 걸 알고 있고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오징어 게임2'는 그 이상의 욕심보다는 내가 하는 작품들과 다 똑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해내야 하는 작품들의 연장선으로 느껴진다. 주변에서는 '오징어 게임2' 출연이 큰 기회라고 하는 데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에 부담 갖지 않으려고 한다"며 "나는 운이 좋아 그동안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좋은 작품을 잘 해내야 하는 것도 맞고 실제로 잘 된 작품도 있었는데 작품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부담된다. 성향 자체가 중심이 드는 걸 안 좋아해서 겉도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SC인터뷰] "'30일'→'오겜2' 내겐 다 똑같아"…사탄들의 학교에 …
자신에게 빠지지 않는 '미담'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놨다. 강하늘은 "내게 늘 미담이 있다고 하는 데 개인적으로 미담은 1도 없다. 항상 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박보검 씨에게 미안하다. 박보검 씨 정말 착한데 나는 보검 씨와 느낌이 다르다. 사실 나의 목표는 하나다. 다른 사람에게 잘하는 것보다는 나와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런 마인드로 나는 생활하고 있고 박보검 씨는 정말 술, 담배 전혀 안 하고 내가 듣기로는 욕도 안 한다고 하더라. 나는 착하다기보다는 재미있는 사람으로 보이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미담이 없다고 말하는 강하늘이지만 업계에서 강하늘의 미담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는 중. 최근에는 자택 1층에 무명 배우들을 위한 연습실을 사비로 마련해 생활이 힘든 동료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후문. 이와 관련해 강하늘은 "1층에 연습실을 하나 만들었다. 구입한 게 아니라 철저하게 월세를 내고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업계도 많이 변했다. 비대면 오디션이 많아졌는데 주변에 공연을 시작하는 친구들이나 연기를 하고 싶지만 작품이 많이 없는 친구들이 오디션 영상을 촬영할 공간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습실을 빌리게 됐다. 3~5만원 정도 내고 연습실을 빌려 오디션 영상을 찍는데 그게 모이면 너무 큰 부담 아닌가? 그래서 내 가까운 사람들이라도 조금 편하길 바라는 마음에 연습실을 빌린 것이다. 물론 나도 가끔 쓰면 되는 공간이라 부담 갖지 않고 빌리게 됐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배가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 선배들에게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30일'은 강하늘, 정소민이 출연했고 '위대한 소원' '기방도령'의 남대중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0월 3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티에이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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