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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게은기자] 뇌과학자 장동선이 극단적 선택의 트라우마를 털어놨다.
장동선은 "고등학교 때 가까운 동생이 있었다. 홀어머니와 살았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 이 동생은 제게 '사는 게 힘들고 의미없다'는 얘기를 던지곤 했다. 항상 들어주고 공감해 줬는데 고2 때 어느 날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머니가 동생의 마지막 행적을 찾았는데, 마지막에 전화했던 사람이 저더라. 저한테 세 번 전화했는데 전화를 받지 못했고 저는 장례식장에서 동생을 보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 "그 이후 몇 년 동안 다른 죽음을 경험할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다. 내가 있으면 주변 사람이 죽는건가 싶을 정도였다. 19살 때 어머니도 돌아가셨다. 죽음으로부터 남겨진 사람도 죽음을 생각하게 되고 그 위험에 처하게 된다. 저는 10대, 20대 때 두 번의 자살시도를 했다. 다행히 실패했지만 죽음을 생각하는 마음을 안다"고 말해 먹먹함을 더했다.
독일 유학 당시,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가 장동선에게 "상태가 안 좋으니 매일 아침 같이 운동하자"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시간이 지나도 진전이 없자 장동선을 병원에도 데려가고 "같이 이사를 가서 환경을 바꿔보자"는 제안까지 했다고. 그 후 친구가 또 한 번 제안한 건 조직 결성이었다. 장동선은 "친구가 전쟁으로 삶이 파괴된 곳에 교육 봉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나도 힘든데 내가 어떻게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겠나' 싶었는데, 도움을 건네는 행동을 하다 보니 변화하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은 자기효능과 유능감을 높여주고 나 자신을 치료하는 효과도 내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생갭다 다른 사람들의 삶에 관심이 없다. 자살이 심각한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오지라퍼가 돼서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손을 내밀어 주는 게 중요하다"며 "주변에 귀 기울이고 손 내밀고 물어봐달라. 내가 위험할 때는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고 내 이야기를 꺼내는 게 중요하다. 가슴 아픈 일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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