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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짝사랑 청산·SNS 팔로워 2배"..서지혜가 깨달은 ♥받는 느낌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7-20 10:19


사진=문화창고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서지혜(37)가 '저녁 같이 드실래요'로 짝사랑 연기를 청산했다.

SBS '형수님은 열아홉'(2004) 이후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고 지적인 이미지와 단아한 이목구비로 사랑받았다. MBC '신돈'(2005)에서도 주연으로서 연기를 펼쳤고 SBS '49일'(2011) 등에서도 주연으로 활약했다. 이후 '인생연기'를 펼쳤다고 평가됐던 SBS '펀치'(2014)와 SBS '질투의 화신'(2016)을 거쳤고 SBS '그래, 그런거야'(2016)를 통해서도 시청자들을 만났다. 2018년에는 KBS2 '흑기사'를 통해 샤론이란 인생캐릭터를 만났고, SBS '흉부외과 : 심장을 훔친 의사들'의 주인공까지 맡으며 열연했다.

올해는 더 열일을 했다. 서지혜는 tvN '사랑의 불시착'(박지은 극본, 이정효 연출)의 카리스마 있는 북한 미녀 서단 역을 맡아 구승준(김정현)과 가슴 아픈 사랑을 했고, 그후 곧바로 MBC '저녁 같이 드실래요'(이수하 극본 고재현 박봉섭 연출)의 주인공 우도희 역을 맡아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다. 우도희는 결혼까지 생각했던 남자친구 이영동(김정현)의 배신 후 김해경(송승헌)을 만나 저녁을 '같이' 먹는 기쁨을 알아갔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이별의 상처와 홀로 문화로 인해 사랑 감정이 퇴화된 두 남녀가 저녁 식사를 매개로 감정을 회복하며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4.3%(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서지혜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저녁 같이 드실래요'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지혜는 '사랑의 불시착'이 끝난 뒤 공백기도 없이 '저녁 같이 드실래요'와 함께했다. 어떤 매력이 그를 휴식 없이 작업에 매진하게 만든 걸까. 서지혜는 "지금까지 5~6년간 비슷한 느낌의 지적이고 도시적인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그 안에서 스스로 변화를 주며 캐릭터를 연기하기는 했지만, 다른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재미난 캐릭터가 들어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 작품이 들어와서 캐릭터가 지금까지 보여줬던 느낌과 전혀 다른 캐릭터 같아서 고민 끝에 한 번 더 도전을 해보자 싶었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할 수 있을까'의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동안은 정적인 연기를 많이 했다면, 여기는 동적인 연기를 많이 해야 해서 부담감과 걱정, 두려움이 있었는데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했다. 또 최근에는 혼밥이나 혼술 등이 유행인데, 그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뭔가 '함께하자'는 의미의 느낌들을 줘서 저한테는 신선했고, 재미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사진=문화창고 제공
그렇다면 도전 후 느낌은 어떨까. 서지혜는 "맞고 잘하고의 느낌은 아직 모르겠고, 저는 즐겁고 재미있게 잘 했다.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다. 텐션이 엄청나게 올라간 캐릭터라서 내 스스로 연기하기 전에 또 뭔가 발동을 걸어야 하는 것들이 있더라. 그전에 했던 캐릭터들이 뭔가 차분한 느낌이 있어서 그걸 어떻게 업(UP)을 시킬지 고민을 많이 해서 '사랑의 불시착'이 끝나자마자 2주 뒤에 바로 촬영을 시작했다. 대본을 볼 시간도 부족해서 2주간은 집 밖에도 나가지 않았고, 부담감도 있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 오히려 더 재미있게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애드리브도 많이 해봤다. 제가 원래는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어떻게 하면 더 병맛이고 이 아이의 발랄한 것들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어색하다가도 에너지가 채워진다는 느낌이라 신나게 했고, 리허설마다 다른 것들도 시도해봤다. 할 때마다 달라서 감독님이 '대체 어떤 걸 할 거냐'고도 하고, 다 찍어두고 그랬다. 스스로가 에너지가 넘쳤다"고 말했다.

실제 성격은 우도희와 비슷하다는 서지혜는 "캐릭터나 느낌을 더 좋아해서 좋은 캐릭터가 있다면 뭐든 하고 싶은 마음이다. 제 친구들은 저의 우도희를 보며 '이제야 너랑 비슷한 캐릭터 나왔다'고 하더라. 저를 보시면 밝은 성격인데, 저는 마치 차분히 뜨개질을 할 거 같나 보다. 그런데 저는 뜨개질 자체를 못한다. 이런 것들이 저희 팬들이나 시청자들이 제 본모습을 모르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저는 재미가 있다"며 "저는 우도희보다는 살짝 아래의 '똘기'를 간직한 인물이다. 요즘 유행하는 성격유형테스트를 해봤는데 두 번이나 했는데도 ENTP가 나오더라. 설명을 읽어보니 '치마 두른 남자'라고 해서 너무 웃겼다"고 밝게 웃었다.

서지혜는 송승헌과의 호흡에 대해 "처음 만났을 때는 이미지적으로도 신사적이고 젠틀한 이미지를 상상했는데, 막상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장난도 잘 치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편히 연기했다. 제가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때에도 흔쾌히 많은 얘기를 해주시고, 맞춰주셔서 재미있게 연기했다. 더 어색하지 않게 촬영을 했던 거 같다. 학창시절에 오빠 시트콤을 봤다고 하면서 놀리기도 했는데, 그 정도로 상대를 편하게 해주는 분위기가 있어서 나중엔 저희가 커플로 장난을 치고 이런 부분도 편하게 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사랑의 불시착'을 함께 했던 김정현의 특별출연도 시선을 모았다. 두 사람은 전작에서 가슴 아픈 사랑을 하며 시청자들을 울게 만들었기 때문. 서지혜는 "촬영에 들어가고 얼마 후 그 역할을 특별출연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감독님의 말을 듣고, 정현 씨가 생각이 났다. '사랑불'에서 엔딩이 아쉽게 끝나서 데이트를 하는 신도 있었기 때문에 대리만족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저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혹시 시간이 괜찮으면 해줄 수 있겠느냐'고 했더니 흔쾌히 해줬다. 어떻게 보면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는 시간이라서 좋았다. 정현 씨도 재미있게 촬영을 하고 갔다"며 "저도 나중에 특별출연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밥도 한 번 사기로 했다. 다음에 다시 만난다면, 제가 김정현을 차는 걸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문화창고 제공

그동안 작품 속 서지혜의 사랑은 주로 짝사랑으로 마무리됐지만, 이번엔 달랐다. 서지혜는 "구남친에 송 선배님에 두 명의 남자가 나 때문에 싸우고 그런 것들이 재미있더라.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게 뭔가 어색한 거다. '남자들이 왜 나를 두고 그러나' 싶고, 나를 두고 싸우는 게 어색했다. 그런데 한편으론 어느 순간 '어머 너무 좋다' 싶었다. 이렇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굉장히 좋았다. 저로서는 '한 몇 명 더 나오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뭔가 해소가 된 느낌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먹는 즐거움을 안겨준 드라마였지만, 서지혜가 저녁을 같이 먹고 싶은 사람은 남자친구가 아닌 부모님. 서지혜는 "집밥을 좋아하고 부모님을 만날 시간이 많지 않다 보니,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가서 밥을 얻어먹는다. 같이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다"며 "저녁을 같이 먹고 싶은 사람, 남자친구도 만나야 하지만, 이제는 거의 아무 생각이 없다. 연애를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은 이미 5년 전에 집어넣었다. '이미 난 늦었구나' 싶다. 글러먹었다. 엄마도 포기한 상태다. 처음에 '너 결혼 안하니'하던 엄마도 이제는 아예 묻지도 않는다. 그리고 요즘엔 결혼을 꼭 해야 하나 하는 인식도 많아졌고, 저도 그러다 보니 내 할 일을 열심히 하고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비혼주의자는 아니고, 좋은 사람이 있으면 하기는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편이다"고 말했다.

벌써 데뷔 17년차가 된 서지혜는 "20대에 데뷔한 뒤 뭔가에 정신이 팔린 듯 쉼 없이 달려왔다"고 말했다. 중간 브레이크가 걸렸었다는 그는 "당시에는 인기, 드라마가 더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들 때문에 자신을 조여왔는데 20대 중반부터는 조금 더 쉬고 싶다는 생겄터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들이 오더라.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그러다가 30대에 들어서 '펀치'를 통해 시각을 넓혔다. 20대 때에는 처량하고 굳센 캐릭터를 많이 맡다가 당시 도시적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 바로 서른 한 살이었다. 그때 좀 힘들기도 했다. 또 다른 도전을 하는 느낌이었는데, 재미있게 하면서 스트레스도 받고 많이 배웠고, 그때부터 '연기가 뭘까' '연기가 재미있다' '어떻게든 뭔가를 만들어야겠다'는 욕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문화창고 제공
그래서였을까. 서지혜는 주로 뭔가에 '도전'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흑기사'에서는 영원히 늙지 않는 샤론으로,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북한의 냉미녀로, 또 '저녁 같이 드실래요'에서는 '욕지혜'로 돌아와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각 캐릭터마다 고충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걸 할 수 있을까' 싶었다. '흑기사'는 무서운 캐릭터를 블랙코미디로 표현해야 한다는 고충, '사랑의 불시착'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북한 사투리를 해야 한다는 고충, 또 이번 작품은 네 달간 한 번도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힘들었고 하이텐션을 유지해야 하는 캐릭터다 보니 그런 걸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각자의 고충이 있다 보니, 뭔가 쉽지는 않지만 그걸 제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했던 거 같다"고 밝혔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서지혜의 열정은 전세계에서도 통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팬도 많이 생겼다. 서지혜는 지금 가장 뜨거운 시기를 보내는 중이다.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인스타그램(SNS) 팔로워가 두 배나 늘어나는 등 해외에서의 인기도 대단하다. 서지혜는 "개인 SNS 댓글을 보면 해외 팬들이 많은 댓글을 남기더라. 그런 것 때문에 새삼 느끼게 됐다. 시국이 어쩔 수 없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뭔가 인터넷상에서 반응이 오고 '사랑불'의 링크를 올려주고, 또 저를 '단이'라고 부르는 팬들이 많았다. 한국 드라마의 저력을 다시 느끼게 됐고, 글로벌한 시기가 왔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외국 팬들에게 쪽지도 많이 오고, 한국어를 배우시는 건지 어설픈 한국말로 메시지를 보내신다. 또 아랍어나 인도네시아어처럼 알아보기 힘든 것들도 많았다"며 밝은 미소를 보였다.

서지혜는 드라마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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