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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용두용미"..정서경의 필력이 만든 '갓벽'드라마 '작은 아씨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10-10 11:2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용두용미', '갓벽' 드라마의 정석이었다. '작은 아씨들'이 웰메이드 드라마의 진가를 입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tvN 토일드라마 '작은 아씨들'(정서경 극본, 김희원 연출)이 9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치열했던 전쟁이 끝난 뒤 오인주(김고은), 오인경(남지현), 오인혜(박지후) 세 자매가 새로운 일상을 맞이했고, 각자의 방식으로 자라나며 진한 여운을 만들어냈다.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11.1%(닐슨코리아 유료가구)를 기록했고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해 동시간대 1위에 오르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해외에서의 찬사도 쏟아졌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들의 순위를 확인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대만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1위에 오르는 등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세계 8위를 차지했다. 또한 넷플릭스의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10'이 제공하는 비영어권 콘텐츠 TV쇼 부문 랭킹에서도 TOP10에 4주 연속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베트남 전쟁에 대한 묘사 탓에 베트남에서 상영 중지가 되는 사태도 벌어졌으나, 이를 제외하고서도 계속해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바. '작은 아씨들'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된다.

'작은 아씨들'은 가장 낮은 곳에서의 일상을 벗어나 상승을 꿈꿨던 세 자매, 각자 다른 욕망으로 삶의 판도를 뒤집으려던 이들의 움직임으로 인한 결과를 그려냈다. 이들의 움직임은 상상 그 이상의 파문을 만들어냈고, 사회의 가장 아래인 어두운 지반까지 뒤흔들었다. 끊임없이 찍어 내리고 누르는 압력에서도 서로와 정의를 지키려는 이들의 모습이 고통 끝의 성장을 완성해 깊은 울림을 전했다.


'작은 아씨들'은 가장 평범한 대한민국의 세 자매의 이야기와 일상 속에서 시작한 드라마다. 가난이 만들어냈던 사소한 균열이 점점 커지고, 그 과정에서 터져 나온 사건과 반전들이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오인주의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진 20억원은 비자금 700억원의 존재, 그리고 하나뿐인 친구 진화영(추자현)의 죽음에 얽힌 어두운 진실로까지 그를 이끌었다. 친구의 억울함을 풀고자 시작했던 진실 추적은 곧 거대 악인 정란회와 엮여 전쟁으로 펼쳐졌다. 때로는 돈과 목숨의 위협에서 오인주는 흔들리기도 했지만, 현실적 고민 끝에 성장과 변화를 이뤄내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호불호가 크게 갈렸던 캐릭터인 오인경은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진실을 쟁취해 응원받았다. 수많은 위기를 뚫고 정란회의 비리와 부패를 세상에 끄집어낸 집요함의 다른 이름은 마지막까지 피해자들의 곁을 지킨 다정함이었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하는 스타일"이라는 자신의 말처럼, 자신의 앞날까지 확실하게 마무리하는 오인경의 모습들이 결국엔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었다.

막내인 오인혜는 언니들의 곁을 떠난 곳에서 사랑의 진짜 가치를 알게 됐다. 가족이란 관계 속에서 충돌을 거듭하다가도 위기의 순간이라면 틀림없이 연대를 보여줬던 세 자매가 타인의 눈에는 어리고 여릴 수 있던 이들의 역전극이 지금껏 볼 수 없던 드라마의 차별화를 만들어냈다.

'작은 아씨들'의 성공에는 정서경 작가의 필력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 그의 손에서 탄생된 모든 이야기들은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기 충분했던 것. 극의 흐름을 일순간에 바꿔버리는 거듭되는 반전들로 만든 전개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각자의 욕망으로 예상 밖의 행보를 펼치는 인물들은 드라마 속에서 살아서 숨쉬었다. 특히 세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돈에 대한 우리들의 욕망은 어디에서 왔을까. 돈은 당신의 영혼에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는 정서경 작가의 메시지는 마지막까지 날카롭게 남았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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