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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계를 모르는 배우다. 배우 박정민(36)이 또 박정민 한 열연으로 여름 극장 빅펀치를 날렸다.
특히 데뷔작 '파수꾼'(11, 윤성현 감독)을 시작으로 '동주'(16, 이준익 감독) '그것만이 내 세상'(18, 최성현 감독) '사바하'(19, 장재현 감독)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 홍원찬 감독) 등 매 작품 독특한 캐릭터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구축한 박정민은 '밀수'에서 카리스마 있는 춘자와 진숙 사이에서 기를 못 폈던 막내였지만 밀수판에 공백이 생긴 뒤 야망을 갖고 폭주하는 장도리로 다시금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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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리 비주얼을 위해 공들인 노력도 특별했다. 박정민은 "처음에는 류승완 감독이 뱃사람 같은 단단한 몸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운동을 시작했고 실제로 몸이 벌크업 됐다. 솔직하게 벌크업이 아닌 살크업이 됐다. 첫 피팅 때 런닝을 입고 류승완 감독 앞에 나섰는데 단번에 '이대로 나오는 건 어때?'라는 말을 들어 너무 좋았다. 그 당시 배도 나오고 얼굴에 살도 많이 붙어 있었는데 살크업 된 몸이 통과된 이후 운동을 안 갔다. '밀수' 촬영 때는 80kg까지 쪘다. 아마 지금보다 약 10kg 증량된 상태이지 않았나 싶다"며 "비주얼만으로 굉장히 신났다. 학교에서 연기 수업받을 때 가면을 쓰면 연기가 좀 더 자유로워지는 경우가 있다. 장도리가 그랬다. 마치 가면 하나 쓰고 연기한 것처럼 신나게 해볼 수 있었던 캐릭터였다. 평소 내 얼굴이 아니니까 뭘 해도 납득이 가는, 허용범위를 넓혀준 느낌이었다"고 애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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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은 '밀수'에서 액션 호흡을 맞춘 조인성에 대해서도 남다른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조인성 형이 정말 감사한 게 '더 킹'(17, 한재림 감독) 때 조인성 형을 처음 만났다. 그때 붙는 신이 많지 않았는데도 살갑게 대해주고 그 이후 연락도 자주 해줘서 친해진 사이가 됐다. 이번 '밀수' 촬영할 때도 조인성 형이 같이한다고 하니까 너무 마음이 편했다. 현장에서 나를 편하게 대해주니 너무 좋았다"며 "이번 작품에서 아우라가 큰 선배들이었는데 그걸 반감시키지만 말자는 각오하고 임했다. 혹여 내가 선배들의 연기를 받지 못해 신을 소화하지 못할까 걱정할 정도였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그렇다고 내가 '조인성을 이기겠어'라는 마음으로 임하지는 않았다. 영화 속에서 장도리가 유리컵을 씹어 먹는 장면이 있는데 스태프들이 '아수라'의 정우성 같다고 하더라. 류승완 감독은 내게 농담으로 정우성과 조인성을 이을 3대 미남이라고 칭찬해 줬다"며 "영화 촬영하면서 너무 놀란 부분이 조인성 형과 액션 신이었다. 조인성 형의 클로즈업 얼굴을 모니터로 봤는데 정말 식겁했다. 너무 잘생기고 너무 멋있더라. 그때는 모든 현장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탄성을 자아냈다. 그런데 반면 내 촬영 때는 반응이 없어 걱정했다"고 겸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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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샘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