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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소리꾼 김주리가 국악 인생 25년 만에 만난 '풍류대장'으로 인생 2막을 열었다.
"모든 경연은 선곡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정말 선곡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잠도 못 잤다. 그래도 이왕 도전할 거면 못해본 것을 해보자는 생각에 아이돌 블랙핑크 노래를 편곡하게 됐다. 해왔던 방향과 전혀 다르게 불렀는데 다행히 올크로스를 받았다. 처음부터 화제가 되지는 않았는데, 뒤에 '휘파람' 부른 영상이 역주행하더라. 유튜브 알고리즘에 떴나 보다. 조회수가 터지고 댓글이 많이 달리면서 힘을 많이 받았고 자신감이 생기더라."
이처럼 김주리는 대중음악과 국악의 크로스오버를 하면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했단다.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소리해왔던 것이 빛을 발한 것 같았다. 거기에 크로스오버를 하면서, 정통적 해석이 아닌 무대 폭을 넓게 쓰고 관객도 가까이 만나는 제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됐다. 물론 힘든 점도 있었다. 보통 대중가요는 4~5분인데, 소리는 한 대목을 하더라도 기본 10분, 15분이다. 한바탕은 5시간에서 길게는 7시간까지 가니까, 대중가요로 5분 안에 기승전결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더라. 대중가요 가수들에 대한 존경심도 생기고, 중간지점을 잘 찾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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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국악 하길 잘했다는 순간은 언제일까. "매 무대에서 소리했을 때 진심 어린 감정들이 대중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을 때, 울고 웃고 감정의 교감을 서로 나눌 때, 소리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풍류대장' 콘서트 때 보면, '한계령' 부를 때 눈물 뚝뚝 흘리는 분들도 많다. 신나는 곡 할 때는 눈이 반짝반짝하면서 우리 국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소리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국악 길에 어려웠던 고충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최근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국악이 소외돼, 교육부를 향한 국악계의 반발이 있기도 했다. 김주리 역시 국악이 음악 교육과정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국악교육 미래를 위한 전 국악인 문화제'에 송가인과 함께 참여했다.
"몇십 년을 해도 힘든 것이 소리인 것 같다. 해도 해도 힘든데, 그 힘든 것을 넘어서면 소리가 그렇게 재밌다. 그리고 우리 음악이 한 나라의 정체성인데, 그걸 축소시키고 배제시키는 것은 분명히 있어서는 안 된다. 외국에서 귀빈들이 왔을 때 국가행사에서 가장 먼저 찾는 것도 국악이다. 저도 활동하면서 대통령 취임식, 월드컵 행사 등 소리를 한 적 있다. 앞으로도 국악을 축소시키거나 소외시키는 문제가 생기면, 소리를 하는 입장으로 목소리를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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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2막이 시작된 것 같다. '풍류대장' 통해서 즐겨주시고, 많은 분이 알아주셔서 감사하다. 이제 방송 나온 지도 좀 돼서 잊혀지는 것들도 좀 있어서 이 시점에서 뭔가를 더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웃음). 지상파 음악 방송이나 예능 등 방송활동도 많이 하고 싶다. 뮤지컬도 기회가 온다면 하고 싶다. 물론 정통 소리를 사랑하지만, 무대가 없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저를 한번이라도 더 알리고 싶고, 국악을 알리고 싶다. 특히 국악은 해외나갔을 때 더 빛을 본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고 찬사도 많이 받았다. 소리는 소리대리 잘하고, 다른 활동도 잘하는 소리꾼이 되고 싶다. 저라는 소리꾼 인생 역사를 본다면, 올해는 분명 패기 있었던 한해다. 패기있고 열정있게 도전한 것 같다. 새로운 챕터가 이제 시작됐는데 끝이 어떻게 될 지 나도 궁금하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