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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넷플릭스 '블랙의 신부' 김희선이 일명 '마라맛' 작품의 매력으로 흠뻑 젖어들게 했다.
'블랙의 신부'를 통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콘텐츠에 첫 도전한 김희선은 "'블랙의 신부' 캐스팅 당시, 한국 넷플릭스 작품 중 구미가 당길만한 작품이 없었는데, '오징어게임'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늘었다. 이후 넷플릭스의 인기도 점점 많아졌고 저도 이번 작품을 통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희선이 연기한 서혜승은 복수를 위해 욕망의 레이스에 뛰어든 인물이다. 남편을 죽음으로 내몰고 자신과 딸의 인생까지 송두리째 망가뜨린 사람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결혼정보회사 렉스가 만들어둔 결혼 비즈니스에 동참한다.
해외에서는 '결혼정보회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 또한 신선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김희선은 "사람을 등급으로 매기고 서로의 조건이 맞아야만 사랑을 찾는다는 자체가 외국인들에 어색하게 느껴졌을 것 같다. 좋은 방면으로 봤을 때는 신선하고 나쁘게 보면 욕하면서 보게 되는 자극적인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블랙의 신부'는 홈쇼핑 상품 판매 형식을 빌려 드라마 내용과 등장인물 캐릭터를 소개했다. 상품이 지닌 특장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홈쇼핑의 강점에 넷플릭스가 주목하면서 홈쇼핑 업계 최초로 '드라마'가 상품으로 등장했다. 이에 대해 "사실 홈쇼핑 홍보 제의가 들어왔을 때, 가장 반대하던 사람이 저였다. 그런데 촬영날 제가 제일 열심히 하고 있더라. 이 모습을 본 후배들이 저한테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홈쇼핑을 촬영하면서 댓글도 읽고 쇼호스트한테 돌발 질문을 하는 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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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블랙의 신부' 제작발표회 당시, 배우 박훈과 차지연은 "김희선의 합류 소식을 듣고 작품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후배들이 제가 먼저 다가가는 걸 받아주지 않았다면, 저는 시도조차 안 했을 것"이라며 "제가 농담을 건네면 잘 받아주고 안 웃겨도 웃어주고 하다 보니 용기를 내서 한 마디씩 더 건넬 수 있게 됐다. 촬영을 시작했을 때, 팬데믹으로 인해 배우들끼리 자주 만나지 못했는데 저희는 밤마다 영상통화를 했다. 현욱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술을 좋아해서 2주 동안 매일 영상 통화를 하면서 맥주 한 캔씩 마셨다. 오히려 비대면으로 만나다가 실제로 촬영장에서 보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이현욱과 박훈은 연극을 오랫동안 했고 서로 신인 때부터 함께 해왔기 때문에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척하면 척이다. 현장에서는 우리끼리 '덤앤 더머'라고 부르기도 했다. 제가 촬영을 한 달 가까이 일찍 끝냈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박훈이) 제 마지막 촬영 날 선물과 편지를 들고 몰래 파주까지 왔다. 특히 편지를 에이포(A4)용지 꽉 차게 써줬는데 파주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눈물이 흘렀던 기억이 난다. 이현욱도 정말 겸손했다. 내가 이번 작품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 거짓말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 '블랙의 신부' 촬영을 하면서 내 인복이 정말 많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극 중 대립 장면이 많은 정유진에 대해서는 "서로 복수를 해야 하는데 실제로 코드가 너무 잘 맞았다"며 "(정유진과) 같은 샵을 다녀서 매일 만났고 또 술을 그렇게 좋아하더라. 마치 하루만 봐도 20년 동안 알고 지낸 것 같은 케미였다. 배우들은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이야기할 때 다른 배우의 영역을 침범할까 봐 주로 이야기를 안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는 촬영하면서 서로 원활하게 소통했고 배려하면서 즐겁게 촬영했다. 둘 다 웃음이 많아서 장광 선생님한테 혼나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블랙의 신부'는 한국 넷플릭스 TV쇼 부문 2위, 전 세계 8위를 차지했다. 김희선은 "아직 작품이 공개된 지 얼마 안돼서 인기에 대한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해외 팬들이 선물을 많이 주셨다. 이전에는 중국어 편지를 주로 받았다면 최근에는 전 세계 다양한 국가 팬분들의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제가 아침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는데 하루에 만 명씩 늘어나 있어서 신기했다"고 전했다.
연기자로서 지닌 본인의 매력포인트에 대해서는 "다른 배우들의 장점과 매력을 이야기하는 건 쉽지만 제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건 쉽지 않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김희선은 "저의 첫 번째 넷플릭스 작품이었는데, 좋은 환경에서 촬영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90년대에 제가 활동할 때 비해서 콘텐츠와 소재가 다양해진 것 같다. 우리나라의 여배우가 출산하고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졌고 시대가 변하면서 점차 좋은 흐름으로 바뀌게 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저도 자극적인 작품을 왜 선택하게 됐는 지 고민을 해봤는데, 욕하면서 볼 수 있는 드라마가 그만큼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블랙의 신부'에서는 진전이 되지 않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실 수도 있지만 짜릿하고 통쾌한 모습도 함께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