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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더존' 제작진 "웃음만 주는 예능보다, 의미 다질 수 있는 예능"(종합)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2-09-28 14:10 | 최종수정 2022-10-05 06:07


'더 존: 버텨야 산다' 조효진 PD(왼쪽), 김동진 PD.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디즈니+ 오리지널 예능 '더 존: 버텨야 산다'가 예능 패러다임에 새로움을 제시한 분위기다. 극한의 재난 속에서 휴머니즘이 발견됐고, 모두가 공감 가능한 인간적 본능은 웃음을 유발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예능 '더 존: 버텨야 산다(이하 '더 존')' 조효진 PD와 김동진 PD가 28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재난 시뮬레이션이라는 포맷으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사로잡은 것에 "웃음만 주는 예능보다는 의미를 다질 수 있는 예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 8일 첫 공개된 '더 존'은 인류를 위협하는 재난 속 탈출구 없는 8개의 미래 재난 시뮬레이션 존에서 펼쳐지는 인류대표 3인 유재석, 권유리, 이광수의 상상 초월 생존기를 그려낸 리얼 '존버라이어티'다.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에서 공개되고 있는 만큼, 국내외로 반응이 뜨겁다. 홍콩에서는 시청 1위를 하는 등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K영화, K드라마, K가요에 이어 K예능도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더 존: 버텨야 산다' 스틸컷.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조 PD는 '더 존'만의 글로벌 공략점에 "우선 순위는 우리나라 시청자라 생각한다. 그렇게 출발해서 확대하는 지점이라 생각한다. 문화적인 차이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접근하는 편이다. 우리나라 방송국에서 하는 것보다 자막양 같은 것이 적다. 상황으로 많이 설명하려고 하는 자막을 많이 안 넣고 최소화하려고 넣는다. 꼭 필요한 것은 우리나라 시청자들이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넣고 있지만, 글로벌 시청자들이 따라가기 힘들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을 같이 즐길 수 있게끔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글로벌 인기에 대해서는 "유재석도 있고, 이광수는 '아시아 프린스'고, 유리도 소녀시대로 아시아에 탄탄한 팬층이 있다. 세 분의 케미가 잘 보이면서 반응이 조금씩 더 좋아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더 존'은 8개 재난 상황에서 4시간 동안 버텨야 한다는 콘셉트가 더해져, 신박한 예능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조 PD는 "기본적으로 4시간을 찍기 때문에, 촬영이 들어가면 시계가 켜지고 꺼지기까지 4시간이 걸린다. 연기자분들 보면서 깔깔거리는 느낌으로 시간이 훅 간다. 그걸 준비하기 위해 오래 걸린다. 저희는 4시간 찍기 위해 400시간 걸린다고도 한다. 4시간 동안 안 끊어지고 촬영하기 위해 오래 준비를 많이 해야 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김 PD가 "시즌1 첫 회라서 열심히 준비했다. 그 1회가 제일 고생한 것 같다"고 하자, 조 PD는 "그날 되게 추웠었다. 배수구도 얼어서 그걸 녹이는 작업이 어려웠다. 너무 걱정됐다"고 말했다.

사실 1화에서는 극한의 추위를 버티고 살아남아야 하는 미션으로, 제작진과 출연진의 고생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인간의 본능을 제대로 터트린 모습으로 유쾌함을 자아내, 큰 호평을 얻었다. 그런가 하면, 출연진이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로 버티기 난이도가 높게 설정됐다는 의견도 있다.


조 PD는 "전작들에서도 고생을 했는데, 이번엔 더 고생을 할 수 밖에 없다. 재난 시뮬레이션 개념이라, 기획 단계에서도 멤버들한테 '그 어떤 때보다 고생을 좀 한다'고 얘기했었다. 그러니 '당연히 재미를 위해서는 고생해야지'라고 얘기를 하셨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생갭다 난이도가 있고 힘든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더 존: 버텨야 산다' 스틸컷.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그러면서도 출연진의 열의가 대단했다고 덧붙였다. "출연자들의 거부 의사는 전혀 없었다"는 조 PD는 "멤버들은 방송 중에도 뜬금없이 재밌다고 했다. 일반적인 사람 중에서 인류 대표로 설정했는데, 지금 우리가 겪은 상황처럼 그런 것들을 리얼하게 살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물을 따뜻하게 주면 거짓말이 된다고 생각했다. 리얼하게 줘야 반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 "유재석도 이 정도가 돼야지 재난 시뮬레이션이 된다고 생각했다. 소소하게 작은 의미라도 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하셔서 저도 너무 고마웠다. 가학적으로 보일까봐 걱정 안 한 부분은 아니다. 버텨나갔을 때 의미가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웃으면서 버텨나갈 수 있다는 걸 해주셨다. 한 번도 '너무 힘들겠다, 죽겠다'고 한 적이 없었다. 이걸로 인해 웃음을 드리고, 버텨나간다는 의미 같은 것으로 위로를 줄 수 있다면 해내야지라고 하신다. 너무 황당하지만 오늘도 재밌었어라면서 웃으면서 집에 가신다"고 말했다.


'더 존: 버텨야 산다' 조효진 PD.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미션이 끝나면 방송 말미 환경이나 재난 상황에 대한 교훈적 메시지를 주는 것이 '더 존'의 가장 큰 특징이다. 조 PD는 "재난 시뮬레이션은 콘셉트인데, 웃음을 주면서 버텨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이번에 이렇게 버텨낸 것은 이런 의미가 있다고 덧붙이는 것이다. 굉장히 큰 메시지라기 보다는 작음 의미가 담긴 웃음이 여운이 조금이라도 남았으면, 웃음만 주는 예능보다는 의미를 다질 수 있는 예능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다른 방식으로 의미라든지 사회 현실을 반영한 것을 웃음으로 전달하고 시도하고 싶었다"고 짚었다.

김 PD 역시 "팬데믹에서 다시 일상을 찾아가고 있는데, 예전처럼 다시 생활할 수 있게 도움을 조금이라도 드리면 좋겠다고 고민한 것 같다"고 거들었다.

이제 시즌1 마지막까지 단 두 회차만 남겨둔 만큼,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도 높다. 조 PD는 "시즌2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씀드리기가 지금은 어렵다. 제작사 입장을 이해를 해주시면 좋겠다. 제작사로는 희망 사항이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구 냉각설, 물 부족 문제, 전염병 및 격리 생활 등 재난 상황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준 '더 존'이 시즌2까지 시리즈를 이어가, 글로벌 인기와 감동을 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 존: 버텨야 산다' 김동진 PD.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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