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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김주리 "'풍류대장'으로 2막 시작…국악 더 알리고파"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2-06-21 12:11 | 최종수정 2022-06-22 07:18


사진 제공=어트랙트엠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소리꾼 김주리가 국악 인생 25년 만에 만난 '풍류대장'으로 인생 2막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종영한 JTBC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이하 '풍류대장')'에 이어 6개월간 이어온 '풍류대장' 전국투어 콘서트까지, 치열하게 달려왔다. 그러나 이 맹렬한 도전은 단번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국악 길로 들어선 지 25년, 인생에서 가장 큰 변곡점에 서 있는 김주리를 본지가 만났다.

김주리는 8살에 이미 수궁가 완창을 하고, 9살에 판소리로 최연소 기네스 기록을 세운 명창 영재다. 정통 국악이 강점인 그가 '풍류대장'에서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를 보여줬을 때, 국악 팬들은 입이 떡 벌어졌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정통 소리만 맛깔나게 할 줄 알았더니, 첫 무대부터 반전을 드러내다니. 어깨가 시원하게 노출된 블랙 의상을 입고 등장한 그는 블랙핑크 '휘파람'을 판소리 버전으로 선보여 충격을 줬다.

"모든 경연은 선곡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정말 선곡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잠도 못 잤다. 그래도 이왕 도전할 거면 못해본 것을 해보자는 생각에 아이돌 블랙핑크 노래를 편곡하게 됐다. 해왔던 방향과 전혀 다르게 불렀는데 다행히 올크로스를 받았다. 처음부터 화제가 되지는 않았는데, 뒤에 '휘파람' 부른 영상이 역주행하더라. 유튜브 알고리즘에 떴나 보다. 조회수가 터지고 댓글이 많이 달리면서 힘을 많이 받았고 자신감이 생기더라."

이처럼 김주리는 대중음악과 국악의 크로스오버를 하면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했단다.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소리해왔던 것이 빛을 발한 것 같았다. 거기에 크로스오버를 하면서, 정통적 해석이 아닌 무대 폭을 넓게 쓰고 관객도 가까이 만나는 제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됐다. 물론 힘든 점도 있었다. 보통 대중가요는 4~5분인데, 소리는 한 대목을 하더라도 기본 10분, 15분이다. 한바탕은 5시간에서 길게는 7시간까지 가니까, 대중가요로 5분 안에 기승전결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더라. 대중가요 가수들에 대한 존경심도 생기고, 중간지점을 잘 찾으려 했다."


사진 제공=어트랙트엠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국악 인생 처음도 궁금해진다. 김주리가 많고 많은 길 중에서 국악을 선택한 이유는 이러했다. "저는 부모님이 여러 가지를 할 수 있게 기회를 많이 주셨다. 웅변도 하고, 미술도 하고, 이것저것 많이 했는데 우연히 판소리를 배우게 됐다. 웅변이나 판소리처럼 소리 지르는 것에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다. 선생님이 칭찬을 많이 해주시니 기분 좋아서 더 열심히 했다. 또 소리를 하면,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고, 애기니까 돈도 쥐여주고 했다. 그게 좋아서 열심히 했다. 즐기면서 하다가, 초등학교 들어가 3시간 반 판소리 완창을 하고, 만 10살에 기네스북 도전하면서, 그때부터 하나씩 성취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꾸준히 놓지 않고 온 것이 뿌듯하다."

그중에서도 국악 하길 잘했다는 순간은 언제일까. "매 무대에서 소리했을 때 진심 어린 감정들이 대중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을 때, 울고 웃고 감정의 교감을 서로 나눌 때, 소리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풍류대장' 콘서트 때 보면, '한계령' 부를 때 눈물 뚝뚝 흘리는 분들도 많다. 신나는 곡 할 때는 눈이 반짝반짝하면서 우리 국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소리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국악 길에 어려웠던 고충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최근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국악이 소외돼, 교육부를 향한 국악계의 반발이 있기도 했다. 김주리 역시 국악이 음악 교육과정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국악교육 미래를 위한 전 국악인 문화제'에 송가인과 함께 참여했다.


"몇십 년을 해도 힘든 것이 소리인 것 같다. 해도 해도 힘든데, 그 힘든 것을 넘어서면 소리가 그렇게 재밌다. 그리고 우리 음악이 한 나라의 정체성인데, 그걸 축소시키고 배제시키는 것은 분명히 있어서는 안 된다. 외국에서 귀빈들이 왔을 때 국가행사에서 가장 먼저 찾는 것도 국악이다. 저도 활동하면서 대통령 취임식, 월드컵 행사 등 소리를 한 적 있다. 앞으로도 국악을 축소시키거나 소외시키는 문제가 생기면, 소리를 하는 입장으로 목소리를 내겠다."


사진 제공=어트랙트엠
김주리는 계속해서 정통 소리꾼 역할로 활동할 계획이다. 여기에 '풍류대장'을 만나면서, 국악을 좀 더 친근하게 널리 알리는 소리꾼으로도 역할을 더할 전망이다. 국악 인생의 제2막을 연 김주리, 그의 새 챕터가 어떻게 채워질지 기대를 모은다.

"일단 2막이 시작된 것 같다. '풍류대장' 통해서 즐겨주시고, 많은 분이 알아주셔서 감사하다. 이제 방송 나온 지도 좀 돼서 잊혀지는 것들도 좀 있어서 이 시점에서 뭔가를 더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웃음). 지상파 음악 방송이나 예능 등 방송활동도 많이 하고 싶다. 뮤지컬도 기회가 온다면 하고 싶다. 물론 정통 소리를 사랑하지만, 무대가 없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저를 한번이라도 더 알리고 싶고, 국악을 알리고 싶다. 특히 국악은 해외나갔을 때 더 빛을 본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고 찬사도 많이 받았다. 소리는 소리대리 잘하고, 다른 활동도 잘하는 소리꾼이 되고 싶다. 저라는 소리꾼 인생 역사를 본다면, 올해는 분명 패기 있었던 한해다. 패기있고 열정있게 도전한 것 같다. 새로운 챕터가 이제 시작됐는데 끝이 어떻게 될 지 나도 궁금하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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