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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아도라 "빅히트 프로듀서 영광인데…23살에 암, 미련남은 가수 꿈 생각났죠"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2-06-01 15:47 | 최종수정 2022-06-01 18:00


아도라. 사진 제공=오라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빅히트에서 기회 주셔서 놀라웠죠. 그런데 가수 꿈을 미뤄서 미련이 늘 많았어요. 나도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지난해 11월 데뷔한 가수 아도라는 아직 낯설다는 인상이 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 팬 아미에게는 조금은 친숙한 이름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 '봄날' '낫 투데이' 등 다수 히트곡을 진두지휘한 프로듀서로 말이다. 이것이 아도라 앞에 '빅히트 프로듀서 출신 가수'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아도라는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본지를 만나, '빅히트 프로듀서 출신 가수'에 대한 생각과 새 싱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먼저 아도라가 어떻게 빅히트 프로듀서가 됐는 지에 대해 물었다. 가수 꿈으로 시작한 곡 작업은 빅히트 뮤직이라는 큰 회사의 소속 프로듀서로 길을 이어줬다고.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가수 꿈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작곡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 기존 가수들의 노래 반주 버전 인스트(inst)에 새 멜로디를 쓰고 가사도 써봤다. 그땐 곰오디오 같은 프로그램으로 작업했었다. 그러다 중학생이 되고 음악 학원에 미디수업을 들으면서 본격적으로 곡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빅히트 프로듀서 오디션 공고를 마감 날짜에 봤다. 가지고 있는 곡을 싹 모아서 보냈다. 그런데 한동안 연락이 없었는데, 곡 작업해 보자고 기회를 주셨다. 제가 그때 좋은 기회가 생겨서 걸그룹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게 됐는데, 저에게 선뜻 기회를 주셔서 놀랐다. 그래서 낮에 연습하고, 이후에 작업실 가서 곡 썼다. 데뷔가 무산되면서 자연스럽게 빅히트 소속으로 옮기게 됐다."

아도라는 자신에게 기회 준 빅히트에 감사한 마음을 연신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마음 한 켠에 있던 가수 꿈에 대한 미련을 얘기했다. "가수 꿈을 미뤄서 미련이 늘 많았다. 코러스나 가이드로 녹음하는 기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해소가 되더라. 그래도 아티스트를 바라보는 입장이라, 나도 노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가장 큰 계기를 마련해준 것은 뜻밖의 건강 문제였다. 어린 나이에 갑상선암 진단을 받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단다. "일을 하다가 몸이 안 좋았던 시기가 있었다. 몸이 좀 이상해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갑상선에 모양이 이상하더라. 그땐 물혹 같은 건 줄 알고 1년을 방치했다. 그런데 국가검진에서 검사받아야 한다고 하더라. 알고 보니 암이었다. 23살 때였는데, 수술하고 나니 병원에 있을 나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지금 여기 있을 땐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번 사는 인생인데 해보고 싶은 것 해보자. 못 이룬 가수 꿈 다시 해보자'라고 다짐하게 됐다."


아도라. 사진 제공=오라엔터테인먼트
지난해 10월 오라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아도라는 그해 11월 디지털 싱글 '메이크 유 댄스'를 발매하면서, 드디어 가수의 꿈을 이뤘다. 자신의 음악에 다른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입혀온 아도라가 이제 온전히 자신의 목소리로 완성된 음악을 선보이는 싱어송라이터가 된 것이다. 하지만 자신 뒤에 따르는 '빅히트 프로듀서 출신 가수'라는 수식어가 때로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처음에는 너무 부담됐다. 차라리 떼놓고 갈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가 거쳐온 길이 맞고, 그걸 안 좋은 의미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면 당연히 붙는 수식어 같더라. 오히려 '빅히트 출신이라고?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라고 할 수 있으니, 제가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게 되는 것 같다. 이름도 사실 방탄소년단 앨범 크레딧에 들어가야 한다고 당장 말해달라고 해서, 그šœ 좋아했던 웹툰 캐릭
아도라. 사진 제공=오라엔터테인먼트
터 이름으로 쉽게 지은 이름이다. 그래서 가수를 시작할 때 빅히트 프로듀서 출신이라는 걸 분리하려고 새로 지어볼까도 했다. 그런데 그것 또한 제 음악적인 커리어고, 이름 어감도 예뻐서 계속 가게 됐다. 일본어, 영어, 인도네시아어 등으로도 발음할 때 괜찮더라.(웃음)"

프로듀서가 아닌 플레이어로 나선 후, 고충도 있었다고. "제 것을 하는 게 더 어렵더라. 제삼자로 보면 판단하기 쉬운데, 제가 제 매력을 찾아낸다는 것이 약간 어려웠다. 신경 써야 하는 것도 많더라. 음악 외적으로 표정이나, 동작, 옷매무새 등 신경 쓸 게 많더라."

프로듀서 출신으로 아도라만의 강점도 분명 있다. 아도라는 "녹음이나 후작업할 때 스스로 할 수 있다 보니, 이해도는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 녹음이나 결과물에 있어, 프로듀서 한 경험을 살린 저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자신했다.

그래서일까. 아도라는 데뷔 이후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며 자신의 음악관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메이크 유 댄스', 지난 3월 '어린 이름'에 이어 1일 새 싱글 '트러블? 트래블'도 공개한다. 비교적 짧은 주기임에도 신곡을 내놓아 관심을 끈다.

"'트러블? 트래블'은 작년 12월에 만든 곡이다. 계획에 맞춰 내야 했다면 힘들었을 텐데, 대부분 '곡 이거 어때요?'로 프로젝트가 출발됐다. 그래서 빨리 곡을 내놓는 것에 부담은 없다. '트러블? 트래블'은 처음 스케치해준 작가님 걸 듣고, 너무 좋아서 제가 하겠다고 했다. 인생이라는 여정을 길에 비유한 곡이다.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꿈은 여행 같다는 염세적인 표현을 담았다. 눈을 뜨면 트러블인데, 감으면 비로소 여행 같은 꿈이 펼쳐진다는 이야기다. 설렘이 담긴 곡이니 여행길 드라이브 때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앞선 두 곡을 발매한 바 있지만, 아도라는 이번 곡을 통해 처음으로 음악 방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안무가 들어간 첫 곡이기도 하다. 지난해 데뷔했지만, '트러블? 트래블'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나온 셈이다. "연습생 생활을 그만둔 지 오래돼 춤을 다시 추니까 몸이 많이 굳어 있더라. 오징어 한 마리가 있는 느낌이었다. 라이브 퍼포먼스 연습하다 마이크를 놓칠 뻔하기도 했다. 양손으로 쓰는 춤이 마음처럼 쉽지 않더라. 그래도 이 곡이 조금 밝은 에너지가 담긴 만큼, 열심히 준비했다. 저도 힘들어서 연습하기 싫다가도, '트러블? 트래블' 춤을 추다 보니 기분이 좋아지더라. 다른 분들도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본격적인 걸음마를 뗀 만큼, 향후 계획이나 이루고 싶은 성과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긴다. "수치적인 목표야 누구나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이 같겠지만, 저라는 사람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아는 사람은 저를 알지만, 사실상 노래는 잘 모른다.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 '트러블? 트래블'을 시작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싶고, 그 문을 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솔직히 '트러블 뭐시기'라고 알아주셔도 좋을 것 같다. 이제 음악방송도 출연하고, 거리두기도 부분적으로 풀려서 버스킹도 준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몸 쓰는 것을 좋아하는 '런닝맨' '6시내고향' 이런 프로그램에도 나가고 싶다.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열려 있다. 웹드라마 연기 같은 것도 도전해보고 싶다."

아도라가 신곡 '트러블? 트래블'로 '빅히트 출신 프로듀서'를 뛰어 넘어 '가수 아도라'라는 존재감을 각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도라의 신곡 '트러블? 트래블'은 1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아도라. 사진 제공=오라엔터테인먼트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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