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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은 "'종이꽃'을 선택한 이유는 첫째 시나리오가 재미있게 잘 읽혀다. 소재에 비해 무겁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 그리고 둘째는 안성기 선생님이 캐스팅됐다는 소식만으로 선택하게 됐다. 내가 또 살면서 언제 안성기 선생님과 연기를 할 수 있겠나 싶어 무조건 '종이꽃'을 선택하게 됐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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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집에서 연습할 때도 하반신을 안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 처음 연습할 때는 많이 다치기도 했다. 실제로 떨어져 봐야 어떤 아픔인지,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알 수 있지 않나? 그 역할을 하기 전에는 얼마나 불편한지 몰랐는데 실제로 다리를 묶어두고 집에서 기어 다니며 생활하면서 몸이 불편한 게 어떤 고통인지 많이 알게 됐다. 물론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마음을 100% 알 수 없겠지만 그분들의 힘든 부분을 조금이나마 경험해 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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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접어들면서 변화된 연기관, 삶의 방향에 대해 김혜성은 "30대부터는 좀 더 책임감도 생겼고 스스로에 대해 무게가 좀 더 무거워지는 것 같다. 주변에서 가족들 보면서 많이 느낀다. 열심히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하고 가족을 비롯해 주위 분들 모두 그렇다. 스스로에 대해서도 부끄럽지 않게 살려면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 좀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가족들 보면서 많이 느끼고 있다. 내 가족이 정말 열심히 사는데 그런 부분이 직접적으로 와 닿는다. 그리고 '앞으로 좀 더 부모님께 잘해야겠다'라는 생각도 많아졌다. 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효자인데 표현하기 쉽지 않다. 실제로는 무뚝뚝하고 툴툴대는, 표현을 잘 안 하는 아들이다. 반대로 아버지는 경상도 분인데도 아들에게 표현을 많이 하는 아버지다. 지금도 하루에 한 번 통화하고 마지막에는 늘 '사랑한다'라며 전화를 끊으신다. '종이꽃'을 촬영하면서 반성도 많이 하게 됐다. 아버지에게 표현을 해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사랑이 많으시고 헌신적인데 이런 아버지에게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또한 "'종이꽃'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 아버지인 안성기 선생님을 안는 장면이다. 우리 아버지를 안는 것 같아 뭉클했다. 또 '우리 아버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안 안아줬는데'라며 반성하기도 했다. 그 장면 찍으면서 슬프기도 하고 아버지의 무게를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멜랑꼴리한 감정이 생겼다. 많이 뭉클했다"고 답했다.
연기 강박에 대해 "그동안은 스스로 연기 변신에 대한 강박을 가졌는데 내가 그런 강박을 가져도 다들 나를 안 써주더라. 그래서 이제는 이미지 변신에 가볍게 생각만 하고 너무 신경 쓰고 빠져있지 않으려고 한다. 예전에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뜻대로 안 되는 일이더라. 이제는 앞으로의 작품에 대해 좀 더 편안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예전에는 연기에 대해 '내가 해야 할 일' '직업'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좀 더 편안하게 '연기는 취미다'고 생각하려고 한다"며 "실제로 나는 밝은 성격보다 우울한 성격이 많은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한테 냉정하고 자학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도움이 안 됐다. '연기는 내가 좋아하는 취미라고 생각을 하자'라며 생각을 바꾸니 마음이 좀 더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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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 또래 남자 배우들이 '난 남자야' '수컷 냄새 나는 역할' 같은 이미지를 하려고 하는데 이 나이를 지나면 좀 더 폭넓은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계속 고민하고 반성하면서 살 것 같다. 지금 당장 변화는 아닐 것이고 또 모든 배우가 그럴 것 같다. 어중간한 나이와 어중간한 시기에 있다 보니 더 그런 고민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종이꽃'은, 사고로 마비가 된 아들을 돌보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장의사 성길이 다시 한번 희망을 꿈꾸는 이야기를 다룬 가슴 따뜻한 작품이다. 안성기, 유진, 김혜성이 출연하고 '어멍'의 고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로드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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