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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뒤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고 했다. 배우 한지은(34)이 만개했다.
한지은은 극중 준수식품의 라면사업부 마케팅영업팀 인턴사원인 이태리로 등장했다. 인서울 대학 출신에 적당한 외국어 실력과 허접한 공모전 수상 이력을 지닌 이태리는 '서류광탈'을 끝내고 채용 전환형 인턴으로 합격한 뒤 어떤 심부름이든 마다하지 않다가도 '결국 복사왕으로 끝날 각'이라는 깊은 깨달음을 얻고 순응형 인간에서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코믹한 인물로 변신해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자아냈다. 또한 극중 가열찬(박해진), 남궁준수(박기웅)의 사랑을 동시에 받으며 삼각관계를 이뤘고, 극 후반 이만식(김응수)의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한지은은 25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꼰대인턴'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7월 1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지은은 "일단 저희가 엊그제 23일에 마지막 촬영을 했다. 일단은 다행히 방송이 남아서 덜 실감을 하고 있는 거 같다. 촬영이 끝났다느 것 자체는 아쉽다. 정이 많이 들었다. 너무 너무 좋은 분들이랑 할 수 있는 기회였고, 스태프들과 선배님들과 다 너무 좋아서 정이 많이 들었다. 헤어져야 한다는 게 아쉽다. 그래도 '꼰대인턴'을 애청해준 분들이 많아서 기쁜 마음으로 보낼 수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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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매회 '이라꽁(이번엔 라면에 꽁치를 넣어봤어요)'. 주꾸미, 라면뮤즈, '사이다' 등 다수 분장과 코믹한 장면을 소화해야 했던 한지은인 만큼, 주변의 걱정도 이어졌다는 후문. 한지은은 "(코믹한 장면이)부담이 될 수 있는데, 여자다 보니 예뻐 보이고 싶은 것은 사실이었다. 근데 또 제가 다행히 성격이 그런 부분이 털털한 부분이 있었다. 생갭다 부담이 있다기 보다는 어디까지 내려놔야 할지 고민을 했다. 한 번 내려놓다 보니까 다 내려놓게 되더라. 할 거 다 하고 감독님한테 가서 '괜찮냐'고 하고, 결과물로 나왔을 때 그런 것들이 재미있게 표현이 돼서 좋았다. 내려놓는 것은 이미 '멜로가 체질' 때도 '오빠' 신 등 큰 고난을 겪어봐서, 이번에는 즐길 수 있던 거 같다. 이번에는 훨씬 고차원적이긴 했다. 매 신이 현타였다. 그래도 결국에는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태리태리 이태리'는 한지은의 트레이드마크. 한지은은 "'태리태리 이태리'도 너무 감사한 것이 대본에 없던 거였다. 근데 면접 신에서 하고서 왠지 저는 그걸 하고서 혼자 아쉽더라. 필에 젖어서 그냥 태리라면 임팩트를 살리고 싶었을 것 같아 '태리태리 이태리'를 그냥 했는데 너무 좋아하더라. 그 다음부터 저의 고유명사가 됐고, 저를 태리태리 이태리로 현장에서도 부르고 드라마 보는 분들도 태리태리 이태리라고 부르고 고유 포즈처럼 됐고 다 따라하더라. 이게 되게많이 기억에 남는구나 싶었다. 되게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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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해진 오빠도 응수 선배랑 주축이 돼서 이끌어 가줘야 하는 인물인데 현장에서 되게 묵묵하게 뒤에서 많이 챙겨줬다. 오빠가 눈치가 빠르고 전체를 잘 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항상 안 보는 듯 하면서 다 보나 보다. 혼란이 있거나 고민이 있거나 그러면 먼저 오빠가 다가와서 잘 넘길 수 있게 해주고 그렇게 조언해준 것들이 도움이 됐다. 편하게 해주고 그런 부분들이. 태리가 자유로워야만 나올 수 있는 부분들이라고 생각했는데 힘이 됐다"고 밝혔다.
9회 엔딩 장면은 시청자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반전'이었다. 극중 이태리와 이만식이 부녀지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사무실 내에 파란이 일어난 것. 한지은은 "부녀 반전이 9회 말에 나오고 10회에 풀어지는데, 후반부에 드러나는데도 모두 부녀 케미를 보고 너무 좋으셨다고 하더라. 현장에서도 그걸 보시면서 '조금 더 전에 드러났다면, 재미있는 것들이 많지 않았을까' 했다"며 "제가 걱정한 것은 태리가 초반에 유독 만식에게 못되게 하는데, 사실상 만식과 태리가 둘이서 보는 신은 몇 개 없었다. 그래서 나중에 부녀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 이것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굉장히 큰 반전이고 충격을 주는 장면이었고, '그래서 쟤가 저랬구나' 하는 것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지은은 "이걸 어디까지 보여줘야 부녀인 것을 들키지 않으면서 그래도 뭔가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을 주면서 감독님이랑 작가님이랑 얘기도 많이 나눴는데 둘이 붙는 신이 없다 보니까 이미 머리 잘리는 것도 4부 초반이었고, 밝혀지는 것은 10부인데 그 때까지 잊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 제가 사람들 앞에서 아빠한테 뭐라 한 것이 있는데 걱정과는 달리 잘 살려주셨다. 그래서 다행히 10부 때 다 이해를 했다. '쟤가 저랬구나' 그걸 다 기억을 해주시는 것이 포인트로서 되게 인상이 남았구나 하는 뿌듯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극중 부녀사이인 두 사람은 현실에서도 '부녀 케미'를 자랑했다는 후문. 한지은은 "서로 애칭도 있다. 저는 '태찡'이고, 응수 선배님은 '만찡'이다. 전화할 때도 '태찡'이러시면 전 '만찡'이렇게 받는다. '만찡', '태찡' 애칭이 생기기 전까지 '쁘띠 만식'이라고 물렀었다. 선배님이 하는 행동이나 말, 모든 것들에 있어서 너무 귀여우셨고, 나중엔 가만히만 있어도 사랑스러우시더라. 그래서 '선배님 쁘띠만식'이라고 그랬는데, 선배님이 일부러 그렇게 더 하시는 것도 있다고 했다. 선배님도 실제로 선배님들에게 보고 배우신 거라고. '내가 후배 배우들에게 어려운 존재가 되면 안된다'고. '내가 더 많이 웃겨주고 편안하게 다가와주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선배님의 철칙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지은은 이어 "그래서 저희 단체 채팅창이 있는데 선배님이 맨날 꽃 사진을 보내신다. '찐 아빠' 같다. 먼저 맨날 보내신고, 어느 순간 일상처럼 되어버렸다. 그러다가 어느 날 하루 좀 늦게 오거나 그러면 '왜 없지?'하고 아쉽기도 했는데 엊그제 촬영 끝나고 간단하게 식사를 했는데 드라마 팀에서 꽃다발을 하나씩 선물을 주셨는데 꽃다발을 들고 웃으면서 그 얘기를 하시더라. '내가 꽃 사진만 보내봤지 꽃을 받아보네' 하면서 웃으시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죄송하다고 생각했다. 맨날 받을 생각만 했을까. 우리가 먼저 보내시면 답장만 보냈는데 왜 선배님의 아침을 열어준 적이 없지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극중 가열찬과 이태리의 '짠내 러브라인'도 화제가 됐다. 한지은은 "개인적 욕심이라면, 로맨스물에도 관심이 많아서 로맨스적인 멜로가 좀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많이 했다. 열찬과 태리가 꽁냥꽁냥하고 회사 안에서. 근데 사실 그것이 부녀라는 사실의 반전이 사무실에서 공개적으로 밝혀지는 순간 '러브라인은 끝인가' 했던 거 같다. 사실은 꽁냥꽁냥이라고 하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비밀리에 하면서 귀여운 모습들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이 드라마 작품 자체를 봤을 때는 오피스물이 주라서 로맨스적인 것들을 깊게 가져가는 것은 중심을 벗어날 거라는 생각에 작가님도 고민 많이 하셨던 거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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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은은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기의 현실적인 벽에도 부딪혀본 인물. 차근 차근 성장하며 시청자들의 미래가 됐다. 게다가 30대가 넘어선 상황에서 첫 지상파 주인공에 올라서며 '반전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한지은은 "나이가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일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저도 불안했던 것이 있었다. 어쨌든 배우는 굉장히 많고, 저보다도 더 가능성이 있는, 어린 배우들도 많을 텐데, '내가 할 수 있는 자리가 없으면 어쩌지' 걱정을 많이 했던 거 같은데, 그래서 더 특별하고 한 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도 세상이 달라졌다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서 저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던 것은 그만큼 제작하시는 분들이나 감독님이나 캐스팅 해주는 많은 분들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봐주셨다. 이병헌 감독님께도 감사하고, 선입견일 수 있지만 모든 것을 허물고 저를 캐스팅해주셔서 감사하고 남성우 감독님도 멜체를 보고 선입견을 깨주시고 저한테 해주신 말씀이 '너 그냥 태리야'라고 하셨다. 그렇게 저라는 나이를 불문하고 한지은 자체를 봐주셔서 감사하다. 관리 열심히 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 이런 케이스가 다른 지망생들에게도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지은은 '꼰대인턴'을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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