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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그룹 라붐(유정 소연 지엔 해인 솔빈)이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했다. 데뷔 5년여만의 첫 정규앨범 판매량이 첫 주 500여장에 그쳤다.
라붐은 지난 19일 정규 앨범 '투 오브 어스(Two of Us)'로 컴백했다. 6년차에 접어든 라붐이 데뷔 이래 처음 발표한 정규 앨범이다. 타이틀곡 '파이어워크(Firework)'와 인트로, 연주곡을 포함해 총 10트랙이 담겼다. 디지털 싱글이 난무하는 시대에 보기드문 볼륨이다.
라붐은 지난달 데뷔 5주년을 맞이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히트곡 넘버가 없다. '아로아로', '상상더하기', '불을 켜', '체온' 등 라붐의 과거 노래들도 '파이어워크' 못지 않은 걸그룹 명곡이었다. 과거 라붐은 그룹 컨셉트에 맞는 좋은 노래와 퀄리티 높은 퍼포먼스로 타 걸그룹 팬들의 부러움을 사던 그룹이었다. 부족한 것은 인기와 성적 뿐이었다.
하지만 '파이어워크' 역시 그 기대를 채워주기엔 무리가 있어보인다. 컴백 당일인 19일 '투 오브 어스'는 단 45장(이하 한터차트 기준)이 판매되는데 그쳤다. 이후 25일까지 초동(발매 첫주) 음반판매량은 총 500여장에 그쳤다. 1100여장이었던 '체온'보다 절반 가량에 불과한 판매량이다. 데뷔 이후 첫 정규, 컴백 첫주임에도 22일과 24일처럼 하루 판매량이 한자릿수인 날도 있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이번 정규 앨범의 판매 부진은 소속사 측이 컴백에 앞선 미디어 쇼케이스는 물론 팬들과 오랜만의 인사를 나눌 팬 쇼케이스조차 하지 않으면서 예상된 바였다. 음악방송 컴백 무대와 온라인 프로모션만으로 벌써 6년차인 라붐의 팬덤을 확장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앨범이나 타이틀곡의 퀄리티, 라붐의 연차와 멤버들의 재능에 비하면 너무 아쉬운 수치다.
2017년 4월로 돌아가보자. 라붐이 데뷔 이후 단 한번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2017년 4월 17일 라붐은 '휘휘'를 타이틀곡으로 한 미니 2집 '미스 디스 키스(MISS THIS KISS)'를 발매했다. 그리고 라붐은 이달 28일 KBS2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했다. 라붐으로선 데뷔 이래 첫 음악방송 1위라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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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휘휘'의 1위 원동력은 음반판매 점수였다. 당시 '휘휘'는 공개 직후부터 음원차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린 '사랑이 잘'과 달리 음원차트 10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하지만 2만 8000장이 넘는 초동 음반판매량을 바탕으로 2000점이 넘는 음반점수를 획득, 300여점 차이로 '사랑이 잘'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던 것. 이는 '프로듀스101' 데뷔 그룹 아이오아이의 데뷔 앨범에 고작 400여장 뒤진 수치다.
라붐의 직전 앨범 '러브 사인(Love Sign)'의 초동 판매량은 800여장이다. 라붐은 컴백 첫주 바쁜 일정으로 팬사인회를 1번밖에 치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주요 걸그룹들을 압도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뮤직뱅크' 1위의 영광까지 안았던 것.
당시 소속사는 솔빈의 '뮤직뱅크' MC 및 연기 활동을 통해 유입된 팬덤 덕분이라고 설명했지만, 이후 타 아이돌의 팬들이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정식 제보를 준비하는 등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하필이면 1위 경쟁상대가 아이유였던 만큼 대중들의 분노까지 집중됐다. 라붐 멤버들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1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다음 목표는 트리플 크라운"이라고 밝혀 실소를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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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는 해당 앨범에서 선공개곡 '밤편지'와 타이틀곡 '팔레트'로 총 11번의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당시 '아로아로'와 '상상더하기' 등의 명곡을 발표하며 한걸음씩 성장해가던 라붐의 성장세는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라붐은 지상파 음악방송은 커녕 '더쇼', '쇼챔피언' 등 케이블 음악방송에서조차 단 한번도 1위에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이해 연말, 핵심 멤버였던 율희는 FT아일랜드 최민환과의 공개 열애 및 임신, 그룹 탈퇴, 결혼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그룹은 5인조로 재편됐고, 팬덤은 치명타를 입었다.
소속사를 떠난 율희는 남편과 함께 KBS2 '살림하는남자들2'에 출연하며 보기드문 어린 나이와 아이돌 출신 부부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반면 라붐 멤버들은 공식 SNS에 홍보글 하나 올려주지 않는 소속사의 무관심 속에 KBS2 '더유닛'에 출연해 부활을 꿈꿨지만, 지엔 한 명이 최종 데뷔조 '유니티(UNI.T)'에 이름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후 라붐은 '체온', '불을 켜'를 통해 섹시 컨셉트로 변신했지만 초동 판매량은 1000장 안팎에 그친 바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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