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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시리즈어워즈]'오징어게임→SNL코리아', 역대급 작품상 후보 라인업…화려한 축제의 엔딩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2-07-13 09:51 | 최종수정 2022-07-14 06:20


'D.P.',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오징어 게임', '유미의 세포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포스터(왼쪽부터, 가나다순). 사진 제공=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화려한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엔딩이다. 오는 1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크로마에서 열리는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진정한 주인공'이 최우수 작품상으로 가려진다.

지난 한 해 코로나 기승에도 스트리밍 시리즈 국내 작품들은 전 국민의 큰 위로와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며, 'K콘텐츠 제국'의 힘을 증명해냈다. 이는 국내 최초 스트리밍 시리즈 콘텐츠 시상식인 청룡시리즈어워즈의 탄생 이유이기도 하다.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이 치솟고 있다는 점에서, 청룡시리즈어워즈는 모든 스트리밍 시리즈 국내 작품들과 궤를 함께한다.

무엇보다 절대적인 권위의 상징과도 같은 시상 마지막 순서에 최우수 작품상을 배치, 눈부신 별들의 전쟁에 화려한 종지부를 찍고자 한다. 최우수 작품상은 최전방에서 활약한 출연진은 물론, 연출자를 비롯한 모든 스태프, 스트리밍 서비스 관계자들까지, 콘텐츠를 위해 땀 흘린 모두의 공로를 치하하는 의미 있는 상이다.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

'D.P.',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오징어 게임', '유미의 세포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가 영예의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두고 경합한다.

'D.P.'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이야기를 섬세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완성, 국내외로 큰 호평을 받았다. 탈영병 체포조라는 신선한 소재와 매력적인 캐릭터로 대중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은 작품이다. 호불호를 타는 군대 얘기임에도 불구, 세대 불문 남녀노소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여기에 부조리한 현실을 가감 없이 들춰낸 사실적인 연출, 정해인·구교환의 브로맨스, 손석구·조현철·김성균의 맛깔나는 호연, 작품의 통렬한 메시지 등은 'D.P.'가 최우수작품상 유력한 후보로 통하는 근거다.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심리 수사극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도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 작품이다. 기존 범죄 수사극이 연쇄살인범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통상적이었다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연쇄살인범을 좇는 사람들에 집중했다. 이들이 느끼는 고뇌와 책임감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치밀한 대본, 과감한 연출, 명품 연기까지 더해졌다. 19세 이상 관람 편성이라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시청자들이 먼저 알아본 까닭이 분명한 작품으로, 최우수작품상에 거론되기 충분하다.

전 세계에서 유행한 달고나, 초록 추리닝, 진분홍 슈트. 지구촌을 '깐부'로 만든 'K콘텐츠'. 이젠 제목만으로 존재감이 돋보인다. 미국 주요 시상식인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 고섬어워즈 등을 휩쓴 데 이어 최고 권위 시상식 에미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첫 번째 청룡시리즈어워즈 최다 노미 작품의 주인공도 역시였다. 이 경이로운 기록들은 바로 '오징어 게임'을 가리킨다. 구구절절한 이유도 설명도 필요 없을 정도다. 456억 상금과 목숨이 걸린 서바이벌을 다룬 '오징어 게임'은 자극적인 소재와 K신파로 흥행한 것이 아닌, 심화된 빈부 격차와 우리네 사회 갈등을 들여다보게 했다. 국경을 초월한 현상을 꿰뚫은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더욱 수상 무게에 힘이 실린다.


유미라는 평범한 인물의 일상적인 소재로 재미를 선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유미의 세포들'은 세포 이야기로 풀어간 기발한 상상력으로 통통 튀는 MZ세대 시청자들의 취향을 단숨에 정조준했다. 특히 3D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완벽하게 직조한 연출은 극의 독보적인 차별점이다. 원작 웹툰의 탄탄한 팬덤은 드라마 버전에서 자칫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안고 갈 수 있는 것도 '유미의 세포들'의 경쟁력을 방증한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명품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력과 파격적인 현실 풍자 스토리의 조화로 '최고 블랙코미디'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바람 잘 날 없는 정치가에서 여성 신입 문체부 장관의 생존기는 현실을 고증한 정치 스토리로 흥미를 높였다. 또 얽히고설킨 캐릭터 간의 관계성, 인물들의 끊임없는 차진 티키타카까지 다채로운 관전 포인트가 포진했다는 것도 웰메이드 드라마 탄생을 알린 대목이다. 이제는 '이렇게 된 이상 작품상 수상도 가능하다'로 보아도 이견이 없다.


'SNL 코리아', '서울체크인', '여고추리반', '플레이유', '환승연애' 포스터(왼쪽부터, 가나다순). 사진 제공=쿠팡 플레이, 티빙, 카카오TV
예능 부문 최우수작품상

'SNL코리아', '서울체크인', '여고추리반', '플레이유', '환승연애'의 예능 부문 최우수작품상 경쟁도 맹렬하다.

이렇게 속 시원한 예능이 있었나. 'SNL 코리아'는 정치 풍자와 사회적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코미디로 승화한 '사이다' 같은 예능이다. 제목 그대로 토요일 저녁 시청자들의 통쾌한 웃음을 책임지면서 쿠팡플레이 최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동엽, 안영미, 권혁수, 정상훈 등 정평 난 방송인들의 활약에 주현영, 정혁, 웬디 등 신선한 얼굴들도 힘을 보태니, 사랑받을 수밖에. 이병헌, 하지원, 허성태 등 예능에서 잘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의 빛나는 코미디도 'SNL 코리아'에서만 볼 수 있는 뚜렷한 차별점이다.

'서울체크인'은 '제주댁' 이효리가 서울에 '체크인'해서 '체크아웃'하는 순간까지를 담은 예능이다. 이효리가 누구를 만나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한 이 모습이 진솔하게 담겼다. 명불허전 톱스타 이효리의 거침없는 솔직 토크와 남다른 스타성이 인기 PD 김태호 손을 거치자, 재미는 제곱이 된 분위기다. 박나래, 엄정화, 보아, 1세대 아이돌 등 반가운 인물들과 이효리의 '뜨거운 1박'은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필요충분조건이었다. 여기에 아름다운 서울 풍경도 덤이다.

'여고추리반'은 장르 예능의 지평을 넓힌 귀한 작품이다. 예능과 미스터리 추리를 더 해, 쾌감과 몰입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대탈출', '더 지니어스' 등 장르 예능에 명성이 자자한 정종연 PD은 '여고추리반'으로 더 탄탄해진 스토리텔링과 확장된 스케일을 자랑, 미스터리 어드벤처 진가를 확실히 보여줬다. 치밀하고 촘촘히 설계된 세계관과 반전을 거듭하는 예측 불가한 전개는 쫄깃한 긴장감을 자극했고, 매회 복선을 쌓아간 서사의 힘도 강렬했다. 끈끈한 케미스트리를 바탕으로 한 추리반 여성 멤버 5인의 활약 역시 눈부셨다. 시청자들의 심박수를 무한 상승시키며 막강한 팬덤까지 만든 '여고추리반'이 최우수작품상 주인이 될지 지켜볼 만하다.

'서울체크인'에 이효리가 있다면, '플레이유'에는 유재석이 있다. '플레이유'는 '국민 MC' 유재석의 안정적인 진행과 긴밀한 소통력이 가장 두드러진 예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플레이유'만의 새로운 포맷에서 가늠할 수 있다. '플레이유'는 시청자들이 실시간 라이브를 통해 유재석을 '플레이'하는 콘셉트의 신개념 인터랙티브 예능으로, 변수가 많은 실시간 라이브를 예능으로 풀었다는 점에서 예능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이 나온다. 이러한 재기발랄한 아이디어, 독특한 구성, 몰입감 있는 전개는 시청자들의 열띤 관심으로 이어졌고, 참여하는 재미를 강화시킨 것이다. 이것이 '플레이유'가 최우수작품상을 노려볼 만한 이유다.

'환승연애'는 예능이 아닌 드라마로 봐도 된다. 처음에는 전연인과 함께 출연하는 연애 예능이라는 이유로 '막장'이라는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명드(명품 드라마)'로 끝이난 분위기다. 헤어진 연인과 한집에서 살면서, 옛 감정과 이별에 대한 혼란스러운 마음은 물론, 새로운 상대를 향한 설렘을 동시에 담아 '연애 예능 업그레이드판'으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연애 중 겪는 갈등과 이별 고민이 현실 연애에 고스란히 비춰, 공감대를 끌어올린다는 호평이 상당했다. 초기 선입견을 호평으로 뒤집은 셈이다. 옛 연인과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할 수 있다는 물음을 던져준 것도 '환승연애'의 순기능이었다. 비연예인 출연진이 주가 되지만, '환승연애'라면 연애 예능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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