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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씽: 그들이 있었다' 하준, "신준호 내게 와줘서 고마운 캐릭터" [일문일답]

김수현 기자

기사입력 2020-10-12 08:37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새드 엔딩이었다. 하준이 시청자의 눈물 버튼을 누른 채 극을 마무리했다.

지난 11일 OCN 토일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극본 반기리 정소영/연출 민연홍)가 12부를 끝으로 종영했다. 극중 실종된 약혼자를 찾는 엘리트 형사 신준호로 극의 중심 스토리 라인을 이끈 하준은 마지막까지 캐릭터에 뜨거운 여운을 남기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하준의 압도적인 감정 열연이 '감정 神준호'를 남기며 눈물의 엔딩을 장식했다.

하준은 신준호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절절하게 표현했다. 약혼자가 실종되고 모든 것을 잃었지만 직접 그를 찾아야 하는 신준호의 숙명을 아프게 그려내면서도 현실을 살아야 하는 인물이기에 감정의 변화를 점층적으로 표현해내며 설득력을 더했다. 하준의 디테일한 열연이 있었기에 그의 감정이 폭발할 때면 시청자들도 함께 울었다. 이성적으로 수사를 이어가던 신준호가 수사 과정에서 최여나(서은수 분)의 사망 소식을 듣고 분노할 때, 결국 최여나없이 결혼식을 맞이할 때, 그리고 최승건설 손자가 신준호로 밝혀졌을 때, 하준은 무너지듯 감정을 토해냈고 그 감정은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해져 안방을 눈물로 적셨다.

뿐만 아니라, 수사를 통해 극의 전방위에서 스토리를 이끄는 신준호를 자신만의 내공 깊은 연기로 입체감을 더했다. 최여나의 실종이라는 아픔을 안고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거대 권력 배후를 캐내며 전개에 탄력을 더하는가 하면, 적재적소에 사이다 같은 수사력으로 흥미를 안겼다. 여기에 하준의 연기 변주가 관전 포인트로 작용했다. 형사 신준호일 때 하준은 카리스마 눈빛과 냉철한 표정, 정확한 발음까지 똑 부러지는 엘리트 캐릭터가 됐고, 약혼자 신준호 일 때는 상처 가득한 눈빛과 텅 빈 듯한 표정, 슬픔에 젖은 목소리까지 완벽하게 애처로운 인물이 되어 시청자들로 하여금 신준호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만들었다.

더욱이, 그토록 찾아 헤메던 최승건설의 손자가 신준호로 밝혀지며 시청자들에게 충격 반전을 안긴 상황. 혼란스러운 마음을 안은 채 피해자들과 약혼자 최여나에게 죄책감을 감추지 못하고 오열하는 신준호의 모습까지 폭발하는 감정 열연으로 완성시키며 엔딩의 깊은 여운을 남겼다. 가슴 아픈 캐릭터를 남긴 하준에게 '미씽'과 '신준호'에 대해 직접 물었다. 아래는 하준의 일문일답이다.

Q. 드라마를 마친 소감

촬영을 마친 후 운동도 많이 하고 산책도 많이 하면서 준호에 대해 하나, 둘 스스로 내려놓는 시간들을 갖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이번 작품도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다. 준호가 울 때 같이 울었다는 시청자분들 반응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Q. 신준호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신준호는 처음에는 누가 봐도 잘난 엘리트에 가까운 인물로 얄미워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오랜 기간 사랑해온 사람과 결혼을 앞두고 있었고, 그런 사람이 후반부로 갈수록 처절하게 무너져 내리기 때문에 시작부터 그 시기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많이 했다. 준호는 사랑을 하고 있지만 그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가슴 아프고 절절한 짝사랑과 같다고 생각하고 임했다

Q. 신준호가 겪는 감정의 폭이 상당히 큰 편이었다. 여나가 실종된 걸 알게 된 순간부터 여나를 잃고 홀로 맞이한 결혼식, 한여희의 손자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까지 많은 감정을 쏟아 냈는데 어떻게 표현하려 노력했나.

연기 선생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별의 여운과 아픔을 흉내를 내서는 안된다고, 진심으로 여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라고 하셨다. 오래 사랑해온 사람이 결혼을 승낙했는데 사라져버린 마음에 진짜 아파야 하고 또 그 아픔 속에 머물러 있어야 내 연기가 진실되게 시청자 분들께 다가갈 수 있다고 하셔서 몰입하며 감정을 쌓아갔다. 5개월동안 열심히 가슴 아팠다. 감정을 쏟아내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내 안에 쌓아둔 아픔들을 털어낼 수 있었다. 결혼식, 할머니와의 만남 등 준호의 눈물이 모두 다른 정서의 눈물이었기 때문에 그런 다른 감정의 슬픔이 잘 전달되길 바랬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는다면

마지막 화에서 엄마 품에 안겨 오열하는 장면. 아프기는 정말 아팠지만, 한 켠으로는 준호의 긴 아픔이 여기서 마무리된다는 느낌도 있었다. 엄마 품에서 어리고 애처로운 아이 신준호가 엉엉 울 듯이 표현하려 했고 실제 촬영 때는 아프면서도 따뜻했다.

Q. 최여나와 실제로 만나는 씬이 많지 않음에도 '케미'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어떻게 호흡을 맞추려 했나. 준비한 부분이 있다면.

현장에서 많이 만날 수 없었기 때문에 먼저 서은수 배우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틈틈이 대화도 많이 하고 방송을 모니터하며 서로 격려도 많이 했다. 서은수 배우가 편하게 연기할 때 더 반짝이는 순간들이 느껴져서 최대한 편한 상대 배우가 되려 노력했다(웃음) 여나가 준호에게 느끼는 든든함을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Q. 그렇게 찾아헤맸던 최승건설 손자가 신준호였다. 엄청난 반전이었는데, 손자라는 사실은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신준호는 어떤 마음이었다고 생각하나.

작품을 시작할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래서 촬영에 들어갈 때부터 정해져있던 준호의 감정이 터지는데 대한 마음의 준비를 했었다. 불구덩이를 향해 하염없이 돌진해야 되는.. 그 끝이 죽음임을 알면서도 달려가야 되는 그런 두려움과 아픔을 간직하고 작품을 시작했던 것 같다.

Q. 배우 하준에게 미씽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신준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해준다면

그동안 했던 작품들 중에서 가장 마음이 많이 아팠다. 많이 울었고. 작품을 하면서 인생에 대해 조금씩 배워가는 느낌이 드는데 가슴에 사무치는 감정, 사랑에 대해 조금은 알게 해주고 아픈 만큼 성장시켜준 것 같다. 너무 감사하고 사랑하는 작품으로 마음에 남는다.

"준호야 내게 와줘서 고맙고, 한편으로는 너의 한을 내가 좀 더 내려놓고 표현하지 못한 미안함도 있다. 그래도 내 인생에 너를 만난건 정말 큰 행운이었다. 사랑한다" 고 얘기해주고 싶다.

Q. 시청자분들께 한마디

한 선배님께서 배우의 길이 '비포장도로를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것과 같다'라고 하신 말씀이 요즘 많이 와닿습니다.

배우로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수 있음에 언제나 늘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길을 응원해주시는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더 진솔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사람의 진심을 진정하게 담아 잘 표현하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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