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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전소니 "이렇게 행복한 적 있었나..지금이 내 '화양연화'"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6-16 13:00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전소니(30)가 '화양연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소니는 서울예술대학교 방송영상과에 재학 중이던 2014년 단편영화 '사진'을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2017년에는 영화 '여자들'에서 '소니' 역을 맡아 열연했다. 또한 다음해였던 2018년에는 영화 '죄 많은 소녀'로 주목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영화 '악질경찰'과 '밤의 문이 열린다' 두 편을 통해 관객을 만났다. 드라마에서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지난해에는 tvN '남자친구'를 통해 박보검과 친구로 호흡을 맞췄고, 14일 종영한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전희영 극본, 손정현 연출)에서는 과거 윤지수 역을 맡아 이보영과 동일인물을 함께 만들어냈다.

'화양연화'는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두 사람 재현과 지수.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마주한 이들의 마지막 러브레터를 그린 작품. 유지태와 이보영이 현재의 한재현과 윤지수를 각각 연기했고, 박진영과 전소니가 젊은 시절을 동시에 맡아 절절한 첫사랑 연기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전소니는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소니는 "이렇게 오래 같이 했던 역할과 헤어지는 게 서툴어서 끝난 게 방영 마지막회를 하고 나면 실감이 날 줄 알았는데 모르겠다. 지수를 하면서 너무 행복했고, 감독님도 좋았고 스태프들도 감독님 느낌으로 좋았고 선배님들과 박진영 배우도 좋아서 만들어가는 느낌이 좋았다. 끝나니까 서운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전소니는 '화양연화'를 통해 드라마 첫 주연을 맡았다. 전소니는 "첫 주연이라는 것은 생각을 안 하려고 했다. 오히려 부담이던 것은 제가 지수 같은 느낌을 보여드린 적이 없었고, 저도 지수처럼 곱게 자란 역할을 안 해봐서, 지수 하면서 옷도 맨날 갈아입고 잘 씻고 나오고 그랬다. 피나 땀도 없는 신이 많았고 뽀송했다.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다. 지수가 너무 예쁘고 풋풋한 시절의 기억이니까. 내가 제일 예뻤던 시절이니까. 그걸 믿고 보실 수 있게 만들 수 있을지 부담이 컸다. 분량이나 주연보다도"라고 말했다.

90년대 대학생활을 하지는 않았던 전소니가 연기하기에는 시대적 배경이 어려웠을 테지만, 그는 "원래 90년대를 사랑한다. 답답하지만 어렵고 불편한 것들이 더 사랑을 깊게 만들어줬다. 삐삐 치고 하는 모습들이 예뻤고, 화면 안에서 겪어볼 수 있어서 특별한 기분이었다"며 "저희 드라마가 시대 배경만 그런 게 아니라 재현 선배가 감성적이다 보니까 영화도 나오고 시도 나와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소니는 "엣날 드라마도 참고했고, 작가님이 시작 전에 추천한 희곡이 있는데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라고. 운동을 했던 친구들이 다시 만나서 '그때 그랬지'하는 내용이다. 그걸 보면서 현재와 과거를 가늠할 수 있었다. 촬영 시작한 후에 이제 시작하니 내가 사전에 준비하던 마음과는 달라지더라. 저금 더 해보고 싶은 마음에 '회색눈사람'을 읽었다. 지수한테 많이 도움이 됐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도움이 되고 싶고, 너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고 별 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체감하는 마음이 그려져 있어서 '회색눈사람'을 보고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전소니는 "지금은 지수를 했던 시간이 '화양연화' 같다. 제가 저로 살 때보다 지수로 살면서 신나 있더라. 그래서 친구들도 제 모습을 낯설게 느꼈고, 많이 밝았다. 기본적으로 날씨도 그렇고 꽃도 보이고 나무도 보이고 그럴 때가 있었다. 그냥 둘러보게 되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 지수를 하면서. 그런 와중에 너무 좋은 분들이랑 이런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 마치 내가 되게 좋은 사람이 된 거 같은 착각을 하면서 지냈다. 그 시간들이 화양연화로 남을 거 같다"고 말했다.


'화양연화'를 통해 많이 밝아졌다는 전소니는 "처음에는 감정의 '텐션'을 '끌어올려야지' 했다면, 촬영 회차가 거듭하면서 저절로 따라갔다. 뭔가를 촬영하고 나면 그 순간이 저에게 남으니까. 행복했던 순간 예쁜 기억이 쌓였다. 그러니까 기분이 항상 좋았나 보다"며 "지수 얘기 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그만 주책부리고 집에 갈게'할 정도로, 지수 얘기만 하면 기분이 좋았다. 지수도 짝사랑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전소니는 '화양연화'를 통해 열 살이나 어린 인물을 연기해야 했던 바. 올해로 서른을 맞이한 전소니는 극중 스무 살 윤지수를 연기하며 위화감이 없는 연기력을 펼쳤다. 그는 "신기하다. 저도 지수를 하면서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었다. 그렇게 보일 수 있을지. 억지로 어려보이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을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그래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얘가 신나 있고 어떤 마음이겠지' 이런 생각을. 어른이 되면서, 성인이 되면서 어릴 때보다는 마음이 많이 드러나보이는 거 같다. 얼굴에. 어릴 때는 다 똑같은 느낌이 있는데 점점 그래서 더 좋은 사람이고 싶은 그런 욕심이 있고, 지수 하면서는 조금 더 순진하게 생각하려고 했다. 많이 판단하고 생각하려 하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 들리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열린 마음으로 있겠다는 마음도 있었고, 이 일을 하면서도 그랬다. 최대한 내 경험치로 방어적이 되려는게 느껴진다. 어른이 되면서 '이렇겠지' '저렇겠지' 예상하고 조심하고 마음을 닫게 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šœ 일부러 마음을 열고 뛰어들어서 다쳐봐야지 한다. 그러면서 마음이 계속 너무 빨리 어른이 돼서 굳어지지 말아야지. 그래야 계속 즐겁게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겠지만, 전소니는 "저는 아직 그런 것에 욕심을 낼 게 없다. 저 잘하는지가 바쁘고, 매주 무릎을 꿇고 봤다. 저도 욕심이 많은 편이라서. 지수 역할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고 잘 하고 싶었어서 제 나름의 아쉬움이 매주 있었다. 그래서 시청률을 향한 아쉬움보다는 제가 조금 더 잘했으면 하는 생각이 바빴다. 봐주신 분들은 좋아해주셔서 그분들의 애정을 받은 게 따뜻했다"고 밝혔다.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그렇기 때문에 '화양연화'는 전소니의 기억에 깊게 남을 전망이다. 전소니는 "처음에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지금도 그렇다. 내 기억의 한 장면 같은 모습으로 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계절이 그 사람 손을 잡고 와'하는데, 저는 이제 제 계절이 지수와 함께 올 거 같다. 어떤 날씨, 공간에 있을 šœ 문득 떠올릴 수 있는. 그때 그런 기억이 있었지 하는 걸 꺼내보는 기분처럼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정현 감독에게도 '도전'이었던 전소니의 첫사랑 연기였다. 전소니는 "(작품들이) 하나하나 다가왔던 거 같다. 근데 너무 감사하게도 '화양연화'를 보고는 그 전과 달리 봐주시는 분들이 많더라. 아무래도 그런 거 같다. 모든 배우들이 여러 면을 갖고 있지 않나. 모든 배우들이 보여주지 못한 면을 품고 있는데, 보여드린 것을 안심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다. 조금 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했다. 그래서 감독님께 감사했다. 아직 보지 못한 면을 보여주셔서 감사했다"고 했다.

또 손정현 감독 역시 만족을 한 것 같다며 전소니는 "감독님도 만족을 하신 거 같다. 현장이 너무 좋았다 보니까. 이걸 만들던 시간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감독님께도 제가 지수인 것을 예쁘게 생각해주셨고 감독님께 의지를 많이 했는데, 겁먹고 자신도 없는 것을 눈치를 채셨을 텐데 불안해하는게 아니라 점점 더 지수 같아지고 있다고 해주시고 '뭐가 좋았어'라고 해주시고. 어느 날은 '지수랑 재현이가 생각이 났어'하시고 툭툭 던지시는 말이 용기를 북돋아주셔서 자신감을 되찾으면서 적응했다"고 말했다.

'화양연화'는 전소니에게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줬다. 전소니는 "제가 지수를 하며서 몰랐는데, 끝나니 알겠더라 것이 지수를 하는 동안 세상이 예뻤더라. 매일 눈 뜨는게 신났고 집을 나서는 게 좋았던 날들이었다"는 기억을 전했다. 전소니는 '화양연화'를 마친 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검토 중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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