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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시청수 21% 상승? 학폭·장애·MZ 건드린 'SNL코리아', 이게 재미있나요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3-02-02 15:05 | 최종수정 2023-02-03 07:52


[SC이슈] 시청수 21% 상승? 학폭·장애·MZ 건드린 'SNL코리아'…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이게 웃긴 것이 맞는지를 되묻고 싶을 정도다. 'SNL코리아'가 무례한 패러디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에는 수어를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이번에는 학교 폭력 소재를 웃음거리로 활용했다는 것이 문제. MZ세대를 향한 편향된 시선이나 이들이 자주 활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부정적 언급도 거침이 없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 예능 'SNL코리아 시즌3'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인기리에 스트리밍되는 중인 '더 글로리'(김은숙 극본, 안길호 연출)의 장면을 패러디한 '더 칼로리'를 선보였다. '더 글로리'는 유년시절 학교폭력을 포함해 각종 폭력에 시달렸던 문동은(송혜교)이 어른이 돼 자신의 인생을 걸고 복수를 설계하는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 김은숙 작가가 학교 폭력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며 대본을 만들어냈고, 배우들 역시 책임감을 가지고 촬영한 작품이기에 공개 이후 각계에서 학교 폭력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고,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학교 폭력을 일으켰던 배우들의 사과문이 등장하는 순기능도 나타났다.

그러나 'SNL코리아'는 드라마에 등장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던 해당 장면을 웃음으로 희화화하며 논란의 중심이 됐다. '더 칼로리' 자체는 신선한 아이디어라고 칭찬받을 수 있던 부분이지만, 극중 고데기를 이용해 동은의 몸에 화상을 입히는 잔혹한 장면을 활용, 쥐포를 태우는 장면으로 만들어냈다. 시청자들의 양보로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는 장면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해당 장면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 2006년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던 장면이기에 실제 피해자가 있는 만큼 해당 장면을 만들어낸 'SNL코리아'가 조심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SC이슈] 시청수 21% 상승? 학폭·장애·MZ 건드린 'SNL코리아'…
이뿐만 아니라 'SNL코리아'는 최근 다수 장면에서 불쾌감을 일으킨다는 평가를 받는 중이다. MZ세대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심어줄 수 있는 장면들도 다수 등장하는 중. 한 코너인 'MZ오피스'에서는 현재의 신세대로 불리는 MZ세대 직원들이 무분별하게 사무실에서 브이로그를 촬영하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일을 해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시각을 그대로 심어주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예의 없고 무책임한 사람들'이라고 선을 그을 수 있는 행동을 다수 묘사해 실제 시청자들에게 "과하다"는 반응을 받기도. 'SNL코리아'의 주기자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던 해당 프로그램이 선을 지키기 못한 채 더 나아가 불쾌감을 심었다는 점에서도 시청자들의 불만이 이어지는 중이다.

여기에 다른 인물의 패션을 보고 'OOO냄새 지리네'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이나, 유명 연애 예능 프로그램인 '환승연애2'와 '나는 솔로' 등 일반인들이 출연했던 프로그램을 무분별하고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하는 장면들도 "굳이 비연예인을 희화화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을 받았다.

풍자가 주는 재미들은 분명 있지만, 풍자는 약자들이 강자를 희화화할 때 그 에너지를 발휘하는 것. 약자를 풍자하는 것은 재미가 아닌 혐오나 다름이 없다. 앞서 'SNL코리아'는 뉴스에서 수어 통역을 해주는 'AI 수어 통역 로봇'을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에 등장시키며 재미를 노렸으나 완전히 실패했다. 로봇으로 변해 등장한 정상훈이 수어를 통역하는 모습을 과장되고 우스꽝스럽게 만들어 표현했기 때문. 이에 청각장애인들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이 이어지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SNL코리아'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패러디하며 재미를 추구했던 과거와는 달리 19금 농담, 약자 비하 등에 무게감이 쏠리는 모양새다. 해당 에피소드들로 인해 온라인 상에서는 장면 장면이 화제가 됐고, 유튜브를 통한 클립 시청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해당 장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지만, 쿠팡플레이는 이를 두고 장근석의 복귀작인 '미끼'와 더불어 전주 대비 시청자수가 21% 수직상승했다는 자축을 했다. 또 "'MZ 오피스' 유튜브 하이라이트는 공개 하루 만에 150만 조회 수를 돌파"했다며 기뻐했지만, 선을 넘어 약자를 혐오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축할만한 일인지는 의문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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