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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2013년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 '전설의 주먹'.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정웅인, 이요원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주연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주연들의 아역을 전원 신인급으로 꾸리는 모험을 감행해 더욱 주목받았다.
그리고 명감독, 명배우가 모인 작품에서 1600:1의 경쟁률을 뚫고 데뷔한 신인 배우 중 한 사람에 박두식이 있었다. 화려한 데뷔 이후 개성 있는 마스크와 훌쩍 큰 키,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로 악역부터 사이코패스, 그리고 순박한 옆집 오빠 같은 모습까지 두루 넘나들며 신스틸러로 자리 잡은 박두식을 bnt가 만났다.
화보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먼저 자연스레 연기자를 꿈꾼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들을 수 있었다. "초등학생 때 우연히 친구들 앞에서 연극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때 그 박수 소리를 잊지 못해서 자연스럽게 연기자를 꿈꾼 것 같다"고 말문을 연 그는 이후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다양한 작품을 넘나들며 경험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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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묻자 2018년 출연한 JTBC 드라마 '스케치'를 언급한 그는 "기존 내가 맡았던 역할과는 다른 느낌이라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사이코패스 역할이었는데 기존에 주로 표현되던 모습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다. 착해 보이고 허술한, 그래서 용의 선상에서 벗어날 거 같은 캐릭터를 만들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사이코패스부터 악역, 착하고 순박한 캐릭터까지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에게 캐릭터에 몰입하는 방법을 묻자 "그 캐릭터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단순한 답이 돌아왔다. "작품과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외출도 자제하고 캐릭터, 대본에 빠져 산다. 아침에 눈 떠 일어나는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모든 일상을 내가 맡은 캐릭터처럼 살고, 그 캐릭터에 맞게 행동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만들어진다"는 노하우를 전수했다.
신스틸러로 유명한 그에게 애드리브를 즐기는 편인지 묻자 "감독님과 작가님의 의도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는 애드리브를 즐기는 편이다. 한 테이크에도 여러 가지 버전을 준비해서 연기한다. 영화 '내 작품을 쏴라'에서 캐릭터에 맞게 애드리브를 쳤는데 그걸 좋아해 주셔서 편집되지 않고 상영이 됐다. 나중에 원작자인 정유정 작가님도 캐릭터를 잘 살려서 좋았다고 칭찬해주셔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작품의 감초이자 신스틸러로 활약하는 그이지만 주인공 역할에 대해 아쉬움도 있을 것 같아 물어보자 "나는 아직 주인공 타이틀이 부담스러운 것 같다. 극을 이끌어 가는 간판이다 보니 책임져야 할 것이 많아지지 않나. 그저 지금처럼 다작하며, 그러면서 조금씩 도전하며 점차 배워가고 싶다"는 겸손한 답을 전하기도 했다.
배우 생활을 하며 힘이 되는 동료를 묻자 "데뷔작 '전설의 주먹'에서 만난 박정민, 구원, 이정혁 등과 여전히 친하다. 넷 다 신인 시절에 만나 파이팅이 남달랐다. 넷이서 다시 한번 한 작품에서 호흡해 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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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모델로 이병헌, 최민식, 송강호 등의 연기파 배우를 언급한 박두식은 "선배님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언제쯤 따라잡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 한 작품에서 호흡하며 연기 등 여러 가지를 여쭤보고 배우고 싶다"고 털어놓는가 하면 "존경하는 선배 중에 김남길 선배도 있다. 종종 닮은꼴로 김남길 선배님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존경하는 선배라 더욱 그런 말이 기분 좋다"는 이야기까지 선배들에 대한 존경이 묻어 나는 답도 이어졌다.
어느덧 30대가 된 박두식은 3년 전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고. "여러 문제로 슬럼프가 왔을 때 정말 힘들었다. 그때 종교를 불문하고 좋은 말씀을 찾아 공부하며 내면에 집중했다. 지금은 무엇도 두렵지 않다"는 긍정적인 면모를 보여주는가 하면 "예전에는 산으로 들로 떠돌아다니는 아웃도어 성향이었는데 30대가 되면서 인도어적인 성향으로 좀 바뀌었다. 지금은 집에서 명상하는 걸 즐긴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박두식은 단기적 목표가 아닌 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한다는 말을 털어놓았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를 묻자 "내가 악역으로 고착된 이미지가 강하지 않나. 한 번쯤은 착하고 맑은 영혼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말하는 동시에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냐는 마지막 질문에 "믿고 볼 수 있는 배우, 어떤 캐릭터든 소화할 수 있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답하며 묵묵하게 배우 박두식의 길을 걸어갈 미래를 예고했다.
jyn20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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