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정주리(43) 감독이 "'도희야' 이후 9년의 공백, 암담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도희야' 개봉이 2014년이었는데 그 작품을 끝내고 여러 가지 일을 마치니까 2016년이었다. 원래는 바로 다음 작품을 만들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 시나리오를 쓸 때 두문불출하는 편이다. 그렇게 3년을 살았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연락도 끊기고 연락이 와도 못 받고 그랬다. 간신히 그 작품 시나리오를 마치고 제작에 들어가야겠다 했는데 결국 안됐다. 그 작품을 완전하게 포기하기까지도 시간이 걸리더라. 그렇게 훌쩍 시간이 지나버렸다. 그렇게 스스로 마음을 완전히 단념하고 나서는 돌아보니 나는 영화계에서 많이 잊혀진 사람이 됐다. 그때는 암담하더라.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고 그런 상황에 이 영화 제안을 받게 됐다. 기사회생이었다. 그렇게 시작을 하고 나니 그동안의 시간을 빨리 만회하고 싶었던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준비했던 작품이 엎어지고 난 뒤 연출을 포기하고 싶다기 보다는 이렇게 차기작을 못하게 되는구나 싶었다. 더이상 나에게 기회가 없을 수도 있고 '다른 선배들도 이렇게 포기를 했구나' 많이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다음 소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과정에 정주리 감독은 "'다음 소희'의 실화를 인식하게 된 것은 지난 2020년 말이었다. 제작사로부터 실화 소식을 전해 들었고 이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서 나에게 연출 제안가 왔다. 사실 연출 제의를 들을 때까지만 해도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제의를 받은 뒤 그때부터 찾아보니 2017년 1월에 발생한 실제 사건이었다. 당시 돌이켜보니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그 당시 콜센터의 업무 환경과 감정 노동이 이슈가 됐다는 게 떠올랐다. 결정적으로 알게된 것은 시사고발 프로그램이었다. 거기에 최초 보도하고 후속 취재를 한 기자들이 있더라. 그런 기사를 찾아보고 콜센터 문제에 충격을 받았다가 자세히 들여보니 현장실습이라는 교육제도도 문제가 크더라. 내 관심이 그쪽으로 더 쏠리면서 '다음 소희'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 2020년 사건 이전에도 현장실습으로 노동현장에서 죽어난 혹은 다치거나 하는 일이 계속 발생하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회가 되면 꼭 말하고 싶었다"고 연출 과정을 전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