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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젠지가 올해 국내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또 젠지는 이날 우승으로 오는 10~11월 서울과 부산에서 열리는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당당히 LCK 1번 시드로 출전하게 됐다. 2020년부터 4년 연속 롤드컵 진출이다. T1은 챔피언십 포인트 170점을 확보, 젠지에 이어 LCK 2번 시드로 롤드컵 무대에 서게 됐다. 역대로 롤드컵 3회 우승에 빛나는 T1이지만, 2014년과 2018년에 국내에서 열렸던 대회에선 나서지 못했다. 올 시즌 역시 서머 시즌에서 정규리그 5위에 그치며 자칫 '징크스'를 이어갈 뻔 했지만, 전날 열린 KT 롤스터와의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3대2로 승리, 결승에 오르며 이를 스스로 끊어냈다. T1의 원년 멤버이자 여전히 팀의 중심인 '페이커' 이상혁은 롤드컵 진출 확정 이후 "국내 팬들이 응원하는 롤드컵 무대에서 뛰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상위팀을 격파하는 '도장깨기'를 하며 무섭게 치고 오른 T1이었지만, 이번에도 젠지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젠지는 스프링 시즌 결승전에서도 MVP에 오른 18세의 무서운 신예, '페이즈' 김수환이 이번에도 빛났다. 김수환은 1~2세트에서 '피넛' 한왕호, '쵸비' 정지훈 등 에이스 선배들의 도움을 집중으로 받으며 각각 12킬씩을 기록, 국가대표 3인방이 포진한 T1을 압도했다.
국내를 평정한 젠지의 숙원은 역시 롤드컵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의 우승이다. 젠지는 국내에선 최근 계속 T1을 찍어 누르고 있기는 하지만 국제 무대에선 단 한번도 결승에 못 오를 정도로 경쟁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 갤럭시를 인수한 이후 2018년 롤드컵에선 8강조차 오르지 못했고, 이후 2020년 8강 그리고 2021~2022년 연속 4강에 머물고 말았다. 잘 아는 상대에 대한 확실한 분석을 통한 대처 능력은 뛰어나지만, 익숙치 않거나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해외팀들을 상대로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약점을 이번에는 국내팬들 앞에서 확실히 털어내야 비로소 결승 무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젠지와 T1에 이어 나머지 롤드컵 진출권 2장의 주인공을 가리기 위한 한국 지역 대표 선발전은 오는 25~27일 열린다. 두 시즌 연속 3위를 차지한 KT가 25일 한화생명e스포츠를 꺾는다면 2018년에 이어 5년만에 다시 롤드컵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