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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30주년을 맞이했다.
이날 배철수는 "엊그제 시작했는데 벌써 30년이 된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너무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줘서 쑥스럽다. 음악을 좋아한다. 좋은 음악 들으면서 매일매일 행복하게 지냈는데 30년이 됐다고 큰 축하를 해주니 감사하다"며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그만두는 날까지 재미있게 진행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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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모는 배철수만의 '매력'을 치켜세웠다. 임진모는 "배철수는 참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떨 때는 배철수 씨의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도 은연중에 따라하게 된다"며 "배철수와 24년째 함께하고 있지만 그의 진행이 지루하지 않다. 외로움 다음으로 지루함을 싫어하는데 배철수는 지루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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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프로그램 최장수 작가라는 역사를 쓴 김경옥 작가는 "30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별로 한 일이 없는데 30년까지 같이 온 게 꿈만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잘 한 것보다 입지가 훌륭한 곳이어서 30년이 쉽고 즐겁게 순식간에 잘 지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옥 작가는 DJ 배철수를 30년간 한결같이 지켜보며 달라진 점에 대해선 "사실 매일 보던 사람이라 뭐가 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외모랑 목소리 톤이 달라지긴 했다. 하지만 30년 전 것을 지금 들어보면 다들 깜짝 놀란다. 날티 난다고. 그 땐 날티나는 게 좋았고, 지금은 바뀌어서 굉장히 믿음이 가는 목소리가 좋다. 나에게 어떤 변화를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원래 가까운 사람은 잘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경옥 작가는 "같은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더라. 배철수씨가 말하면 굉장히 믿음이 간다"며 "질투가 나기도 한다. 원고 쓰는 입장으로는 옛날에도 좋고, 지금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철수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느티나무'라고 표현하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음악캠프'가 10년이 지난 순간부터 배철수가 느티나무 같다. 봄 되면 잎 나는 거 보고, 여름에 그늘에서 잘 쉬고, 가을에 낙엽 지는 거 보고 겨울에 잘 한 계절 잘 보내고. 늘 든든한 느티나무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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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들은 배철수는 "100프로 동의한다"며 "MBC 라디오에서 어떻게 보면 내게 큰 기회를 준거다. 내게 거쳐간 30명 가량의 PD들에게 많이 감사한다. 재량권을 많이 주고 도와줬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감사를 전했다. 또한 배철수는 "20년, 25년 때는 이때까지 하고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30년에 들어서니 내 의지로 그만둬야하는 게 아닌것 같다. 청취자들이 결정할 문제인 것 같다"고 했다.
배철수는 30년간 라디오를 진행하며 음악관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는 "과거 저는 록 음악을 워낙 좋아했고, 밴드 생활하면서도 록 음악이 최고라고 생각했기에 이외의 장르들은 허접하다고 생각해왔다. 히트했을지는 모르지만, 음악적으로는 큰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데 청취자들은 대부분 히트곡을 신청곡으로 보낸다. 처음엔 억지로 듣기도 하며, 찾아듣기도 했다. 그런데 계속 듣다 보니 음악에 있어 장르는 별로 중요하지 않구나 싶었다. 이젠 음악에 대한 편견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배철수는 "대중들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중들이 우매하게 쏠려가는 듯싶지만, 긴 시간을 두고 보면 대중들의 선택이 옳더라. 결국 음악엔 좋은 음악과 그렇지 않은 음악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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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음악캠프'를 이어온 배철수는 미래보다 현재에 집중하고 있었다. 배철수는 "록 음악으로 시작했기에 방송 생활의 마지막은 록밴드로 끝맺고 싶었다. 2~3년 전에는 30년까지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마무리하고, 락 밴드로 끝맺음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구창모씨와 이야기를 했다. 송골매 프로젝트로 앨범을 낼 건지, 디지털 음원을 낼지, 공연을 할지 계획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모든 일들은 3월 19일 이후로 미뤄놨다"며 "방송 프로그램은 라디오는 6개월마다 개편을 한다. 6개월 단위로 끊어서 생각하기 때문에 향후 5~10년에 대해선 생각도 안 하고 있다. 6개월 넘어가서 개편에 살아남으면 또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배철수는 "어떻게 그만둘 지 모르겠지만, 임진모씨 그만두고 6개월 더 하고 싶다"며 "방송에서 많이 이야기들어서 아시겠지만, '음악캠프'는 그렇게 대단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청취자들이 일과를 끝내고 집에 가는 길에 마음에 드는 음악 한 곡 듣고, 제가 던진 실없는 농담에 피식 웃을 수 있으면 프로그램의 가치가 충분하다. 앞으로도 그런 프로그램 되도록 노력하겠다. 지금까지 오랜 세월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재륜 기자 sj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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