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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사냥의 시간' 상영금지가처분 신청 철회..양측 "원만한 합의 도출"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4-17 08:45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넷플릭스와 이중 계약 문제로 해외 배급 대행사와 법정 공방을 벌인 추격 스릴러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 싸이더스 제작)이 마침내 합의점을 찾고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사냥의 시간'의 투자·배급사인 리틀빅픽처스는 지난 16일 오후 "'사냥의 시간'에 많은 관심을 가져준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한다. 배급과정의 혼선과 혼란에 대해 배급사로서 전하기 힘든 죄송함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배급사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수도 없이 고민했다. '사냥의 시간'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다 널리, 보다 안전하게 배급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넷플릭스로의 190개국 전 세계 동시개봉은 그런 의미에서 한국 영화와 제작진, 감독, 배우들을 세계로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무리한 진행으로 '사냥의 시간'의 해외 세일즈사로, 1년여간 해외 판매에 크게 기여한 콘텐츠판다의 공로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해지 통보를 했고 그 결과 해외 상영 금지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이에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콘텐츠판다에 사과를 구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그 과정 속에서 보도자료 및 인터뷰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해 콘텐츠판다는 물론 모회사인 NEW의 기업가치를 훼손한 점에 대하여 콘텐츠판다 임직원들에게 사과한다"며 "다수의 피해만큼은 막아야겠다는 취지에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협상은 매끄럽지 못했고 과정은 서툴렀다. 동의해주고 이해해준 모든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사과를 동시에 전한다. '사냥의 시간'이 다시 넷플릭스에 공개될 수 있도록 한국 영화 산업을 위해 개별 바이어들과 신속하고 합리적인 협상은 물론 최소한의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에 이르도록 배려한 콘텐츠판다에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다시 한 번 혼란과 혼선에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한다. '사냥의 시간' 만큼은 소중한 한국 영화로 봐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리틀빅픽처스에 이어 콘텐츠판다 역시 같은 날 "콘텐츠판다는 지난해 1월 '사냥의 시간'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처스와 해외 세일즈 계약을 체결한 이후 영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맡은 바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왔다. 최소한의 상식적인 절차가 무시된 채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을 때 콘텐츠판다의 적법한 권리를 믿고 계약을 체결한 해외 바이어들과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과 그동안의 노력이 허위사실에 기반한 억측으로 인해 폄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콘텐츠판다의 정당한 권리와 의무 수행을 확인 받았다. 이후 최선을 다해 해외 바이어들과의 재협상을 마친 후 상영금지가처분을 취하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공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리틀빅픽처스와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알렸다.

그리고 "콘텐츠판다는 영화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한 사례를 방지하고 국제 영화계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사냥의 시간'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 해외 30여개국 영화사들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냈고 이 모든 과정에서 콘텐츠판다에 대한 합당한 보상보다는 국제 분쟁을 예방하고 해외 시장에 한국 영화계가 합법적이고 상식적인 절차를 존중한다는 점을 알리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며 "앞으로도 콘텐츠판다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 한국 영화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함은 물론이고 계약 관계에서 서로가 지켜야 할 상식과 국제 영화계에서 한국영화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번 사태의 해결 과정에서 원만한 합의를 위해 협조해 준 해외 30여개국 담당 영화사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사냥의 시간'이 전 세계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길 기원한다"고 마무리를 지었다.

이제훈, 박정민, 최우식, 안재홍, 박해수 주연의 '사냥의 시간'은 2011년 영화 '파수꾼'에서 10대 청춘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 섬세한 연출력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괴물 신예'로 등극한 윤성현 감독이 9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와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올초 한국 영화 최초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사냥의 시간'은 당초 2월 26일 국내 개봉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연기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 넷플릭스와의 단독 계약으로 우회로를 선택했다. '사냥의 시간'은 10일 오후 4시(한국시각)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서 동시 공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리틀빅픽처스는 콘텐츠판다와 끝내 조율을 이루지 못해 잡음을 일으켰다. 콘텐츠판다는 리틀빅픽처스가 넷플릭스를 통한 단독 개봉을 천명하자 콘텐츠판다를 통해 이미 약 30여개국에 선판매됐고, 추가로 70개국과 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리틀빅픽처스가 사전 논의없는 넷플릭스와의 이중계약이라며 강력 반발, 더 나아가 법정대응으로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또한 지난 8일 콘텐츠판다가 리틀빅픽처스를 상대로 제기한 '사냥의 시간' 해외 판매금지가처분 및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콘텐츠판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리틀빅픽처스는 곧바로 넷플릭스와 내부 회의에 돌입했고 논의 끝에 넷플릭스 공개를 보류하기로 결정, 9일 관객들에게 보류 발표 소식을 전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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