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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코로나로 10억↑ 손해"…이상용 감독, 무산 위기 '범죄도시2', 분골쇄신이 만든 흥행 (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05-24 09:59 | 최종수정 2022-05-24 11:3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형보다 나은 아우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범죄도시2'는 이상용(42) 감독의 집념과 끈기로 완성, 오랜 기다림 끝에 관객을 만날 수 있었다.

범죄 액션 영화 '범죄도시2'(빅펀치픽쳐스·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를 통해 연출 데뷔에 나선 이상용 감독이 24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범죄도시2'의 연출 의도부터 시리즈에 대한 자부심을 모두 고백했다.

2017년 추석,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68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청불 영화 흥행 3위를 기록, 한국 범죄 액션 장르의 신드롬을 일으킨 '범죄도시'(강윤성 감독)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후속편 '범죄도시2'. 전편의 가리봉동 소탕 작전 이후 4년이 지난 이야기를 다룬 '범죄도시2'는 국내에 이어 베트남까지 세계관을 확장해 더욱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며 진화된 시리즈로 극장가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5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폭발적인 화력을 보이고 있는 '범죄도시2'. 지난 18일 개봉 당일 46만7525명을 동원하며 팬데믹 이후 및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882일 만에 한국 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워 화제를 모았다. 이 기세를 몰아 개봉 2일째 100만 돌파, 4일째 200만, 5일째 300만 등 역대급 흥행 속도를 연달아 경신했고 개봉 첫 주 관객수, 일일 관객수의 최다 관객 동원을 하며 무려 3년간 모든 한국 영화 흥행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한국 영화 부활의 선봉에 섰다.


전편 '범죄도시' 당시 조연출로 내공을 쌓은 이상용 감독은 첫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범죄도시2'를 제안받은 과정에 대해 "연출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 사실 많이 놀랐다. 나에게 이런 큰 기회가 온 자체가 안 믿겼다. 전편의 강윤성 감독이 다른 작품에 들어가야 해서 감사하게도 내게 기회가 왔다. 제작자를 비롯한 마동석, 1편을 함께 만든 기술 스태프들도 모두 합심했기 때문에 용기를 얻었다. 개인적으로는 부담을 많이 느꼈다. '욕은 먹지 말자'라는 마음을 먹었다. 1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이야기가 너무 많았는데 그런 이야기 안에서 더 잘 되겠다는 욕심보다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만들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2편만의 차별점은 확장성인 것 같다. 2편 시나리오를 봤을 때 1편은 서부극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가리봉동이라는 협소한 공간 안에 보안관이 있고 외부에서 들어온 악역이 있다. 2편은 확장된 공간감을 느꼈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나쁜 범죄에 대해 마석도가 어떤 식으로 접근하게 될지 궁금했다. 다른 시리즈를 보면 주인공의 내면을 건들거나 핸디캡을 주는 방향으로 가는데 우리 시리즈는 마석도를 중심으로 악당이 새롭게 변모하는 점, 마석도라는 캐릭터가 변화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변화할 수 있을지가 내게 가장 큰 숙제였다. 그걸 해외 무대에서 찾았다. 전작과 약간 다르지만 밝고 우직한 형사의 모습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400만 돌파를 앞둔 '범죄도시2'의 흥행 기록에 "너무 감사드린다. 이렇게 잘 되리라곤 솔직하게 생각을 못 했다. 너무 놀랍고 아직도 믿기지 않다. 또 3편을 준비하고 있어서 정신이 그 쪽으로 쏠려 있다. 훗날 시간이 지나야 느껴질 것 같다. 영화를 즐겁게 봐준 관객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범죄도시2'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타를 받은 한국 영화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이상용 감독은 "'범죄도시2'는 배우들과 촬영하면서 느꼈던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배우들이 죽기 살기로 해줘서 너무 감사했다. 코로나19 상황이 너무 힘들었다. 국내 촬영지도 허가가 안 돼 모두 취소되고 베트남 촬영도 쉽지 않았다"며 "2019년 9월부터 베트남을 여러 번 갔다. 당시 헌팅도 가고 현지 배우들 캐스팅도 끝냈다. 2020년 2월 말 베트남에서 크랭크 인 예정이었고 선발대가 베트남에 먼저 가 나머지 일을 조율하고 있었다. 그런데 영사관에서 모두 돌아가야 한다고 연락이 왔다. 손석구의 경우에는 새벽에 베트남에 도착해 이틀 뒤 촬영이었는데 출국 조치를 당했다. 베트남에서 쓴 제작비만 10억 이상이었다. 이후 우리 영화가 스톱됐고 영화를 엎을지 다시 촬영할지 많은 논의가 있었다. 그때 심적 고통이 너무 심했다.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하다"고 곱씹었다.


그는 " 촬영하면서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공간마다 섭외가 다 틀어지고 일단 초반부터 10억 이상 제작비가 오버되면서 압박감도 심했다. 1년간 촬영이 지연되면서 배우들도 지치고 스태프도 지쳤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다 잘해줬다. 그래서 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 그런 부분이 지금 흥행으로 보상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첫 상업영화 연출작인데 넘기 힘든 산이 너무 많았다. 베트남을 도망 나오듯 나온 것부터 촬영이 1년 이상 지연됐고 또 거기에서 오는 허탈감과 두려움, 시나리오를 다시 수정하는 부분 등 매 신 문제가 많았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다짐으로 버텼다. 베트남 분량을 한국에서 촬영해 CG를 입혀야 했다. 그린매트 앞에서 배우들을 가두고 촬영해야 했는데 그게 너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고 떠올렸다.


'범죄도시2'를 끝까지 이끈 배우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이상용 감독은 "마동석은 항상 유쾌하고 끊임없이 영화를 연구한다. 나에겐 엄청난 버팀목이다. 마동석이 가진 배우의 장점과 더불어 예전부터 기획해온 작품도 상당하다. 그런데 혼자만의 욕심이 아닌 모든 배우, 스태프를 다 끌어안는다. 내가 힘들 때도 괜찮다고 믿어주고 확신을 가져줬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가 힘을 낼 수 있었던 이유였다"고 추켜세웠다.

더불어 2편에 새로운 빌런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손석구에 대해서는 "1편의 장첸(윤계상)과 비교가 안 될 수 없다. 장첸은 그룹으로 들어와 덩어리가 더 컸다. 가리봉동으로 와서 세력을 확장하는 느낌이다. 반면 강해상은 혼자다. 좀 더 악랄하고 범죄 앞에 직접적으로 탐하고 자신의 것을 빼앗겼다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죄도시'의 제작자가 손석구를 추천했다. 손석구의 전작을 봤는데 다채롭고 연기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아서 끌렸다. 이후 미팅에서도 한 가지 모습이 아니더라. 어떻게 보면 서늘하고 차갑지만 이야기하다 보면 착하고 순진한, 영화학도 같은 열정도 가득했다. 손석구도 '어떻게든 해보겠다'라는 다짐이 가득했다. 나와 같은 마음이었다. 그런 부분이 서로 의기투합해 할 수 있었다. 매력적인 눈매도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범죄도시'에 이어 '범죄도시2'까지 진출한 장이수(박지환) 캐릭터에 대한 방향성도 확고했다. 이상용 감독은 "장이수는 1편에서 죽은 걸로 다들 알고 있다. 전편을 보면 마석도(마동석)와 가장 가깝게 붙어있는 빌런이었다. 조선족으로 한국에 와서 범죄를 벌이기도 했지만 어머니의 칠순 잔치를 펼칠 만큼 인간미도 있는 캐릭터다. 가리봉동에서 질서를 유지하는데 협조하는 것도 장이수였다. 장이수 캐릭터를 강해상을 잡는 데 이용하면 좀 더 풍성해질 것 같았다. '범죄도시2'를 이끄는데 장이수 캐릭터는 정말 필요했다"고 부활 이유를 밝혔다.


'범죄도시2'는 청불 액션 영화의 레전드 '범죄도시'의 속편으로 괴물형사와 금천서 강력반의 더욱 짜릿해진 범죄소탕 작전을 담은 작품이다. 마동석, 손석구, 최귀화, 박지환, 허동원, 하준, 정재광 등이 출연했고 '범죄도시' 조연출 출신 이상용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ABO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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