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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나의 해방일지' 이기우 "화려한 '나'로부터 해방되고파"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5-30 08:53


사진=네버다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기우가 자신에게서도 해방되고 있다.

이기우는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박해영 극본, 김석윤 연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기우는 '나의 해방일지'를 다시 써내려가는 중이다. 이기우는 "배우 생활을 20년 동안 해온 상황에서 연예인이라는 남들이 화려하다고 생각하는 직업군에 오래 있었으니까. 이 환경에서 저도 모르게 스스로 가지게 된 강박들. 남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거나 아니면 '그래도 이 정도는 해줘야지', '이 정도 차는 타도 돼', '이 정도는 스스로에게 해도 돼' 그런 걸 이렇게 허용했던 부분이 있는데, 사실은 그게 내가 편하자고 허용하는 게 아니라 내가 불편하면서도 허용한 부분들이 있어서 그 강박에서 자유로워지고, 물질적이고 표면적인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나이니까, 내 스스로 집중하고 가치를 높이는 생각들을 좀 많이 하게 되고 있다. 그런 것들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40대 초반 이기우의 목표다"라고 했다.

이기우는 "사실은 그런 생각을 몇 년 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2년 전에 제가 계속 서울에 살다가 경기도로 이사를 가고 나서 거기서 좀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리고 스스로 생소해야 하는 것들인데 저에게는 편했던 부분이 있다. 사소한 거지만 이를테면 평소에 서울에 살 때는 자동차 운전대를 잡고 하루에 두 세 시간을 버리는 게 그냥 일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낭비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이사간 곳에서는 차도 안 막히고 여기보다 한적하다. 행정복지센터에 가든 약국에 가든 친절하다. 사람을 대하고 치이는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으니 그런 부분에서 저는 편하다"고 했다.


사진=네버다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이기우는 또 "최근 여행을 같이 갔던 멤버들은 모두 돈 걱정을 안 해도 되는 분들인데, 거기 계신 멤버들 중 한 분이 2014년에 산 8년 된 작은 차를 고장이 나는데도 고쳐서 타는 이유가 그 차를 타고 가족들과 미국 횡단을 했던 추억이 있는 차라서 못 바꾼다고 하더라. 그런 것들이 와 닿았다. 내가 돈으로 다 할 수 있음에도 안 하는 이유들에 대해서. 얼마나 멋있게 설명하는지가 그 사람의 삶을 되게 가치 있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그런 형들의 영향을 받게 되더라. 그래서 지금도 항상 매일은 아니지만, 일상 중 소확행을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나의 해방일지' 속 염미정의 대사인 '죽어서 가는 천국따위는 필요 없다'가 이기우에게 와 닿기도. 그는 "소소한 행복도 찾고 화려한 나로부터 탈피하려 하는 제 생활 모토와도 조금 닿아 있는 부분이 있는 대사였다. 돈만 좇고 달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더더군다나 '나의 해방일지'처럼 의미 있는, 깊은 울림을 주는 드라마를 하고 나니까 더더욱 아무 작품이나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를 아무도 안 써주면 그 상황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겠지만, 이왕이면 나에게도, 인간 이기우에게도 이런 영향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찾아서 하면 나에게 두 배 세 배 좋은 작품이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누릴 수 있을 때 큰 돈을 써서 누리는 게 아니라 작은 거라도 즐기고 누릴 수 있을 때, 행복할 수 있을 때가 곧 작은 천국일 것 같다. 그래서 요즘 틈만 나면 테디랑 바람 쐬러 가고 캠핑에 가는 것도 저에게는 편하고 좋은 시간이다"라고 했다.

'나의 해방일지'는 견딜 수 없이 촌스런 삼남매, 염창희(이민기), 염미정(김지원), 염기정(이엘)의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운 행복소생기를 그려낸 드라마. 최고 시청률 6.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넘기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기우는 극중 염기정의 사랑을 받은 남자, 조태훈을 연기하며 싱글대디로서의 일상과 고민을 밀도 있게 담았다는 평을 받았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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