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①] '하트시그널3' PD "다사다난했던 시즌..앞만 보고 달려왔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7-21 16:32


사진=채널A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하트시그널3' 이진민 CP와 박철환 PD가 출연자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일 종영한 채널A '하트시그널3'는 2017년 시즌1을 시작한 뒤 벌써 세 번째 시즌을 이어오고 있는 채널A의 인기 미팅 프로그램. 썸만 타며 애태우는 청춘 남녀들을 위한 무의식이 보내는 심장 신호 하트 시그널이 밝혀진다! 무한한 썸을 타는 공간 '시그널 하우스'를 찾아온 청춘 남녀들의 짜릿한 동거 이야기를 그리며 매 시즌 사랑을 받았다. 시즌3에서는 최종 커플로 김강열과 박지현, 임한결과 서민재 두 커플이 탄생했다.

방영 내내 높은 화제성을 유지했지만, 출연자들에 대한 논란으로 프로그램 시작 전부터 홍역을 치렀다. 김강열은 과거 여성을 폭행했던 사건이 드러나 논란이 됐고, 그는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며 "시비가 붙어 말리는 과정에서 있던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인물의 또 다른 증언이 나오며 논란이 꺼지지 않았다. 또 임한결은 학력위조 의혹과 그가 과거 유흥업소에서 근무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임한결은 "근거가 없는 루머"라고 일축했다. 또 방송 전 천안나는 인성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종영을 앞둔 6일 SNS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글을 올렸지만, 이후로도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이 나오며 논란을 키웠다.

'하트시그널3'을 만든 이진민 CP(제작본부장)와 박철환 PD(제작팀장)은 21일 오후 취재진과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철환 PD는 "시즌3를 하기 전에 이름을 바꿨다. 법원에 신청을 하지는 않았는데 시즌1, 시즌2 때에는 박경식이란 이름으로 했고 시즌3에서는 이름을 바꿨다"며 "시작부터 많은 이슈와 관심이 있어서 많은 제작진들이 다사다난했던 6개월을 보냈고, 끝낸 심정은 마지막까지 여러가지 사건들이 있었고, 소위 말씀해주시는 '과몰입'이나 이런 것들을 방해하는 상황이 나와서 안타까웠는데 마지막까지 봐주신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했다. 마지막회 댓글을 보면서 저희와 같은 마음으로 커플들을 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그게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진민 CP는 "저도 비슷한 심정이다. 이름을 바꿔서 시청자 분들이 '역시 PD 바뀌니 재미가 없다'고 하셨는데 말도 못하고 힘들었을 거다. 원래 박 PD님이 선곡을 하시는데 음악이 안 좋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음악적 고민들도 프로그램을 만들며 한 축이다. 여러가지 새로움을 주고 싶어서 시도를 많이 했는데 그걸 좀 알아주시는 분들도 있고, 'PD 바뀌어서 재미 없다고 하는 댓글을 보면서 편집실에서 많이 좌절하더라"고 농담했지만, 이내 "죄송한 마음이 먼저다. 더 큰 일 없이 잘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여러가지로 죄송한 마음이 있고 크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게 뭐가 진실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이걸 보려고 기다린 분들은 바랐던 바가 분명했을 텐데, 설레고 싶고 몰입하고 싶어서 기다리셨을 텐데, 그런 것들을 어떤식으로든 방해를 했다고 할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죄송하다. 저희를 기다리는 시청자 분들은 조금 더 분명한 걸 바라는 걸 저희가 안다. 그런데 그걸 다 채우지 못했나 하는 저희끼리의 자책도 하고, 저희처럼 그 과정에서 노심초사하신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응원해준 분들에게는 다음에 저희가 다른 콘텐츠를 만들 때나 그런 것들을 잊지 말고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폭의혹'부터 '폭행전과' 등에 이르기까지 '다사다난 했다'는 제작진의 말이 크게 와 닿은 시즌. 박 PD는 "억울했다는 말은 조심스럽다. 출연자들의 개인사, 지나온 행적들과 관련된 부분인데, 어떤 것이 진실이고 아니라는 것을 제작진 입장에서 말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제보나 기사가 났을 šœ 우리가 이런 얘기를 듣는 것이 억울하다고 하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는 저희를 믿고 출연한 출연자들에게 예의가 아니고, 글을 올려준 피해자나 해명을 원하는 시청자들은 요구하실 수 있는 부분이라 '제작진은 억울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신 콘텐츠를 드리는 입장에서 저희가 겪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일이 생겼을 때 저희가 고개를 숙이며 겪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한 달간 미리 촬영을 하지 않았나. 시그널 하우스에서 한 달간 그 친구들이 살면서 썸을 타고 연애하고 사랑의 감정을 키웠는데, 저희는 그 이야기를 알고 있으니 그 자체가 하나의 큰 힘이었고 위안이었다. 회차가 지나며 드러났지만 감정이 자라나고 하나의 신을 꼽자면, 하나의 꼭지점을 보고 달린 것이 롯데월드 교복 데이트였다. '여기까지만 가보자' 싶었다. '이 신에서 느낀 우리의 감정, 두 사람이 나눈 대화'를 밖에서 들으면서 우리가 느낀 설렘을 세상에 내보자 싶었다.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다린 분들에게 이 설렘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또 다사다난해져서 그 다음에는 이 친구들의 감정이 더 깊어진 지점이 있었다. 최선을 다해서 내보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거쳐갔다. 출연자들의 마음이 진심임을 알고 있으니, 이 친구들도 사실 한편에서는 가해자이기도 하지만, 용기를 내서 카메라 앞에 섰고,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은 용기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대해 이 이야기를 충분히 설명하고 할 수 있는 만큼 저희가 아름답게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지현 인스타그램
이 CP는 "그냥 비슷한 얘기를 항상 나누며 제작을 했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도 비슷하다. 처음이 제일 힘들었던 거 같다. 시작 전이. 시작하기 전에 저희가, 우리도 여러 인터뷰를 통해 출연자들을 당연히 검증, 내부적 검증 혹은 그런 절차를 거쳤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너무 상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나와서 그때가 좀 힘들었다. 박 PD가 말한 것처럼 얘기가 많이 남았고 서론도 시작을 안했는데 여기서 어떤 식으로 갈지를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1회가 조마조마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거 같고, 그 이후로도 힘든 일이 있었지만, 맷집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는데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달려왔다. 걱정스러웠던 것들은 출연자들이 걱정이 됐고, 과하게 여러가지로 기사 나는 것도 그렇고 댓글도 그렇지만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많이 받는 것도 알아서 걱정스러웠다. '이 사람들이 끝날 때까지 잘 견딜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많이 했다. 프로그램 걱정만 해도 녹록치 않은 여정인데, 그런 걱정들도 많은 시즌3였던 거 같다. 지금에 와서 다들 편해졌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다들 잘 견디고 자기만의 진실을 입증하기 위해 여전히 분투하고 계신 분들도 계시고 그런 과정들이 어쨌든 뭐가 언제가 제일 힘들었다, 뭐는 좀 덜했다 보다는 쭉 이어졌던 거 같다"고 말했다.

박 PD는 '하트시그널'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을 위해 작업에 열중했다는 설명. 박 PD는 "제작진 입장에서 힘을 냈다, 힘들었다는 표현을 하기가 사실 민망하다. 저희는 저희 할 일을 하는 거고, 그런데 시청자 입장에서 편하고 즐겁게만 봐야 하는 콘텐츠에 여러 상황이 생기고 하는 것에 불편함들, 실망감이 사실은 더 문제가 되는 거니까. 그 자체가 저희를 가장 힘들게 한 거다. 좋아해주는 분들에게 실망을 드리고 있다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도 봐주시는 분들, 출연한 분들을 위해서는 최대한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즌1과 시즌2를 거치면서 단단해졌던 제작진은, 시즌3에서도 검증 시스템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박 PD는 "세 번의 대면 인터뷰를 한다. 미리 서류를 받기도 하고, 저희가 컨택한 경우에도 세 번을 겪고 심층 인터뷰를 한다. 세 번째 인터뷰는 출연이라는 것에 어느정도는 확정을 지은 상황이기때문에 실례를 무릅쓴 질문을 드리기도 한다. '이런 점들이 방송에 나가는 것이 생갭다 큰 일일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실례가 될 만한 개인적 질문이나 확인을 드린다. 그 과정에서 함께하지 못하게 된 후보들도 꽤 있었다"고 말했다.

이 CP는 "연인이 있음에도 신청을 하거나 하는 분들도 없지는 않다. 사실 이번에 불거진 것들은 상상하지 못했던 영역이라고 할 수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한 것들을 심층적으로 받고, 만약에 그러면 정말 이 룰 안에서 생활하는 자체가 안되는 거니까, 그런 것들은 나중에 알게 되면 큰일이 나니까 철저히 검증을 했다고 생각을 했다. 그전에는 그런 일이 없지 않았으니, 그런 사례를 들어서 여쭤보고 했었다. 그런데 이번 시즌3를 겪으면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깊어졌다"고 말했다.

박 PD는 "3차 인터뷰 때 저희도 방송을 하게 됐을 때 생기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 '나는 이런 부분이 걱정된다'고 해서 함께하지 못한 분들도 꽤 있는데, 지금 함께하기로 했던 여덟 분은 저희가 할 수 있는 단계에서는, 그분들도 예상치못한 부분이 있던 거 같다. 저? 힘든 것 중 하나가 변호사 분들과 상담을 했는데 이런 저런 이력을 조회할 수 없는 부분도 있고, SNS 사찰도 보면서 '이 사람이 궁금하다'고 해서 실제 만나고 그럴 수 있지만, 뒤를 캐거나 조사를 하거나 그럴 수는 없겠더라. 저희도 사실 시즌2를 거치며 얼마나 딥하게 해야 할까 고민했지만, 한계는 있더라. 그래서 저희가 할 수 있는 한은 많은 고민 끝에 사전조사를 하고, 출연을 결정했는데 많이 부족한 점들이 있었고, 시즌 내내 '시즌4를 한다면, 어떤 신뢰 관계를 쌓아야 할까' 고민을 했다. 많은 고민을 할 거 같다. 저희에게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PD는 "(범죄이력 등의 조회는)개인의 동의가 없으면 힘들다고 하더라. 저희도 인터뷰를 할 때 두 가지 마음을 다 갖고 오신다. 출연하고 연애해보고 재미있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기대감을 한켠에 갖고, 한켠으로는 시즌1과 시즌2 때 이슈가 있었고, 매회차마다 욕먹는 사람도 생기는데, 그런 두려움도 많이 갖고 오신다. 그래서 저희가 두려움 부분을 너무 푸시를 할 때에는 이런 점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면 출연자 후보들의 매력을 볼 수 없다. 그래서 2차 인터뷰까지는 최대한 연애와 이런 것에 집중을 더 한다. 그래서 3차부터 딥한 얘기가 오가는데, 질문은 드리나. '혹시 그런 이력이 있느냐'고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 CP는 "질문도 드리고 안전장치도 있다. 물론 저희도 그게 아주 강력한 제재라기 보다는 출연 계약서가 있는데, 이런 조항들이 있지만, 그래도 신뢰관계에서 출연자와 제작자가 출발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이 있어서 잠재적인 행위를 한 사람으로 대할 수 없는 노릇이고, 어떤 분은 저희가 '같이 하자'고 설득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시즌3를 거치면서 거기에 대한 생각은 저희도 그렇고 출연하기 위해 신청하시는 분들도 일정 부분은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과는 다른 어떤 검증 시스템을 가지고 매뉴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CP는 일반인 대상의 미팅 프로그램인 '하트시그널'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반드시 일반인일 필요는 없었지만, 연예인이 들어왔을 때 우리가 생각하는 기획이 발현이 될까 했을 때에는 어려울 거 같다고 생각했다. 연예인들은 쉽지 않을 일이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느낀다고 해서 표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 그 부분이 구현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형태와 포맷을 만들게 됐고, 두 번째 프로젝트는 인턴들이 채용되는 과정을 그린 '굿 피플'은 사랑이 아니라 이 정도 화력이 있는 아이템이 뭐가 있을까 했을 때 저희가 어릴 때 생각하면 일과 사랑밖에 없더라. 일에 대한 열정을 갖고 프로그램을 만들까 해서 만든 거다. 꼭 일반인으로 해야 잘된다는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다음 프로젝트는 무조건 연예인'이라고 우스개소리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PD는 "이 포맷이 잘 구현되기 위해서는 연애를 하고 싶은, 평범한 일반인이 가장 적합하겠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시즌1과 시즌2, 시즌3를 거치면서 '이 프로그램을 나오면 유명해진다'고 하시더라. 저희는 연예인 분들이 여기에 와서 매니저가 따라와서 서있는데 어떻게 연애를 할 수 있겠나 싶었다. 시청자 분들 입장에서는 저 사람이 TV에 나와서 저럴 수 있는 '자격'이 되냐고 하는 것에 대해 저희도 공감하고 검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검증의 요소를 잘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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