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영화 시장의 기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좀비 액션 영화 '반도'(연상호 감독, 영화사레드피터 제작)와 미국의 액션 블록버스터 '테넷'(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엇갈린 운명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반도'는 해외 동시기 개봉 국가에서도 기록적인 성과를 올리며 외신과 해외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호평을 받고 있다. 대만에서는 지난 15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규모로 개봉해 전편인 '부산행'(16, 연상호 감독)의 오프닝 기록을 경신하는 데 이어 첫 주말까지 470만달러(약 56억4470만원)의 박스오피스로 압도적인 흥행 1위작으로 자리 잡았다. 역대 한국 영화 오프닝 신기록을 경신한 싱가포르는 첫 주말까지 박스오피스 79만5000달러(약 9억5479만원)을 기록, 싱가포르 역대 한국 영화 첫 주말 최고 스코어를 경신했다. 특히 싱가포르는 한 상영관 당 최대 50명 입장이라는 거리 두기를 시행하고 있어 더욱 놀라운 성과다.
지난 16일 개봉한 말레이시아에서는 개봉 첫 주말까지 95만5000달러(약 11억4695만원)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하며 '반도'는 개봉한 모든 국가에서 독보적인 흥행 1위작으로 우뚝 섰다. 오는 24일 정식 개봉 예정이던 베트남에서는 주말 유료시사회만으로 117만달러(약 14억517만원)의 박스오피스를 달성, 베트남 역대 한국 영화 사전시사 최고기록을 세우며 역대급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에서는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전체 상영관을 열고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K-좀비'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반도'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영화 시장을 살릴 구세주로 떠오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반도'의 투자·배급사 NEW는 21일 스포츠조선을 통해 "개봉 첫 주말 고무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싱가포르는 한 상영관 당 최대 50석이라는 제한된 상황에서도 한국 영화의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가고 있다. 190개국 선판매를 달성한 '반도'는 앞으로 순차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각국의 관객들과 안전하게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렇듯 아시아의 구원투수로 승승장구 중인 '반도'와 달리 할리우드의 구원투수로 나섰던 '테넷'의 상황은 개봉을 또다시 연기하며 위기를 맞았다.
'테넷'의 배급사 워너브라더스는 20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오는 8월 12일 개봉 예정이었던 '테넷' 개봉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해 전 세계 팬들의 아쉬움을 안겼다.
워너브라더스 토비 에머러히 회장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독창적이고 놀라운 '테넷'의 2020년 개봉일이 확정되면 공유할 계획이다. 우리의 목표는 영화가 극장에서 안전하게 재개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를 극장 파트너들에게 지원할 준비를 갖출 것이다"고 밝혔다.
앞서 '테넷'은 '다크 나이트' 3부작('베트맨 비긴즈'(05) '다크 나이트'(08) '다크 나이트 라이즈'(12)), '인셉션'(10) '인터스텔라'(14) '덩케르크'(17) 등 만드는 작품마다 명작으로 꼽히며 전 세계의 많은 사랑을 받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차기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미래의 공격에 맞서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과거를 바꾸는 멀티 장르 액션 블록버스터로 올여름 할리우드 최고 기대작으로 떠올랐던 '테넷'은 최초 7월 17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미국 내 심각해진 코로나19 사태로 7월 31일 개봉일을 변경했고 상황이 여의치 않자 오는 8월 12일로 개봉일을 다시 변경했다.
두 번의 개봉일을 변경하면서도 '테넷' 개봉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워너브라더스였지만 미국 내 확산된 코로나19 사태로 폐쇄된 극장들이 문을 열지 못하자 결국 두 손을 들고 "무기한 개봉 연기" 선언을 해 다시 한번 할리우드 영화 산업 재개에 찬물을 끼얹었다.
'테넷'의 무기한 개봉 연기 소식에 할리우드 역시 큰 충격에 빠졌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미국의 텐트폴 영화의 개봉이 계속 연기된다면 할리우드는 고사 상태에 직면할 것이다"고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 버라이어티는 '테넷'이 북미가 아닌 해외 다른 국가에서 먼저 개봉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버라이어티는 워너브라더스의 내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테넷'의 공개에 대해 워너브라더스가 여러 계획을 갖고 있다. 전통적인 개봉(북미 선개봉)과 다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미국 시장이 아닌 유럽 및 아시아에서 '테넷'을 선공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국내는 현재까지 오는 8월 12일 개봉일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 또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후문.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의 일환으로 2시간 이상의 러닝타임 상영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 '테넷'의 아시아 선개봉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업계의 전망이 높다. 이런 이유로 국내의 '테넷' 개봉 또한 무기한 연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테넷'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아직 대어는 없다" 7파전 신인왕 경합...팀성적도 고려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