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으뜸♥하리 뽀뽀신 20번 돌려 봤죠"..'오마베' 정건주가 만든 로맨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오 마이 베이비'의 정건주가 9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e-mail]/2020.07.09/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정건주(26)가 '오마베'로 한 걸음 더 성장했다.

2017년 그룹 데이식스(DAY6)의 '좋아합니다'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뒤 연기자로 시작을 알렸다. 웹드라마 '이런 꽃같은 엔딩'부터 '상사세끼 시즌2', SBS '키스 먼저 할까요', '에이틴' 등에 특별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비췄고, KSB2 드라마스페셜 '참치와 돌고래'에서도 활약했다. 꾸준한 두드림이 효과가 있었을까. 지난해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인지혜 송하영 극본, 김상협 김상우 연출)에서 지상파 첫 주연에 도전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정건주는 최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오 마이 베이비'(노선재 극본, 남기훈 연출)를 통해 장나라와 연상연하 로맨스 연기를 선보였고, '국민 연하남'으로의 발돋움을 했다. 정건주가 연기한 최강으뜸은 여성학자인 어머니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자라 여성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물이지만, 최강 긍정 으뜸 '눈치 쓰레기'로서 활약, 무한긍정과 해맑은 매력을 자랑했다. 정건주가 출연한 '오 마이 베이비'는 결혼은 건너뛰고 아이만 낳고 싶은 솔직당당 육아지 기자 장하리와 뒤늦게 그녀의 눈에 포착된 세 남자의 과속필수 로맨스 드라마로, 평균 2%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2일 종영했다.

정건주는 9일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오 마이 베이비'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건주는 "행복했던 드라마"라며 '오 마이 베이비'를 추억했다. 지난해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어린 친구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에너지를 쌓았다면, '오 마이 베이비'에서는 선배 배우들에게 칭찬과 사랑을 받으며 그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었다는 설명.

그러나 정건주가 연기한 최강으뜸은 특유의 '노(NO) 눈치'로 인해 초반 '밉상'을 담당하기도 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정건주는 "초반에 엘리베이터 신을 찍을 때 당황스럽기는 했다. 그동안 볼 수 없던 캐릭터고 참고할 수 없었기 때문에 캐릭터의 축을 잡을 때 어려움이 많았다. '생리통 환자입니다'라고 하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처음에는 그래서 애드리브를 섞어가며 신을 재미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당황스럽기는 했던 장면이었지만, 현장에서 잘 헤쳐나갔다. 사람들이 볼 때 덜 불편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귀엽게 보이려고 노력을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순수한 의도 그 자체로 연기를 해야 했고, 최대한 순진하게 머리를 비우며 연기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정건주는 "연하남의 매력을 보여준 장면이 터닝포인트였는데, 그 장면 전까지는 '쟤 나오는 거 싫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더라. 마음이 좀 아팠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연하남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비록 첫 장면은 밉상이었지만, 최강으뜸은 연하남의 매력을 보여주는 귀여운 캐릭터로도 사랑을 받았다. 장하리와의 버스 정류장 뽀뽀 장면은 '최강으뜸 주식' 보유자들에게는 단비 같은 '떡밥'이 됐다. 정건주도 해당 장면을 언급하며 "정류장 신 이후로 '으뜸하리파'가 많은 응원을 해주신 것으로 기억한다. 그 장면이 방송되기 전까지 기대도 걱정도 많았었다. 솔직히 말하면 일방적인 뽀뽀가 될 수 있어서 '이걸 어떻게 보실까' 걱정했는데, 연하남스럽게 봐주신 거 같아서 다행이었다. 귀엽게 봐주셔서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오 마이 베이비'의 정건주가 9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e-mail]/2020.07.09/

해당 장면의 클립 영상도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3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장면. 정건주는 "제가 그 장면을 본방사수를 못하고 현장에 갔는데 스태프들이 '으뜸이 정류장 신 뜬 거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봤는데 조회수가 많이 나왔더라. 저도 그 조회수에 약 20회 정도를 더했다. 힘을 많이 준 장면이었고, 조명을 많이 비춰주시고 반사판도 많이 대수기이게 '중요한 신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 다다음회에 곧바로 하리와 이상(고준)의 키스신이 나와서 조회수가 바로 역전됐다. 제가 거름 역할을 잘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류장 신 덕분일까. 장하리와 최강으뜸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한 축이 됐다. 정건주는 "으뜸이와 하리가 잘 될 수 있다는 약간의 희망이 있었다. 30% 정도의 희망이 있었는데, 내가 조금 더 잘하면, 둘을 이어주시지 않을까 싶어서 열심히 하기는 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제가 좀 부족했구나 싶다. 이상이와 으뜸의 다른 점은 한방이 있는 것과 머뭇거리는 것이었다. 그 포인트들을 이상이 잘 살린 거 같다. 이번에는 제가 좀 부족했다고 생각했고, 이번 기회로 다음에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연하남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장나라와의 호흡이 필수 요소가 됐다. 정건주는 "일단 장나라 선배님은 촬영 초반에 제가 긴장하고 떨 때에도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자신의 대사가 많으면 상대 배역을 맞춰주기 힘들 때가 있는데, 먼저 저에게 맞춰 보자고 해주시고 그래서 적응이 빨리 될 수 있었다. 옛날에 TV에서 봤을 때에는 연예인을 보는 기분이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침착하시고 베테랑이라 나오는 침착함이 있더라. 어떻게 그렇게 작은 체구에서 현장을 압도하는 존재감이 나올 수 있는지, 정말 신기할 정도로 차분하시다"고 말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오 마이 베이비'의 정건주가 9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e-mail]/2020.07.09/

'오 마이 베이비'는 결혼과 출산 등 무거운 주제를 담아내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아직 스물 여섯인 정건주는 결혼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바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빨리 가정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라고. 그는 "막연히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는데, 저희 부모님이 사이가 좋아서 그런 거 같다. 또 극중 이상과 하리가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고민하는 장면이 있는데, 저도 그 장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됐고, '찐사랑(진짜 사랑)'이 있다면, 사랑으로 극복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다"고 밝혔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10대 20대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면, 이제는 40대 팬들까지 폭 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정건주다. 그는 "요즘에는 연상의 팬들이 많아져서 저를 많이 알아봐 주시기도 하더라. 식당에 가면 서비스도 주셔서 행복하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어하루' 후에 비해 두 배나 늘어서 기뻤다. 저의 모든 신에 대해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졌고, 그래서 '내가 연하남의 연기를 못한 것은 아니구나' 하는 뿌듯함이 생겼다. 앞으로 백만 팔로워를 향해 달릴 것"이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정건주는 앞으로 더 넓은 폭의 연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지난해 인터뷰에서도 말씀을 드렸듯, 정통 멜로나 악역, 액션 등 다양한 부분에 욕심이 생긴다. 이번에 '오마베'를 하면서도 제가 지금까지 못 봤던 능글맞은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고, 저에게도 저런 매력, 저런 모습이 있다는 점을 발견하니 재미가 더 붙었다.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행복했다. 또 제가 현실에서 못 보여드렸던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팬분들이 좋아하시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건주는 '오 마이 베이비'를 끝낸 뒤 JTBC '월간 집'을 논의 중이다.

문지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