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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 슬럼프 고백…"'사기꾼증후군' 슬럼프 겪었다"('옥문아')[종합]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22-06-01 21:42 | 최종수정 2022-06-01 21:42




[스포츠조선닷컴 김준석 기자] 작가 김영하가 슬럼프를 고백했다.

1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문학계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김영하 작가가 출연해 자신이 겪은 슬럼프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날 송은이는 "오늘 게스트는 문학계의 아이돌이다"라며 게스트를 소개했고, 김영하 작가가 옥탑방을 찾았다.

김종국은 "저희와 결이 다른 장르에 계신 분에 대한 설레임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정형돈은 "절대 최선을 다하지 마라라는 말이 사실이냐"라고 물었고, 김영하는 "어떤 얘기를 길고 복잡하게 하면 요약본이 돌아다닌다. 길게 있는데 120% 최선을 다해라 이런 게 위험하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또 정형돈은 "단편과 장편의 기준이 뭐냐"라고 물었고, 김영하는 "중요한 질문이다. 어렸을 때 단편을 썼는데 어른들에게 물어 보니까. 꽤 짧으면 단편 꽤 길면 장편이다. 근데 신춘문예는 원고지 100매 이내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숙은 "탈고를 하면 자신이 아느냐"라고 물었고, 김영하는 "여기는 누군가 끝내주는 분위긴데, 소설가는 자신이 결정을 해야한다 근데 그 결정이 너무 어렵다. 그래서 가까운 친구들이나 배우자가 도와주면 정말 좋다. 그래서 저는 아내에게 보여준다. 근데 중간부분에서는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 젊었을 때는 중간에 원고를 보여줬었는데 중간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영향을 받게 된다. 이제는 원고를 출력해서 보여주면 읽고나서 올 때 표정을 보면 안다. 이번 작품은 아내가 한번에 오케이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종국은 "제목은 어떻게 정하냐"라고 물었고, 김영하는 "전 마지막에 정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무성의한 제목으로 시작한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형돈은 "베스트셀러는 몇 부를 팔아야하냐"라고 물었고, 김영하는 "다른 책들보다 잘 팔려야 한다. 시기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민경훈은 조심스럽게 "책 가격은 누가 정하냐"라고 물었고, 김영하는 "책 가격은 출판사에서 정한다. 저는 그런 영향력이 없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퀴즈가 시작됐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슬럼프 없이 장편 소설을 쓰는 비결이라고 밝힌 집필 규칙은'이라는 문제가 나왔고, 김영하는 "이청준 선생님은 넥타이를 메고 옆방으로 출근을 하셨다고 한다고 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영하는 "정해진 분량을 반드시 채운다"라고 정답을 맞혔다.

김영하에게 "체력관리를 하기 위해 하는 게 있냐"라고 물었고, 김영하는 "집에서 복싱을 한다. 게임으로 하는 복싱이다. 처음에는 좀 무시했는데 하고 나니 근육통이 오더라. 그리고 게임 끝나면 '신체 나이가 29세 입니다'라고 나와서 그걸 유지하려고 노력중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셜록 홈즈의 작가 코난 도일이 원래 직업이었던 의사를 그만두고 글을 쓰게 된 계기는'이라는 질문에 정현돈은 "환자가 너무 없어서"라고 이야기했고, 김영하는 "이건 정답이 아닐 것 같다"라고 했지만 정답을 맞혀 웃음을 자아냈다.

김영하는 "저는 신춘문예로 등단한 게 아니다. 저는 대학원에서 공부를 못해서 글을 쓰게됐다. 경영학과였는데 전혀 적성에 맞지 않았다. 학업에 회의감을 느꼈고 학교도 3학년 때는 거의 안나갔다. 95년에 등단을 했는데 '너무 야하다'라는 이유로 떨어졌고, 새로나오는 잡지를 통해 등단을 했다. 근데 그 잡지에서 등단한 작가는 폐간 할 때까지 나 혼자였다"라고 말했다.

또 '다빈치 코드 작가의 차기작 인페르노의 번역과정에서 보안 유지와 전 시계 동시 출간을 위해 사용한 방법은'이라는 문제에 송은이는 "수능 출제자들처럼 한 곳에 모아서 외부를 차단했다"라고 말했지만 아쉽게 정답은 아니었다.

김종국은 "지하 벙커"라고 막던졌지만 정답이여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위대한 게츠비'를 변역 했던 김영하에게 "번역과 소설 중 어느 게 어렵냐"라고 물었고, 김영하는 "번역이다. 번역하면서도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단어가 쉽지 않다. 그리고 작가가 죽었기 때문에 물어 볼 수 도 없다"라고 말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김영하는 "소설을 위해 멕시코를 갔었다. 메리다라는 곳을 갔는데 한인들이 강제노동을 했던 곳이다. 아내가 에어컨 있는 호텔에서 묵었는데 힘들었던 걸 느껴야 한다고해서 에어컨이 없는 곳으로 옮겼는데 하루 만에 탈출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 초판본이 경매가 1억 원에 팔린 이유는 지금은 수정되어 찾아볼 수 없는 이것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문제에 김영하는 "중요한 오자 아닐까"라고 바로 문제를 맞혀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김영하는 "분량이 안 나오는 거 아니냐"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김영하는 "오자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하지만 보통 작가는 초판으로 끝나지만 인기 작가라서 수정을 할 수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또 '고양이의 이것을 접하면 스트레스 감소는 물론 뼈와 연조직이 회복되는 효과가 있다'라는 문제에 김영하는 "골골송"이라는 정답을 맞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마지막 문제는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문신으로 우울증이나 약물 중독을 앓는 사람들이 병을 이겨내고 삶을 지속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문양은'이라는 문제에 정현돈은 "세미콜론이 아닐까"라고 했지만 김영하는 "아닐 것 같다"라고 했지만 정답이어서 또 한번 머쓱하게 만들었다.



끝으로 김영하는 슬럼프를 겪은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나도 슬럼프가 많이 있었다. 모든 작가들이 겪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영하는 "갑자기 성공한 사람들이 자기 성공을 믿지 못하는 '사기꾼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등단하고 사람들에게 주목받던 시기에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는 건가' 의문이 들면서 사람들의 거창한 이야기가 부담감이 들더라"라고 당시의 솔직한 심정을 밝혀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어 그는 슬럼프를 극복하게 된 일화도 터놓았는데, "그런 시기에 '검은 꽃'으로 큰 이야기를 다 쓰고 나니 슬럼프가 극복됐다", "'나도 이런 걸 다 써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스스로 떳떳해졌던 것 같다"라고 진솔한 이야기를 터놓았다.

narus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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