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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사라진 시간'은 지금까지 내가 출연했던 작품 중에 가장 만족도가 높은 영화 중 하나다." 배우 조진웅(44)이 자신했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형구는 의문의 화재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시골 마을을 찾은 형사. 마을 주민들을 조사하던 어느 날 아침, 화재 사건이 일어난 집에서 깨어난 그는 까맣게 불탔던 집이 멀쩡하고, 마을 주민들은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는 상황을 마지하게 된다. 집도, 가족도, 직업도 자신이 기억하는 모든 것이 사라진 상황을 벗어나 보려 발버둥 치지만 점점 무력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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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어떤 모티브를 가지고 이런 시나오를 쓰게 되셨는지 궁금했다. 원작이 있는 거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이 작품은 작업 공간에 들어가서 직접 부딪히지 않으면 해석을 할 수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건 '하루 아침에 인생이 달라진 사람이 있다'라는 건데, 그 이상의 싶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내가 이 작품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도 잘 몰랐다. 그래서 내가 직접 이 이야기에 들어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직접 해보지 않으면 절대 이해가 될 수 없는 작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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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시간'을 촬영하며 했던 연기적 고민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연기적 표현에 대한 고민이 많이 생겼다. 함부로 뱉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조진웅은 "예전에는 어떻게 되든 그냥 내뱉고 보자는 마인드였는데, 나이가 먹을수록 함부로 내뱉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은 더 고민을 많이 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작품이었기 때문에 해석을 잘못 하면 시퀀스 자체가 달라져 보이니까 고민을 많이 하며 연기를 했다. 하지만 이런 장르의 특성상 그 고민에 파묻히면 한도 끝도 없다. 그래서 본능적 감각으로 해결하려고 해답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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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은 하루아침에 다른 인생을 살게 되는 극중 형구의 이야기를 하며 "물론 영화에서 일어나는 일이 현실적으로 진짜 일어나는 일들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내가 원하는 삶이 A지만 B로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고 설명했다. 이어 "이 영화의 갱과 연출을 맡은 정진영 감독님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감독님께서는 17살 때부터 영화 연출이 꿈이셨다, 연출부로 영화에 참여하다가 배우가 펑크 나서 대타로 연기를 하게 되고, 이후 쭉 배우로 살게 되신 케이스인데 그래서 더욱 이런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극중 형구처럼 남이 보는 나와 내가 생각 하는 나의 괴리감을 느낀 적은 없냐고 질문하자 "저 또한 그런 것으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배우들은 다른 캐릭터의 삶을 사는 존재이기에 그런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만 내 본질적인 모습과 다른 캐릭터를 맡으면 그 캐릭터의 성정을 배워나가기도 한다. 배우들이 캐릭터를 자기화 시키려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그런 과정을 통해 캐릭터에 대해 배워가게 된다. '범죄와의 전쟁'과 '뿌리 깊은 나무'를 병행하며 촬영했었는데, '범죄와의 전쟁' 촬영장에 가면 막 자세도 껄렁껄렁해지는데 '뿌리 깊은 나무'에 오면 나도 모르게 자세를 가다듬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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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단편 영화 연출을 맡아 촬영을 완료하고 현재 후반 작업 중이라는 조진웅. 그는 정진영 감독의 '사라진 시간'에 참여하면서 장편 영화 연출에 대한 욕심과 자신감도 새겼다고 말했다. "정진영 감독님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나도 장편 영화 연출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부분에서 좋은 귀감이 되었다. 동료들 중에서도 연출 작업을 했던 배우들이 계신데 그분들 모두 저에게는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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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진영 감독이 메가폰을 '사라진 시간'에는 조진웅, 배수빈, 정해균, 신동미, 이선빈 등이 출연한다. 오는 18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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