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①] '살인자의 쇼핑목록' 박지빈 "고민 많았던 여장..'예쁘다' 가장 기분 좋아"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5-27 09:29 | 최종수정 2022-05-27 10:04


사진=커즈나인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지빈이 여장 연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박지빈은 최근 스포츠조선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tvN 수목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한지완 극본, 이언희 연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지빈은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서 하게 됐다. 그 속에서 생선이란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 하실 생각인지를 감독님께 물어봤다. 굳이 꼭 '트랜스젠더'여야 하느냐고 여쭈니 감독님이 '초고부터 이 캐릭턱가 있었다'고 하셨다. 마트 안의 캐릭터들을 한 명씩 용의 선상에 올렸다가 제외가 됐는데, 그들이 용의선상에 올라야만 했고, 왜 그랬는지 이유가 있어서 제외가 되는 것 등이 드러나야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지빈은 "저도 감독님께 많이 여쭤봤다. 얘가 여장을 하면서 왜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지. 어떤 아픔들이 있어서 그랬는지, 이런 것들이 표현할 수 있는 신들이 있어야 하지 않나. 그래서 들어갔던 신들이 있었다. 전기충격기에 당하고 경아 옷이 나에게 있었고, 서랍을 열어 보니 진단서가 나오는 부분들에서 제가 용의선상에서 제외되는 부분이 있었고 왜 전과 3범이 됐고 어떤 아픔이 있었는지 아희와 대성이가 옥상에서 대화하면서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제가 과하게 뭔가를 표현하지 않는다면 조금 더 편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색다른 역할은 박지빈이 지금까지 맡아본 바 없는 캐릭터. 박지빈은 "일단은 저도 제가 했던 역할 중에 처음 맡아보는 캐릭터였고, 장르물도 처음이었다. 그런데 심지어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고 표현될 수 있는 캐릭터라서 많이 조심스러웠다. 감독님도 자문을 구하시고, 저도 주변에 자문을 구해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고 과장하지 않고,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했다. 외적으로 꾸미는 것도 더 과하게 하지 않으려 했고, 내가 예뻐지려면 무슨 노력을 할지, 거기까지만 생각했던 것 같다. 화장을 열심히 하고, 다리도 예뻐보이고 싶고 몸매도 예뻐보이고 싶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거기까지만 생각했다.거가서 더 간다면 오히려 조금 더 불편하게 받아들여지고 변질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tvN '살인자의 쇼핑목록' 제공
역할을 위해 포기하고 취해야 하는 것도 있었다. 박지빈은 "거울을 처음 보고는 사실 '나쁘지 않은데?' 싶었다.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며 '가발까지 쓰면 괜찮겠다' 싶었다"며 "제모도 해야 했고, 하고 있던 운동을 강제로 멈춰야 했다. 운동을 한창 할 때였는데 트레이너에게 '나 이런 캐릭터를 맡았다'고 하고 운동도 조절했다. 살도 자연스럽게 빠졌고, 원래 제가 일을 할 때 잘 안 먹는 스타일인데 이 캐릭터를 할 때는 더 안 먹었던 것 같다. 이걸 위해서도 있지만, 그만큼 예민했다. 저도 모르게 그랬더라. 원래 몸무게에서 3~4kg이 빠졌고 근손실도 많았다. 원래 마른 체질에 운동을 하면서 살을 찌워야 하는 사람인데 그렇게 찌웠던 것이 빠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민은 없던 선택이다. 박지빈은 "그 타이밍이 희한했다. 거부감이 없이 다가왔다. 그 타이밍에 '어 재미있다! 하고싶다!'고 했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출연하는 선배님들이 '쉽지 않았겠다'고 하셨는데, 저에게는 만약 이것에 대해 고민을 했다면 안 하게 될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고민을 하는 순간 망설였던 것이니 그게 없었다"고 말했다.

만족감도 컸다. 박지빈은 "기억에 남는 것은 여장이었다. 동료들도 캡처해서 올려주면서 '너무 예쁘다'고 칭찬을 많이 해줬다. 예쁘다는 댓글이 가장 좋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연기 잘해요'보다 '예쁘다'가 너무 좋았던 작품이다. 예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주변 반응들도 다르지 않았다. 아는 지인, 동료들도 '고생했겠다'고 했고, 그만큼 잘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평범한 동네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살인사건을 마트 사장, 캐셔, 지구대 순경이 영수증을 단서로 추리해나가는 슈퍼마켓 코믹 수사극이다. 최종회인 8회는 3.7%를 기록하며 종영하는 등 후반부로 갈수록 탄탄한 스토리로 주목받았다.

박지빈은 그 속에서 미스터리함을 간직한 인물인 생선을 연기하며 성소수자를 표현하는 등 쉽지 않은 연기를 해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당신은 모르는 그 사람이 숨기고 있는 비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