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현장]"무명배우, 갑으로 살아본적 없다"…박수인, 골프장 갑질 주장에 눈물의 해명 기자회견(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7-30 16:44


'골프장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배우 박수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눈물을 흘리며 기자회견문을 읽는 박수인의 모습. 여의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7.30/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저는 유명한 배우가 아닙니다. 배우의 꿈을 꾸면서 단 한번도 갑의 입장이 되어 본 적도 없습니다. 배우라면 소비자로서의 정당한 컴플레인도 할 수 없는 것입니까?" '골프장 갑질 배우' 논란에 휩싸인 배우 박수인(31)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눈물을 터뜨렸다.

박수인은 30일 오후 63컨벤션센터 별관 3층 사이프러스홀에서 골프장 갑질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변호인인 하유준 변호사도 함께 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방송연예과를 나온 박수인은 2002년 영화 '몽정기'로 데뷔한 뒤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 '귀접' 등에 출연한 바 있다.

갑질 사건은 박수인이 지난달 수도권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즐긴 뒤 알려졌다. 박수인은 골프장을 방문한 후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캐디 비용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골프장 홈페이지에 '쓰레기' '캐디들 몰상식' 등의 항의글을 남겼다.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골프장 이름을 언급하며 불만을 제기했다.

박수인의 이러한 행동은 당시 경기 진행을 돕던 담당 캐디가 자신에게 "느려터졌다" "왜 이렇게 하냐. 그게 아니다" 등의 고함을 질러 마음이 상하게 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당시 박수인의 담당 캐디는 박수인이 코스마다 사진을 찍었고 일행과 대화를 하느라 진행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코스 진행을 유도하면 오히려 박수인이 큰소리를 치며 자신을 질타하는 등 갑질을 했고 라운딩 이후에는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골프장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배우 박수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취재진에 인사를 하는 박수인의 모습. 여의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7.30/
박수인의 변호를 담당한 하유준 변호사는 기자회견에 앞서 취재진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갑질 보도에 대해 전부 반박하며 "언로보도를 통해 심각한 명예훼손을 입한 경우, 형법 제309조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또한 박수인이 개인 SNS에 네이버 평점에 후기를 작성한 것에 대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한 소비자로서 제공받는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캐디는 박수인 뿐만 아니라 동석한 다른 동반자들도 불쾌함을 느꼈을 정도였고 그럼에도 캐디가 자신의 잘못은 숨기고 거짓주장으로 박수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모 기획사와 계약을 앞두고 또한 광고 계약 체결까지 앞두고 있던 박수인이 이번 논란으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했고 다른 손님들의 증언 등 증거가 충분히 있는 상태라며 해당 골프장과 캐디의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최초 오보 보도를 낸 언론사에 대해서도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신청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박수인은 자신의 갑질을 언급한 허위 보도가 나온 이후 사실을 정정하고자 여러 언론사를 통해 인터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갑질 배우 박수인이라는 수식어로 인터넷이 도배됐다며 "소속사 없이 여자 혼자 견디기 힘들어서 제 사비를 털어서 이 자리를 준비했다"고 입을 열었다.

6월 29일 단체 골프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경기도 여주의 골프장에 방문했었다는 박수인은 "이번 모임은 제 지인이 제가 수입도 없고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걸 알고 저에게 응원을 해주고 좋은 지인들을 소개해준다고 초대해준 것"이라며 "결제 역시 제 카드로 할부로 직접 결제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배우 박수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기자회견문을 읽는 박수인의 모습. 여의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7.30/
또한 박수인이 SNS 사진을 찍는라 게임이 계속 지연됐다는 캐디의 주장에 대해 "제가 사진을 찍은 건 라운딩 시작 전 한장과 게임이 끝나고 노을 앞에서 지인들과 함께 한장씩 찍은게 전부"라며 "캐디는 카트로 이동중에 우리 일행에게 '느려터졌네!'라는 말을 반복했고, 저와 지인들은 우리 때문에 게임이 늦는 줄 알고 쫓기듯 서둘렀다. 하지만 저희가 아니라 앞에서부터 계속 밀려 있는 것을 확인했고 이에 대해 말하니까 캐디는 '내가 잘못봤네요'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박수인은 해당 캐디는 사사건건 간섭하고 구박을하고 눈치까지 줬다며 "나중에는 제게 '점수 계산하는 법도 모르냐'며 지적하며 스코어를 일부러 나쁘게 기재했다"고 덧붙였다.

울먹이던 박수인은 "저는 지인 앞에서 면박 받아 주눅이 들어서 캐디분과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저는 단체로 이동할 때 빼고 카트를 한번도 타지 않고 쫓기듯 맨 앞으로 걸어가야 했다"며 "제가 골프 시작한지 10년이 됐지만 잘 치지 못한다. 그래도 기본적 룰은 다 알고 있는데 제가 몸을 사리고 아무 대꾸도 하지 않으니 저를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로 알고 저를 무시하고 막 대한 것 같았다"고 힘줘 말했다.


캐디의 태도로 인격적인 모멸감까지 느꼈다는 박수인은 "제가 캐디 앞에서 아무 말도 못한 건 저를 초대한 지인들에게 실례가 될까 염려됐기 때문이다. 라운딩이 끝나고 결제할 때 불친철한 캐디 때문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까봐 골프장에 꼭 말하려고 했지만, 단체모임은 저녁 식사까지 이어져서 시간이 없어서 말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골프장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배우 박수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기자회견문을 읽는 박수인의 모습. 여의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7.30/
그렇기에 라운딩이 있던 다음 날 골프장에 전화해 해당 캐디의 태도에 대해 컴플레인을 시도했다는 박수인. 하지만 해당 골프장 측은 계속해서 전화를 돌리고 끊어버려 여러번이나 전화를 해야 했다며 "처음부터 환불을 요구했던 것이 아닌, 계속해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없다'고 주장하는 골프장에 '그럼 활불이라도 해달라'고 최후의 요청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수인은 인터넷에 남긴 리뷰건에 대해서 "이런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 소비자로서 불쾌감을 느꼈고 이에 대해 항의를 하려고 골프장 게시판을 찾아보았으나 찾을 수 없어서 N사 리뷰를 찾게 됐다. 감정이 격해진 나머지 N사 리뷰에 글을 쓰면서 과격한 표현과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갑질 보도를 낸 최초의 매체에게 수차례 정정 보도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저의 억울함을 제가 인터뷰를 통해 많은 매체들에게 알렸음에도 골프장은 제가 갑질했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저는 갑질 배우라는 수식어에 지금까지 시달리고 있다"고 울먹였다.

박수인은 "저는 그렇게 유명한 배우가 아니다. 저는 데뷔한지 오래 됐지만 현재까지 소속사도 없이 혼자 오디션을 보러 다니면서 열정만으로 열심히 노력한 배우 한 사람이다"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어 "그런데 오직 배우라는 이유 만으로 한명의 고객으로서 컴플레인 할 수 있는 작격이 없는 겁냐. 고객으로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 인격적 모멸감을 느낀 부분을 용기내어 말한 것이 오직 배우라는 이유만으로 큰 잘못이 되고 갑질이 되고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어야 하나. 도대체 누가 갑이고 세상의 진실은 무엇인가"라며 "저는 지금까지 배우라는 꿈을 꾸며 살면서 단 한번도 갑의 위치에 놓인적이 없다. 오히려 저는 철저히 을로 살아왔다. 오로지 좋은 배우가 된다는 꿈만 가진 저는 허위 기사로 인해 짓밟히는 이 상황이 억울하고 이제는 평생 갑질 배우 수식어를 달고 살아가야할 상황에 처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골프장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배우 박수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기자회견문을 읽는 박수인의 모습. 여의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7.30/
"명예를 되찾기 위해 저희 사비를 털어서라도 해명하는 이 자리를 만들어야 했다"는 박수인은 "저는 진실은 그 어떤 무기보다 강하다라는 말을 아버지의 말씀대로 신념으로 여기고 살아왔다. 이런 아버지의 말은 제가 오랜 무명 생활에도 불구하고 버틸수있는 원동력이자 에너지였고 열정이었다"며 "마지막으로 이런 논란에 휩싸인 딸을 너무나 걱정해주시는 병상에서 투병중이신 사랑하는 아빠. 딸의 당당한 모습을 보시고 건강을 되찾으셨으면 좋겠다"며 쉼없이 눈물을 쏟았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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