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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이토록 슬픈 고백이 있을까. 이민호가 감정을 절제한 '묵음 눈물'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팽팽한 대치 상황 속에서 매서운 눈빛과 표정만으로 차가운 카리스마를 내뿜었던 이민호는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에 부딪혀 좌절하는 상황을 무게감 있게 그려냈다. 깊은 분노와 절망감을 드러낸 핏발 선 눈빛이 들끓는 이곤의 감정선에 몰입하게 했다.
이후 이곤은 서열 2위인 부영군 종인(전무송)에게 부재 동안 궁을 지켜달라며 "약속하겠습니다. 저를 지키겠다고. 그러니 당숙께서도 지키셔야 합니다. 스스로를. 황명입니다"라고 부탁하며 다시 굳은 결의를 내보였다. 하지만, 온전한 하나의 만파식적을 가지려는 이림의 욕망이 이곤의 아버지 선황제에 이어, 종인마저 죽음으로 내몰았다. 부고 소식을 듣고 요동치는 두 눈과 장례식이 거행되는 동안 눈빛만 살아 있는 이민호의 핏기 없는 얼굴에선 또 다시 반복된 상실감과 허망함이 오롯이 느껴졌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슬프게 웃는 모습부터, 차오르는 눈물을 꾹꾹 삼키다가 끝내 감은 눈에서 소리 없이 두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이민호의 뜨거운 눈물 연기와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칼날처럼 시청자들의 심장을 저몄다. 대한민국 태을의 삶을 존중하려는 그런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감정을 절제해온 이곤의 눈물이라서 애절했고, 힘든 시간들을 겪은 뒤 또 큰일을 감당하기 위해 나서는 황제의 눈물이라 더욱 처연했다. 가슴 터질듯한 그리움과 슬픔 등이 뒤섞인 이민호의 눈물 고백은 극의 슬픔을 배가시키며 그 어느 때보다 긴 여운을 남겼다.
이민호는 복합적인 감정들이 휘몰아치는 가운데에서도 황제라는 역할에 맞게 무게감 있고 절제된 연기로 고조되는 이곤의 분노와 슬픔에 자연스레 시청자들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랑하는 여인과 두 세계를 지키기 위해 운명과 맞서기로 한 이곤의 각성이 예고되면서 더욱더 거세게 휘몰아칠 이민호의 열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BS 금토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는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 방송.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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