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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 복수도 없고 배신도 없다. 그저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만 나열해놨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몇년 전만 같았어도 제작이 결정되기도 전에 방송사 드라마 국장 선에서 '킬'될 법한 아이템들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비법이 변하고 있다. 바야흐로 '힐링 드라마 전성시대'다.
자극이 없다는 것은 이야기가 자극적으로 흘러갈 순간에도 실제 현실처럼 곧 제자리를 찾아온다는 것이다. '왜 서로 말을 안하고 저렇게 상황을 만들까'라는 답답함이 없다.
5일 방송에서 동석은 민선아(신민아)가 전 남편과 만나는 장면을 목격했다. 다른 드라마 같았으면 의심에 의심을 거듭했겠지만 동석은 그저 선아에게 "전 남편과 다시 잘되는 것이냐"고 물었고 선아는 "아니다"라고 간단하게 답하며 상황을 종료시켜 버렸다.
노희경표 드라마는 그동안 휴먼 스토리를 주제로 하는 작품이었지만 '우리들의 블루스'는 업그레이드된 '힐링'스토리를 펼치고 있다는 평이다. 때문에 이병헌 차승원 한지민 김우빈 등 톱스타가 즐비한 작품이지만 배우보다는 이야기가 먼저 보이는 작품으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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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또 오해영', 2018년 '나의 아저씨'라는 걸출한 작품을 내놓은 박해영 작가는 4년만인 2022년 새 작품 '나의 해방일지'를 통해 마치 '득도'(?)한 듯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물론 아직도 각 방송사의 편성표에는 미스터리 멜로, 판타지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등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장르의 드라마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갯마을 차차차'에 이어 '나의 해방일지' '우리들의 블루스'까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편하게 만드는 '착한'드라마들이 그 팬층을 점차 넓혀가고 있는 것은 꽤 괜찮은 징조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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