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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동욱이 작품의 무게감을 더하는 내공을 발휘하고 있다.
게다가 한무영은 이로움이 더는 과거에 마주쳤던 여린 소녀도 아니고 자신과는 180도 다르게 비합법적인 방식으로 모든 사건을 해결하려 든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에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로움이 하는 일이 뭐든 도와주겠다는 말과 함께 "타인에게 상처 주기 전에 적어도 망설일 줄 알고 악을 악으로 갚는 것 말고 다른 방법도 고민할 줄 알아야 해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내가 그렇게 만들 겁니다"라고 선언했다. 한무영의 올곧은 신념이 잘 드러났던 대목이었다.
김동욱은 무표정한 얼굴 뒤에 이타적인 배려심을 지닌 한무영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언뜻 보면 차가워 보이지만 그 안에 자리한 약자를 위한 마음이 존속 살해범 누명을 쓴 여자를 돕고 있고 모두가 포기하려고 했던 보험 살인사건의 피해자 어머니를 끝까지 보살피게 했다. 한무영만의 심지가 드러나는 단정한 말투, 세상이 외면한 이들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책임감까지 그를 이루는 모든 것들은 김동욱의 진정성 어린 연기와 어우러지고 있다.
더불어 한무영의 어린 시절 가정사가 한 꺼풀 벗겨지면서 그에게도 깊은 상처가 있음을 짐작하게 했던 터. 과거의 슬픔에 종종 흔들리는 찰나의 순간마저도 김동욱은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변호사 배지를 내려놓고 이로움과 같은 목표를 향해가겠다는 뜻을 밝히며 지금보다 더 달라질 한무영의 앞날을 예고한 가운데 이에 맞게 바뀌어나갈 김동욱의 연기에도 기대감이 쏠린다.
회를 더할수록 더욱 빠져들게 만드는 김동욱의 서사는 매주 월, 화요일 저녁 8시 50분에 방송되는 tvN 월화드라마 '이로운 사기'에서 계속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